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부모 데이비드 수상 공약 위반으로 비판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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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배상억 l 영국 버밍엄 대학에서 ‘Management in Special Education’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요즘 영국 사회의 최대 관심사는 공공 서비스 분야를 포함해 사회 전반에 걸친 예산 삭감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이다. 최근에는 공공 분야 노동자들이 찬/반 투표를 통해 약 75만 명 이상이 참가하는 대규모의 시위를 준비 중이기도 하다. 또한 얼마 전에는 영국 정부의 장애 수당 제도의 개편과 더불어 2014년 까지 약 200억 정도의 장애 관련 지원금을 삭감하겠다는 발표로 데이비드 카메론 (David Cameron) 영국 수상이 큰 곤혹을 치른 적도 있다. 왜냐하면 그에게는 장애(Disability)와 관련해 아주 특별한 인연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그는 너무도 소중한 그의 첫 아들 이반(Ivan)을 잃었다. 이반은 당시 6세로 중증 뇌성마비와 경기로 태어나면서부터 장애를 가지고 살았으며 결국 폐렴으로 갑작스럽게 사랑하는 가족의 품을 떠났다. 따라서, 데이비드는 그 어느 정치인 보다도 장애인과 그 가족들의 고충과 욕구를 잘 이해하는 사람으로 알려 졌었다. 2009년 당시 그는 야당의 총수로서 영국 수상 선거를 준비 중이었고 그의 선거 공약 중에는 당연히 장애와 관련된 내용이 많았다. 보수당의 총수답게 비현실적인 공약 보다는 장애정책과 관련해서는 일체의 예산 삭감이 없을 것이며, 특별히 장애아이를 둔 부모들의 재충전을 위해 단기 보육 서비스(Respite Service)를 대대적으로 확충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결국 지난 2010년 5월에 열린 대선을 통해 그는 영국 수상이 되었고 사회 전반에 걸친 개혁과 다음 세대를 위해 지금부터 허리띠를 졸라 메자는 기치아래 예산 삭감 조치를 취해 왔다. 하지만 장애인과 장애아를 둔 부모들은 그의 수상 당선과 함께 기뻐하며 장애인과 그 가족을 위한 많은 정책을 펼칠 거라는 기대에 차있었다.
하지만 예상 밖으로 그는 장애 관련 정책에서도 다른 분야처럼 예외 없이 점진적인 예산 삭감을 발표했으며, 그에 따라 장애인과 장애아이들의 부모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아 왔다. 특히, 지난 며칠 전에는 영국의 대표적인 일간지 가디언(The Guardian)에 장애아이를 가진 한 엄마의 이야기가 신문 2면에 걸쳐 소개되면서 데이비드 영국 수상에 대한 실망과 반감을 더욱 가중시키기도 했다. 기사 내용 중에는, 그 엄마와 가족들이 장애를 가진 딸을 돌보는 일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에 대한 이야기와 영국 수상에 대한 일종의 배신감을 표현하고 있으며, 특히 데이비드 영국 수상과의 개인적인 면담을 통해 그가 생각 보다 장애인과 그 가족들의 어려움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대한 실망감도 표현하고 있다.
아이 엄마에 따르면, 데이비드는 비교적 부유한 환경에서 자란 이유로 저소득층 장애인 가정의 경제적인 어려움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한편, 영국 정부는 공약대로 올해에 약 35억 원 정도의 예산을 장애아이를 둔 부모들의 휴식과 재충전에 투입하기로 확정 지었다고 한다. 그리고 데이비드 영국 수상도 장애인과 그 가족들의 복지와 편의를 위해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시 약속했다고 하니 앞으로 그의 장애인 관련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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