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장애를 돕는 보조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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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동안 인터넷에 떠돌던 유머 중에 필자가 가장 공감을 했던 것이 있다면 건망증과 관련된 것들이다.
중국집에서 자장면을 시켜먹는데 거의 다 먹은 그릇에서 한 입씩만 베어 문 단무지가 대여섯 개 발견된다거나, 남에게 전화를 걸어 놓고 전화를 받은 사람에게 누구시냐고 물어보는 일, 사무실이나 집을 나갈 때 두고 온 휴대전화, 두고 온 지갑을 찾기 위해 두 세 번씩 다시 들락거리는 일, 인터넷으로 자료를 검색하기 위해 익스플로러를 실행시키고 인터넷이 접속되는 동안 무슨 자료를 찾으려고 인터넷을 접속한 것인지를 까먹어서 기억력을 탓하는 모든 상황들이 남의 얘기가 아닌 바로 내 얘기일 때, 정말 이 험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지 마음이 심란해지며 걱정이 된다.
지체장애, 시각장애, 청각장애처럼 등록이 되는 장애는 아니지만 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괴롭히는 것이 바로 기억력 장애이다. 앞서 잠시 언급한 것처럼 치매나 지적장애인들도 비슷한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관련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보조기구로 알려진 것이 많지 않은 편이다.
선진국에서는 지체장애나 시청각장애와 같이 물리적인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들뿐만 아니라, 인지적인 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인들을 위해서도 다양한 보조기구를 개발하고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관련된 보조기구들이 더 많이 보급되고 활용되길 바라며, 관련된 장애를 가진 사람들, 혹은 장애 등록은 못했지만 필자처럼 심각한 건망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몇 가지 제품들을 소개해 본다.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을 알려주는 보조기구들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일정을 관리하기 위해서 다이어리나 수첩과 같은 일정표를 작성해서 활용하고 있다. 문제는 일반적인 다이어리나 수첩은 사용자가 해당되는 부분을 찾고 확인해야 하는 수동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활동마저도 까먹을 경우에는 예정된 일정을 놓치기가 쉽다는 것이다.
때문에 보다 능동적으로 사용자에게 현재 시점에서 예정된 해야 할 일을 적극적으로 알려주는 스케줄러들이 보조기구로 활용된다.
대표적으로는 휴대가 가능한 PDA와 같은 기구를 통해서 알람신호가 울리면서 화면에 현재 해야 할 일을 띄워주는 형태의 제품이 있고, 집 안 눈에 잘 보이는 곳에 전자식 시계와 함께 알람, 화이트보드를 통해서 매일 시간대 별로 해야 할 일을 기록해 놓고 옆에 현재 시간이 직관적으로 표시되는 막대그래프 등을 통해서 지금 바로 해야 할 일을 떠올릴 수 있게 해주는 보조기구가 있다. 필자의 경우에도 실제로 바쁜 척 스케줄을 관리하기 위해서, 컴퓨터의 아웃룩 기능과 PDA를 함께 활용하는데 제법 큰 도움을 얻고 있다.(사진1)
두 번째로는 약복용과 관련된 보조기구도 있다. 장애를 가진 사람, 특히 정신장애와 관련된 경우에는 지속적으로 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매일 혹은 매 식후에 먹는 약의 경우에는 방금 전에 약을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까먹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이러한 경우 결국은 먹은 약을 또 먹게 되어서 과다 약물 복용의 상태가 되거나, 혹은 반대로 약을 먹었다고 착각을 해서 약복용을 건너뛰어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는데, 전자식 복약기를 사용하면 미리 매 간격으로 먹어야 되는 분량의 약을 칸별로 나눠서 넣어 놓고, 매 복약 시간마다 알람이 울리면서 해당되는 칸의 문이 열리기 때문에 그때 그 때 먹을 약을 잊어버리거나 두 번 먹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사진2)
메모리 버튼 전화기도 있다. 휴대폰이 발전하면서 생긴 또 다른 기억력의 변화는 외우고 있는 다른 사람의 전화번호가 현격하게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대부분 단축번호를 활용하거나 휴대폰 주소록에서 이름을 검색해서 사용하는 것이 큰 이유이다.
그런데 기억력에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나 복잡하고 작은 다이얼을 누르는 것이 익숙치 않은 어르신들이 집 전화기를 사용할 경우를 생각해보면, 전화 한 통 거는 것이 여간 번거로운 일이아니다. 선진국에서는 전화기의 전면에 사진이나 그림을 끼워 넣을 수 있는 큰 메모리 버튼이 몇 개 달린 전화기를 출시하고 있다.
각 메모리 버튼에 가족이나 친구, 응급 전화 등을 미리 입력해 놓고 해당 버튼 위에 그 사람의 사진이나 그림을 끼워 넣어서 통화하고 싶은 사람의 얼굴이 있는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도 전화가 걸리는 것이다. 기억력이나 손동작이 불편한 노인들뿐만 아니라 복잡한 기억과 동작이 어려운 지적장애인들에게도 유용한 제품이다.
