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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적장애인 학대 언제까지 방치할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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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씨는 돼지축사를 위한 도구?

지난 9월 16일 sbs ‘긴급출동 SOS 24’에서 방영한 ‘돼지농장 노예’라는 고발 프로그램은 우리 사회가 지적장애인에게 가하는 인권침해 상황이 어떠한지 다시 한 번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피해자인 임병선(가명, 49세, 지적장애 1급)씨는 한 식당주인이 운영하는 돼지축사 옆에서 그야말로 돼지보다 못한 생활을 해왔다. 

   
▲ 젖은 면장갑을 양말대신 신고있는 임 씨의 모습 (긴급출동 sos 24 화면캡쳐)

   
▲ 임씨가 머무르고 있던 방안 모습 (긴급출동 sos 24 화면캡쳐)
20여 년 전 친형의 사망 이후 이 곳 돼지축사로 왔다는 임 씨는 매일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돼지농장의 온갖 허드렛일을 다 해왔으며, 심지어 식당 잔심부름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 씨는 돼지축사와 다를 바 없는 작은 골방에서 썩어가는 침구류와 옷가지 속에서 생활했고, 양말이 없어 면장갑을 신을 정도로 열악하게 살고 있었다.

지금까지 드러난 지역사회에서 생활하는 지적장애인의 인권침해 사례처럼 임 씨 또한 그렇게 오랜 시간 힘든 일을 도맡아 해오면서도 임금을 받은 적이 없으며, 본인의 수급비와 장애수당조차 식당주인이 관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 (긴급출동 sos 24 화면캡쳐) 관할 사회복지공무원, “방송 촬영팀 올까봐 불안했다”

당시 SOS팀과 현장에 동행했던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이하 연구소) 김희선 팀장은 “임 씨 사례는 지적장애를 이유로 인권을 침해한 전형적인 사건”이라며 “만약 임 씨가 지적장애인이 아니었다면 식당 주인은 그 오랜 세월 비인간적인 노동환경에서 임금도 주지 않고 일을 시킬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임 씨의 사건이 세상에 밝혀지면서 역시나 문제로 드러났던 것은 사회복지 최일선에 있는 동사무소의 무사안일주의였다.
관할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은 이러한 임 씨의 생활환경과 상황을 익히 알고 있었으며 “SOS팀이 찾아 올까봐 불안했다.”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담당 공무원의 이러한 태도는 인권침해 상황에 놓인 임 씨의 삶은 안중에도 없고, 본인의 안위만이 걱정이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담당 공무원은 30만원 씩 월급을 주고 있다는 식당주인의 말만 듣고 소득증명원을 조작해 기초생활수급비에서 급여액만큼을 삭감하여 지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사회의 지적장애인 실태조사 시급하다

현재 임 씨는 축사에서 벗어나 공동생활가정에 입소해 생활하고 있다.
그리고 임 씨에게 비인간적인 생활을 강요하고 노동력을 착취한 식당주인 측은 가해 내용을 인정했다.
이에 연구소는 연구소 법률위원인 변호사를 통해 2000년부터 2008년까지의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밀린 임금을 산정해 가해자에게 6천만 원 지급을 약속받았다.

이러한 인권침해는 오직 임 씨에게만 가해진 특이한 상황이라고 볼 수 없다.
그동안 ‘목소리 높여’를 통해 소개했던 유사 사례나 연구소에 의뢰되는 상담, 사례와 관계된 주변인들의 전언 등은 이러한 인권 침해 상황에 놓인 지적장애인이 얼마든지 많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문제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의 지적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노예와 같은 삶을 강요당하고 있는지 파악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 (긴급출동 sos 24 화면캡쳐)
정부가 지역사회에서 생활하는 지적장애인에 대한 실태조사를 하지 않는 이상, 이들에게 강요되는 인권침해 상황은 개선되지 않을 것임은 불 보듯 뻔 한 일이다.

오랜 세월 비인간적인 생활환경과 노동력 착취, 수급비 갈취 등을 강요받으며 살고 있는 지적장애인들을 두고 ‘신노예’라고 할 정도로 인권침해가 심각한 지경인데, 도대체 복지부는 언제까지 팔짱만 끼고 있을 건가.
작성자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인권팀  prota102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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