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공단 이사장에 비장애인 거부한다
본문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이 사임한 후, 개방직이어서 공모를 통해 현재 심사 중이다. 전 이사장이 사임한 이유야 어떠하든, 그 역시 장애인 당사자로서 장애인의 고용창출과 고용유지를 주목적으로 하는 공단이, 자기 이사장의 고용 유지조차 하지 못하고, 고용 유지를 위하여 단 한 사람도 노력한 것이 보이지 않고 남의 일로 방관한 사태를 보면서, 공단이 진정 장애인 고용을 책임지는 조직이 맞는가 하는 실망을 금치 못하였다.
이는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따지자면 이사장이 직원 감독을 소홀히 한 책임을 지고 사임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할 수 있으나, 공단이 16개 광역시도에 지사조차 없어 조직을 만들고자 로비를 하게 한 것은 충분한 지원을 하지 못한 노동부의 책임이 더 크다고 우리 장애인계는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개방직은 거의 형식적으로, 각 부처를 보면 공무원 낙하가 대부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장애인고용공단은 장애인의 일자리를 만들고 장애인의 고용을 유지하는 것으로 일반 행정 경험이나 역량만으로는 도저히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 그리고 대부분의 일은 장애인단체와 업무 공조가 필요하다. 장애인에 대한 이해는 물론, 장애인에 대한 감성과 장애인의 현실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장애인 당사자여야 한다. 역대 이사장을 장애인 당사자가 맡았던 점을 감안하면, 그 자리는 장애인 당사자가 맡는 것으로 상징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장애인의 자기결정권은 장애인복지법과 장애인차별금지법, 한국 정부가 비준한 UN 국제장애인권리협약에서도 강조하고 있거니와, 장애인의 당사자주의에 의한 장애인의 자기결정권의 실현은 최고 책임자로서 당사자가 직을 맡아 장애인 정책을 스스로 결정하게 하는 것이다.
공단이 장애인 당사자가 아닌 비장애인을 이사장으로 선임한다면 이는 장애인 당사자의 가장 고위직 자리를 박탈하는 것으로, 당사자의 참여와 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이며 자기결정권 이념을 배반한 것으로 간주하고 이를 거부하는 바이다.
만약, 이사장에 장애인 당사자를 선임하지 않으면 우리는 저항할 것이고, 공단의 해체를 위한 조치들을 밟아나갈 것이다. 왜냐하면, 당사자주의를 실현하지 못하는 조직에서 진정 장애인의 정책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장애인의 정책은 장애인의 손에 의하여야 하고, 당사자가 없는 가운데에서는 장애인의 문제를 논할 수 없다는 이념을 또다시 관철시키기 위한 투쟁에 돌입한 시점에, 공단의 인사위원회에서는 이를 수용하기를 요구한다.
장애인들은 비장애인보다 몇 배 높은 실업률과 저소득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울분을 참고 살아온 것은 그래도 자립의 꽃인 고용의 총책임자가 당사자였기에 상징적 위로와 희망을 가졌던 것이고, 이것이 무너지면 장애인들은 스스로 문제를 개척해 나가는 것에서 통치를 당하는 입장이 되고, 결국 고위직에서 장애인은 정치에 의해 인정받지 못하고 밀려난다는 저항을 하게 될 것임을 천명하는 바이다.
사단법인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Copyright by 함께걸음(http://news.cowalk.or.kr)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