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기구와 함께 하는 새 봄 맞이 대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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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 없이 겨울이 가고 봄이 왔다. 3월! 봄이 오면 떠오르는 것 들은 새싹, 봄비, 입학과 새 학년을 맞는 학교와 같은 희망들이다. 그런데 학교를 졸업한 지 20여년이 가까워 오는 지금까지도 새 봄, 새 학기에 대한 강렬한 기억을 꼽으라면 ‘대청소’가 먼저 떠오른다. 환경미화라는 이름하에 모든 아이들이 교실을 쓸고 닦고, 창틀에 매달려서 유리창을 호호 불어가며 열심히 청소하던 모습. 어른이 된 지금도 3월이 오면 왠지 온 집 안을 대청소해야만 할 것 같은 부담이 밀려온다.
▲ 자동 쓰레받기 |
장애가 없는 사람들에게도 청소는 때로 힘들고 귀찮은 일이라, 누군가 청소를 대신해주거나 청소를 자동으로 해주는 로봇 같은 녀석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곤 하는데, 벌써 나와 있는 녀석들이 있다. 장애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들에게도 힘든 청소를 대신 해주는, 혹은 곁에서 도와주는 기특한 보조기구들 몇 가지를 소개해본다.
가장 일상적으로 평소에 하는 청소부터 생각해보면 바닥을 쓸고 닦는 것이 청소의 기본이라 할 것이다. 그런데 장애로 인해 이런 기본적인 활동에 제약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시각장애로 인해 어떤 부분이 특히 더러운지 확인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고, 지체장애나 뇌병변장애로 인해 손 기능이 불편해서 빗자루나 걸레와 같은 청소도구를 사용하기가 어렵다거나, 다리 쪽 기능이 불편해서 이동하면서 청소를 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대표적인 경우이다.
이런 경우 청소와 관련된 보조기구들이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데, 가장 대표적으로 보조기구에 대한 종합정보를 소개하는 미국의 에이블데이터(www.abledata.com)사이트에서는 자동 청소 로봇을 소개하고 있다.
▲ 자동 로봇 청소기 |
자동청소로봇은 엄밀히 말하면 장애인만을 위한 보조기구는 아니다. 두께 13cm에 지름 50cm 정도의 동그란 원판 모양으로 생겨서 바닥을 돌아다니며 청소를 하는 자동청소 로봇은 홈쇼핑에서도 단골 상품으로 등장할 만큼 비장애인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상품이다. 아래 쪽 바퀴가 있어서 스위치만 켜 놓으면 혼자서 바닥을 돌아다니면서 진공청소기처럼 먼지를 다 빨아들이기도 하고 기능에 따라서는 물걸레 청소까지 같이 해주는 제품들도 나오고 있다.
최근에 나오는 녀석들은 제법 똑똑해져서 혼자서 돌아다니다가 제자리에 와서 스스로 충전도 하고, 리모콘으로 작동도 할 수 있고, 적외선 센서를 이용해서 스스로 방해물을 피해다니면서 청소를 하기도 한다. 장애가 없는 사람들에게는 편리한 가전제품이면서 장애가 있어서 혼자 청소를 하는게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기특한 보조기구로 자리매김해가고 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의 제품도 있다. 자동 쓰레받기 정도로 생각할 수 있는 제품인데 양손 사용자만 쓸 수 있는 일반 쓰레받기의 한계를 보완한 제품이다. 일반 쓰레받기는 손에 들고 다니면서 다른 손으로 빗자루를 움직이면서 양손을 잘 협응해야 바닥의 쓰레기들을 모아 올릴 수 있다. ‘SweepEZE’라고 하는 자동 쓰레받기는 한 손만 기능할 수 있는 장애인이 빗자루질만 잘해도 쓰레기를 모아줄 수 있게 되어 있다.
▲ 손잡이가 개조되고 굽혀질 수 있는 스폰지 |
앞에서 소개한 비싸고 재주 많은 청소 보조기구 외에도, 많은 청소 기구들이 단순히 손잡이 부분을 개조하는 것만으로도 장애로 인한 불편을 덜어줄 수 있다. 휠체어에 앉아서 바닥을 닦거나, 두 손을 사용해서 청소를 하기 어려운 경우, 청소도구를 쥐기 힘든 경우를 고려해서 긴 손잡이가 달려있거나 개조된 손잡이가 있는 청소도구들, 가벼운 재질을 사용한 청소 보조기구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다.
시린 겨울의 끝자락에서 묵은 먼지를 털어내고 맞이하는 새 봄. 날씨만 포근해지는 것이 아니라 얼어붙은 경제도, 사람들의 마음도 함께 따뜻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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