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걸음의 세상보기] 경제발전 민주주의 그리고 복지 > 대학생 기자단

 몇해 전 소련이 무너지는 과정에서 한때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라는 말이 언론에 오르내린 적이 있었습니다.

 소련에서 이 말이 나오게 된 것은 평등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행복을 추구해온 사회주의가 잘못된 관료체제에 의해 정작 중요한 사람을 배제한 채 틀만 유지되고 있다는 뼈아픈 자성에서 비롯된 말이었습니다. 그 말이 나온 얼마 후 견고해 보였던 소련은 무너졌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새삼 그때 일을 떠올리는 것은 우리가 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복지’가 바로 인간의 얼굴이기 때문입니다. 사회구성원 중 노령과 장애 그리고 실업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소외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인간의 얼굴을 한 복지제도가 챙기고 그들에게 최소한 인간답게 살 여건을 마련해 주는 복지의 중요성을 여기서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떻습니까? 경제가 어려워서 그런지 어떤 사람들은 국가 과제 중 소외계층의 복지는 우선 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나라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과 다음 정부를 이끌 사람들 입에서 소외계층의 복지를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복지에 대한 청사진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참으로 기가 막힌 현실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오랜 시간도 아닌 바로 얼마 전 우리나라가 경제발전을 이뤄 외형상 경제대국 11위에 진입했다고 온 국민이 자축했을 때에도 소외계층의 복지는 실종되고 없었습니다. 그때도 지금 정권은 경제발전을 더 이뤄 빵을 더 키운 다음에 나눠야 한다는 성장 우선주의 정책을 고수하면서 소외계층의 참담한 현실을 외면하기만 했습니다.

 그래놓고 사정이 바뀌어 경제가 어려워지자 이번에는 경제가 어려우니까 고통분담을 해야 한다며 또 다시 복지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외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쥐꼬리만한 복지예산에도 삭감의 칼을 대고 있습니다.

 지금 이렇게 우리나라의 복지는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백 번 양보해서 이 어려운 시절을 견딘다면 이 땅에서 복지가 만개할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때 가면 그때 논리로, 복지는 또 뒤로 미뤄질 것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지금이 중요합니다. 이번 달에 출범하는 새 정부는 역대 정부의 전철을 밟지 말고 바로 지금 우리나라 복지의 새 역사를 쓴다는 각오로 복지발전의 틀을 짜고 시행 계획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새삼 강조하지만 새 정부는 사회통합을 위해서도 역대 정부처럼 복지를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노인과 장애우, 소년소녀가장 등 복지를 갈망하는 소외계층은 우리 사회의 힘없는 다수입니다. 그런 소외계층이 자기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고, 자기 권리를 주장하지 않는다고 무시하면 결코 안 될 것입니다.

 김대중 정부는 국민에 대한 약속으로 경제발전과 민주주의의 발전을 내걸었습니다. 여기에다 복지발전까지 이뤄 역대 정권과는 달리 인간의 얼굴로 국민에게 다가서는 새 정부의 모습을 이번에는 꼭 보고 싶습니다. 

글/ 함께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