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경제위기가 주는 두 가지 교훈 > 대학생 기자단


세계적인 경제위기가 주는 두 가지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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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국가들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나라 빚인 재정적자 때문에 아우성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국가부채 증가율 최상위 국가로 지목되고 있다.

작금의 세계 경제위기에 대해 성장주의자들은 위기를 겪는 나라 정부가 거둬들이는 세금보다 훨씬 많은 돈을 대중의 복지를 위해 쏟아 붓고 있기 때문에 경제위기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즉 생산 없는 분배가 경제위기의 주범이기 때문에 위기를 극복하려면 복지비를 대폭 줄여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경제위기를 심하게 겪고 있는 유럽 국가들은 긴축 재정을 편성하면서 복지비를 대폭 줄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복지비 지출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고, 실제로 더 줄일 복지 예산도 없기 때문에 정부가 아직 복지 축소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고 있지 않지만, 중요한 것은 세계적으로 풍요의 시대가 끝났다는 전제 하에 국가가 손쉽게 복지를 축소해서 지출을 줄이려는 움직임에서 우리나라도 결코 자유로울 수가 없다는 것이다.

작금의 국가 재정적자로 촉발되고 있는 세계 경제위기가 우리나라 복지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해 보면, 그건 복지 축소가 아니라 더 이상의 복지는 없다는 선 긋기로 구체화될 확률이 매우 높다. 분명 정부는 세계 경제 위기를 들먹이며 위기감을 고조시키면서 복지에 쓸 더 이상의 돈이 없다고 손사래를 칠 것이다.

여론도 눈치 보기를 하면서 추가적인 복지를 요구하는 소외계층의 목소리를 외면할 것이고, 그래서 복지가 절실한 장애인 등의 복지 확대 목소리는 당분간은 되돌아오지 않는 메아리로 어느 깊은 산 속에 묻히게 될 가능성이 높다.

만시지탄이지만 돌아보면 장애인들이 지금처럼 장애인 복지 위기에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될 기회가 있었다. 첫 번째 아쉬움은 장애인들이 부유세나 사회복지세 같은 복지에 쓸 재원을 확보하는 데 소홀했기 때문에 지금 부메랑을 맞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분배에 신경을 쓴 시기로 기억되는 과거 10년 동안 장애인 운동은 복지에 쓸 재원 확보보다는 차별금지법 제정 같은 내부의 제도 마련에 역량을 집중했다. 그 결과 지금 장애인들은 온갖 법과 제도는 다 만들어져 있지만 정작 실속은 없는 빈껍데기 상태에서 경제위기로 촉발된 복지위기 시대를 맞고 있다.

만약 분배의 시기에 장애인 운동이 장애연금 도입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그 재원 마련을 위해 부유세나 사회복지세 같은 재원 마련을 한 목소리로 강하게 주장했으면 어땠을까, 적어도 장애인들이 지금보다는 나은 상황에 놓여 있을 것이다. 이 점은 현재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국가 중에서도 스웨덴 같이 소득의 반 가까이를 세금으로 거둬 사회복지에 사용하는 나라들에서는 복지 축소에 대해 언급이 없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장애인들에게 더욱 뼈아픈 교훈으로 다가온다고 강조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주의 깊게 유심히 살펴보면, 많은 지구촌 국가들이 경제위기를 겪고 있지만, 그래서 긴축재정을 시행한다고 호들갑을 떨지만, 설령 복지를 축소한다고 해도 장애인 복지에는 손을 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국가 부채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아시아 국가들의 평균 임금 다섯 배에 달하는 장애연금을 축소 지급하려는 움직임은 없다. 유럽 국가들도 비장애인들의 실업수당은 축소 지급하려 하지만 장애인 복지를 위해 사용되는 예산을 줄이지는 않는다. 이렇게 복지 축소에서 장애인들이 예외인 것은 장애인들이 그 사회의 가장 약자이기 때문에 위기가 찾아와도 약자를 우선 배려해야 한다는 사회적인 합의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약자를 우선 배려해야 한다는 사회적인 합의는 형성되어 있다. 그래서 과거를 돌아보면 정말 아쉬운 점이 장애인들이 기본 생활을 누릴 수 있는 소득보장제도가 마련되어 있었으면, 설령 복지에 무관심한 정부라도 이미 만들어진 제도는 없애지 못하기 때문에, 장애인들이 기본소득으로 경제위기의 폭풍 속에서도 꿋꿋하게 버틸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진한 아쉬움이 남는 것이다.

아무튼 세계적인 경제위기는 이제 시작이다. 더 이상의 복지가 가능하지 않은 실정에서 장애인들이 기억해야 하는 건 평범한 얘기지만 장애인들도 경제를 떠나서는 살 수 없다는 것이다. 장애인들도 치열하게 경제적인 동물이 되어야 하고, 그래서 무엇보다 경제 즉 소득에 초점이 맞춰진 운동에 역량을 집중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작성자이태곤 기자  a352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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