중국집에서 자장면을 시켜먹는데 거의 다 먹은 그릇에서 한 입씩만 베어 문 단무지가 대여섯 개 발견된다거나, 남에게 전화를 걸어 놓고 전화를 받은 사람에게 누구시냐고 물어보는 일, 사무실이나 집을 나갈 때 두고 온 휴대전화, 두고 온 지갑을 찾기 위해 두 세 번씩 다시 들락거리는 일, 인터넷으로 자료를 검색하기 위해 익스플로러를 실행시키고 인터넷이 접속되는 동안 무슨 자료를 찾으려고 인터넷을 접속한 것인지를 까먹어서 기억력을 탓하는 모든 상황들이 남의 얘기가 아닌 바로 내 얘기일 때, 정말 이 험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지 마음이 심란해지며 걱정이 된다.
지체장애, 시각장애, 청각장애처럼 등록이 되는 장애는 아니지만 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괴롭히는 것이 바로 기억력 장애이다. 앞서 잠시 언급한 것처럼 치매나 지적장애인들도 비슷한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관련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보조기구로 알려진 것이 많지 않은 편이다.
선진국에서는 지체장애나 시청각장애와 같이 물리적인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들뿐만 아니라, 인지적인 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인들을 위해서도 다양한 보조기구를 개발하고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관련된 보조기구들이 더 많이 보급되고 활용되길 바라며, 관련된 장애를 가진 사람들, 혹은 장애 등록은 못했지만 필자처럼 심각한 건망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몇 가지 제품들을 소개해 본다.
▲ 휴대가 가능한 PDA(사진 1) |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을 알려주는 보조기구들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일정을 관리하기 위해서 다이어리나 수첩과 같은 일정표를 작성해서 활용하고 있다. 문제는 일반적인 다이어리나 수첩은 사용자가 해당되는 부분을 찾고 확인해야 하는 수동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활동마저도 까먹을 경우에는 예정된 일정을 놓치기가 쉽다는 것이다.
때문에 보다 능동적으로 사용자에게 현재 시점에서 예정된 해야 할 일을 적극적으로 알려주는 스케줄러들이 보조기구로 활용된다.
대표적으로는 휴대가 가능한 PDA와 같은 기구를 통해서 알람신호가 울리면서 화면에 현재 해야 할 일을 띄워주는 형태의 제품이 있고, 집 안 눈에 잘 보이는 곳에 전자식 시계와 함께 알람, 화이트보드를 통해서 매일 시간대 별로 해야 할 일을 기록해 놓고 옆에 현재 시간이 직관적으로 표시되는 막대그래프 등을 통해서 지금 바로 해야 할 일을 떠올릴 수 있게 해주는 보조기구가 있다. 필자의 경우에도 실제로 바쁜 척 스케줄을 관리하기 위해서, 컴퓨터의 아웃룩 기능과 PDA를 함께 활용하는데 제법 큰 도움을 얻고 있다.(사진1)
두 번째로는 약복용과 관련된 보조기구도 있다. 장애를 가진 사람, 특히 정신장애와 관련된 경우에는 지속적으로 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매일 혹은 매 식후에 먹는 약의 경우에는 방금 전에 약을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까먹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이러한 경우 결국은 먹은 약을 또 먹게 되어서 과다 약물 복용의 상태가 되거나, 혹은 반대로 약을 먹었다고 착각을 해서 약복용을 건너뛰어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는데, 전자식 복약기를 사용하면 미리 매 간격으로 먹어야 되는 분량의 약을 칸별로 나눠서 넣어 놓고, 매 복약 시간마다 알람이 울리면서 해당되는 칸의 문이 열리기 때문에 그때 그 때 먹을 약을 잊어버리거나 두 번 먹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사진2)
▲ 약 복용을 도와주는 보조기구(사진 2-1) |
▲ 약 복용을 도와주는 보조기구(사진 2-2) |
메모리 버튼 전화기도 있다. 휴대폰이 발전하면서 생긴 또 다른 기억력의 변화는 외우고 있는 다른 사람의 전화번호가 현격하게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대부분 단축번호를 활용하거나 휴대폰 주소록에서 이름을 검색해서 사용하는 것이 큰 이유이다.
그런데 기억력에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나 복잡하고 작은 다이얼을 누르는 것이 익숙치 않은 어르신들이 집 전화기를 사용할 경우를 생각해보면, 전화 한 통 거는 것이 여간 번거로운 일이아니다. 선진국에서는 전화기의 전면에 사진이나 그림을 끼워 넣을 수 있는 큰 메모리 버튼이 몇 개 달린 전화기를 출시하고 있다.
각 메모리 버튼에 가족이나 친구, 응급 전화 등을 미리 입력해 놓고 해당 버튼 위에 그 사람의 사진이나 그림을 끼워 넣어서 통화하고 싶은 사람의 얼굴이 있는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도 전화가 걸리는 것이다. 기억력이나 손동작이 불편한 노인들뿐만 아니라 복잡한 기억과 동작이 어려운 지적장애인들에게도 유용한 제품이다.
작성자남세현 (한국장애인개발원 편의증진팀) webmaster@cowal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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