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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생긴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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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나이 이제 오십을 코앞에 두고 있습니다.
반세기면 짧지 않은 여정이라 이 나이쯤이면 다들 이런저런 사연들이 제법 켜켜이 쌓였을 연륜입니다. 저도 나름대로 곡절 있는 삶을 산 터라 사연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 사연들 중에서 저하고 참 거리가 먼 게 흔히 말하는 ‘공짜’ 라는 단어입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세상에는 우연히 찾아오는 공짜가 참 많습니다. 가령 예를 들면 공짜의 첫 번째 기억은 초등학교 소풍입니다. 도시락을 까먹고 나면 장기자랑이 열리고 상급 학년이 돼서 알았지만 그 시간에 슬며시 빠져나간 선생님 몇 분이 보물찾기 쪽지를 숨기시지요. 이윽고 보물찾기가 시작되고 땀을 뻘뻘 흘리며 바위 틈새며 나무 둥지 등 곳곳을 다 뒤졌지만 초등학교를 졸업 할 때까지 단 한 번도 제 손에는 연필이나 지우개가 들려진 적이 없었습니다.

뿐만이 아닙니다. 하다못해 대형 매장 반짝 세일조차 꼭 제가 물건을 구입하고 나간 후 뒷 통수에서 들려오곤 했지요.

저는 몇 년째 탁구에 빠져있는 마니아인데 경남 20개 시, 군 교류전을 가면 경품 추첨이 있습니다. 이 역시 저는 단 한 번도 그 욕 나는 베트는 두고라도 라바 한 장 당첨돼 본적이 없습니다. 게다가 한번은 이런 일도 있습니다.

양산시 ‘공수만 탁구교실 주말 리그전’에서 어찌어찌하여 제 실력으로는 버거운 8강까지 올랐지요. 헌데 중간에 경품 추첨이 시작됐고 오, 하느님! 제가 상무 소속 선수가 경품으로 내 놓은 국가 대표가 입는 근사한 티셔츠의 주인이 됐습니다. 49년 만에 맛 본 그 감동, 그러나 오 마이 갓입니다. ‘8강 이상 진출자는 경품에서 제외 됩니다’ 이러는 겁니다.

이런 저에게 얼마 전 <함께걸음>이 인터넷 함께걸음을 시작한다며 사이트에 제 이름을 거는 방 하나를 공짜로 주었습니다. 그리고 매달 원고를 올리기만 하면 원고료도 준다고 합니다. 달세나 전세금도 안 내고 게다가 되려 돈까지 준다니 그야말로 ‘웬 떡’입니다.

더구나 <함께걸음>에서는 ‘주제 없이 그냥 당신이 살아 온, 살아가면서 느끼는 남해 촌놈의 이런저런 생각’들을 시나브로 올리라 했습니다.

그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작성자한관호 (칼럼니스트)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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