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방송 강좌, "장애인은 접근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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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동방송에서 운영하는 상담학교 홈페이지 ⓒ전진호 기자 | ||
주 모(지체 1급)씨가 신청했던 상담학교는 12주 코스로 구성된 ‘크리스천 카운슬링 아카데미’. 2년 4학기를 이수하면 한국 기독교 상담심리학회에서 주관하는 기독교 상담사 2급 자격증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주 씨에 따르면 “상담학교를 입학하기 위해 극동방송에 찾아갔으나, ‘활동보조인이 없으면 상담학교에 입학할 수 없다’고 해 포기했다.”며 “조금만 도와주면 충분히 공부할 수 있는데...”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대해 극동방송 상담학교 담당자는 “건물이 오래돼 엘리베이터가 없다. 상담학교가 진행되는 곳은 지하 1층과 4층 예배실인데다, 조별모임, 모꼬지 등 단체 프로그램이 많아 주 씨가 공부하기 어렵겠다고 판단했다.”라며 “그분만 특별대우를 해줄 수는 없는 것 아니냐. 접수 전에 장애인인줄 알았다면 상황을 설명하고 여기까지 오는 불편함을 안 겪게 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극동방송 측은 주 씨를 위한 편의제공은 사실상 힘들고, 다만 활동보조인과 함께 온다면 상담학교 입학을 허가하겠다고 밝혔지만, 주 씨는 아들(지체 2급)의 등하교 때문에 자신을 위해 활동보조인을 쓸 수 없어 사실상 입학을 포기한 상태다.
지난 1956년에 개국한 극동방송은 CBS(기독교 방송)와 더불어 한국의 대표적인 기독교 관련 방송사. ‘참 좋은 내 친구’ 등 장애인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함께걸음>은 주 씨가 이번 일을 겪으며 느꼈던 감정을 담은 편지 글을 요약 정리해 개제한다.
비록 버린 들꽃 속의 들풀이지만, 다른 이들의 마음을 치유하며 살아갈 꿈을 키웠습니다.
한 달 생활비를 전부 가져갔지요.
아침부터 한손으로 준비해, 배울 수 있다는 마음으로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해 1시간 30분을 달리며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꼭 성공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주최 측은 ‘장애인은 한 번도 받아 보지 못했다’면서 단순히 감사 예배드리러 온 줄로 알고 저를 무시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그랬죠.
한 시간도 넘는 거리를 장애인 콜택시를 타고, 비싼 등록금 까지 제가며 예배드리러 올 사람이 누가 있냐고 했더니 책임자 분은 두말도 안하고 나가 버리더군요.
상담학교는 지하 1층 공개홀에서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전 전동휠체어를 타고 있어서 엘리베이터가 없는 지하 1층까지 내려갈 수가 없었죠.
주임님은 저에게 “보호자와 함께 왔느냐”고 물어보셨습니다.
제가 어이가 없어서 “제가 보호자”라고 이야기 했더니, “여기에는 당신에게 봉사해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보호자와 함께 오지 않으면 공부하기 힘들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결국 주임님이 마련해준 방송실에서 혼자 강의를 듣게 됐어요.
그래도 혼자 묵묵히 들려오는 강의를 들으며 열심히 듣고 있었는데, 다시 오시더니 “계속 다니다 보면 소문이 방송사에 안 좋아 질 수 있다.”면서 등록금을 환불 해주신다 하더군요.
한없이 무너지고 또 무너졌습니다.
“우리 같은 장애인은 신앙 상담 공부 할 수 없겠네요.” 했더니 그냥 말없이 나가더군요.
정말 마음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고, 하얀 구름이 먹구름으로 변해 눈물만 하염없이 쏟았답니다.
그 다음날 “나 같은 인간은 배울 자격도 없으니 포기하겠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습니다.
비록 가족은 날 버렸지만, 선교를 목적으로 한 방송국에서조차 우리를 버리면 누구를 의지해야 하나요.
장애인과 마음을 함께 하고 싶어 ‘상담 전문가’란 꿈을 키웠지만, 지금 전 절망 앞에 서있습니다.
사람은 사랑의 힘으로 살아가는데, 부모님도 떠나고, 형제 가족도 떠나고, 신랑도 떠나고, 상담학교에서 조차 쫓겨나 포기하고 나오는 나의 마음.
공부마저 장애인이라는 벽에 가로막혀 할 수 없는 현실에 한없이 통곡 했습니다.
극동 방송이 세계의 제일이면 뭐 합니까.
방송에서는 “사랑 한다.”, “서로 사랑하라”고 외치면서, 작은 사랑하나 실천 하지 못하는 극동 방송국이 참 야속 합니다.
전 무슨 희망으로 살아가야 할까요?
작성자전진호 기자 01627296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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