[성명서] 정부는 중증장애인에게 24시간 활동보조서비스 제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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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0/26) 새벽 서울 행당동에서 홀로 자립생활을 영위해가던 중증뇌병변장애여성활동가 고 김주영 씨가 화재로 인해 질식,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화재발생 후 10여분만에 진화는 됐으나 대피하지 못한 김주영씨는 유독가스에 질식해 사망하고 만 것이다.
김주영씨는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활동보조 코디네이터로 활동하는 등 본인 뿐만 아니라 장애인들의 자립생활과 인권확보를 위한 현장이라면 어디든 한달음에 달려갔던 열정적인 활동가였다.
그는 스스로도 활동보조인이 없으면 혼자서 거동조차 할 수 없었던 최중증의 장애인이었다. 그럼에도 그가 한달 이용할 수 있었던 활동보조서비스 이용시간은 고작 200시간 남짓. 하루 7시간 정도에 불과했다. 활동보조인 퇴근 이후 야간에는 위급상황에 대처할 아무런 대책이 없었던 것이다.
만약 김주영씨에게 야간활동보조인이 있고 위기상황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면 35살 젊은 장애청년인 김주영씨가 이리 허망하게 운명을 달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홀로 자립생활을 꾸려나가는 장애인들에게 이러한 사건은 비단 이번 뿐만이 아니다. 한겨울 수도가 터져 방안에서 동사한 장애인이 있는가 하면, 근육장애인이 야간에 호흡곤란에 산음하다 홀로 죽어간 사건 등 장애인의 자립생활 현장에서 이런 사건은 비일비재하다.
이에 우리 협회를 비롯한 수많은 장애인단체와 개인들은 필요한 장애인들에게 필요한만큼 활동보조서비스를 제공하라는 요구를 끊임없이 해왔으나 정부는 예산을 핑계로 이를 묵살해왔다.
오늘 사망한 김주영씨의 어머니는 "주영이가 말한대로 24시간 활동보조인이 있었다면 주영이는 죽지 않았다. 다시는 주영이같은 허망한 죽음이 없도록 하는 것이 주영이가 원하는 것아다"며지금까지도 오열을 멈추지 못하고 있다.
언제까지 장애인들은 활동보조인이 없어 얼어죽고, 타죽고, 숨막혀 죽어야 하는가? 정부는 더 이상 예산 핑계로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살인방조 중단하고 중증장애인에게 24시간 활동보조서비스 제공하라.
2012년 10월 26일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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