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장애인총선연대는 이제 그만 부끄러운 짓을 멈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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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5일, 장애인총선연대는 역사에 길이 남을 부끄러운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자신들의 대표자에게 제발 단체 망신 좀 그만시키고 장애인비례대표 신청을 철회해달라고 애원을 하는 지경에까지 이른 총선연대 소속 장애인단체들의 속사정도 웃지 못할 일이겠지만, 이를 지켜보는 장애인들은 황당함을 넘어 모욕감과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장애계가 분노하는 것은, 정치권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결정과 약속 따윈 안중에도 없는 장애인단체의 대표자들 때문만이 아니다. 그것은 차라리 냉소와 환멸에 가깝다.
지금 장애계가 분노하는 것은, 총선연대의 오만함과 집요함이다. 총선연대가 장애계를 대표한다는, 혹은 장애계의 정치권 진출의 독점적 창구가 되겠다는 발상은 애초부터 가당치 않을뿐더러, 총선연대는 그런 소리를 할 자격조차 없다는 것이 이토록 만천하에 드러난 지금에도, 장애민중 앞에 사과와 반성도 없이 자신들이 비례대표를 밀고야 말겠다는 고집을 버리지 않고 있다.
총선연대는 마치 모든 장애계가 장애인비례대표 후보자를 선출하는 것에 동의하고 있는 듯이 거짓말까지 날조해왔고, 지금도 거짓말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우리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를 비롯한 많은 장애인단체가 총선연대에 대해 누구도 장애계의 유일한 대표자임을 자임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고, 장애인비례대표 후보자선출이라는 것이 장애민중의 생존권적 요구를 무시하고, 장애인단체의 일부 인사들에 대한 공천권 장사로 끝날 것임을 명백히 경고한 바 있다.
총선연대는 사태가 어찌되었건 여전히 장애인계의 대표기구인냥 정치권에 공천권을 따기 위해 정당을 돌아다니며 릴레이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은 오직 권력만을 향한 집요함이며, 권력을 위해 현장의 장애민중의 의견은 안중에도 없다는 오만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총선연대는 장애계를 대표하지 못하며, 심지어 총선연대의 참여단체들과 그 대표자들, 혹은 자신들이 했던 약속조차 대표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권력에 얼마나 미련이 남았기에 장애인비례대표 공천권 장사만은 계속하겠다는 것인지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본질은 총선연대 혹은 몇몇 참여단체가 집안 단속에 실패한 문제가 아니다. 앞문이건 뒷문이건 장애민중의 삶을 파탄내는 정당에까지 장애계가 정당성을 부여해주고, ‘장애인후보’라며 정치권 줄서기를 하려던 총선연대의 모든 방향과 방침이 잘못된 것이고, 또 실패한 것이다. 그러니 이제와서 비례대표 후보자신청을 철회하고 번호표 받아서 앞문으로 줄을 선다고 해도, 돌이켜질 문제도 아닌 것이다.
우리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장애인들을 혹은 장애인단체를 혼자서 대표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우리는 99%장애민중의 생존권적 요구를 쟁취하기 위해 투쟁을 선언했고 투쟁을 실천하고 있다. 장애등급제 폐지와 부양의무제 폐지, 발달장애인법 제정과 같은 장애민중의 요구는 그야말로 99%장애민중의 생존권적 요구이다. 선거 시기 장애인단체가 할일은 이러한 장애민중의 요구를 실현하기 위한 투쟁이고, 그를 위한 단결이어야 한다.
총선연대가 진정으로 장애계의 단결을 위한다면, 가당치도 않고 옳지도 않은 정치권에 줄서기를 위한 결합이 아닌 장애민중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투쟁에 단결하고 연대하여야 할 것이다. 함께 투쟁하자.
2012. 3. 19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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