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가족을 살해하는 지옥 풍경
본문
장애우를 철거 용역 깡패로 내몰고 있는 배후가 문제다
4월 5일자 한겨레신문 기사에 따르면, 인천경찰청 수사과는 지방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당선시킬 목적으로 600여명을 여야 정당에 당원으로 가입시킨 뒤 당비를 대납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등)로 인천 모 장애인단체 부평지회장 김아무개(50)씨와 사무처장 이아무개(47)씨 등 2명을 구속하고, 2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명백하게 범죄행위가 드러난 만큼 굳이 모 장애인단체라고 단체명을 감추고 보호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지체장애인협회 인천시 부평지회장인 김씨 등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분회장 등 모집책을 통해 674명을 여야 정당에 당원으로 가입시킨 뒤 243명(한나라당 176명, 열린우리당 67명)에게 당비대납 명목으로 270만6천원을 지급하고, 32명에게는 5천원 상당의 담요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한다.
이들이 특히 한나라당에 더 많은 당원을 제공한 것은 한나라당 소속인 현 구청장 박아무개씨가 구청장에 당선되면 협회지원사업이 계속될 수 있기 때문에 동별 책임자인 분회장과 회원을 통해 부평구에 사는 노인과 장애우에게 접근해 당비를 통장이나 전화요금에서 자동납부하면 나중에 협회에서 대납하는 조건으로 당원으로 가입시켰고, 이밖에도 김아무개 지회장은 5800만원의 공금횡령과 건설업체에서 1억여원을 뜯어낸 혐의도 받고 있다는 게 경찰 발표다.
이 기사를 접하면서 유령당원 모집과 당비 대납이라는 대담한 범죄행위를 일개 장애인 단체 지회가 단독으로 저질렀다는 게 그저 놀라울 뿐이다. 그런데 만약 의심을 한다면 두 가지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하나는 지회 단독이 아니라 지회장과 특정 후보가 얽혀 있는 커넥션 이 존재했을 가능성이다. 당원을 모집해서 제공한다는 조건으로 특정후보나 보좌진이 당선 후 대가를 약속했고, 이 약속에 따라 지회장이 움직였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또 하나의 가능성은 커넥션은 없었지만 특정후보의 당선에 기여를 하면 나중에 떡고물을 받아먹을 수 있다는 계산을 해서 지회장이 자발적으로 움직였을 가능성도 있다.
어느 쪽이든 분명한 건, 두 가지 가능성 모두 장애우 단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내친김에 이 사안과 관련해서 한 마디 더 덧붙인다면, 지체장애인협회의 경우 장기철 전 회장이 살아있을 때 조직의 대표라는 이름을 가지고 선거시기에 공공연히 특정후보 지원활동에 나섰다는 것이 자필 메모로 드러난 적이 있다.
내막을 모르는 사람이 비난한다면 그런 부적절한 행위가 이어져 작금의 유령당원 모집과 당비 대납에까지 이르렀다고 지적할 수 있는 것이다. 지체장애인협회는 사조직이 아니라 공공의 성격을 띤 조직이다. 따라서 조직의 장이 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고 얘기할 수는 있겠지만 선거에 개입하는 한계는 거기까지가 되어야 한다. 장애우 단체라는 이름을 가지고 특정 후보 당선을 위해 행동에 나서면 절대 안 되는 것이다.
한편 경기도 남양주시에서는 장애우들이 철거 깡패로 동원된 혐의가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민주노동당 장애인위원회는 4월 11일 발표한 ‘장애우를 폭력의 도구로 이용하지 말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남양주시와 구산건설이라는 회사가 장애우를 폭력의 도구로 앞장세웠다고 주장했다.
성명이 밝힌 내막에 따르면, 4월 3일 경기도 남양주시 광전리 쓰레기 소각장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에게 남양주시와 구산건설은 법원의 명령을 강제집행 한다며 휠체어 장애우와 장애 여성들을 앞세우며 쓰레기소각장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에 대하여 무차별적인 폭력을 가했는데, 이번 폭력사태로 50여명의 주민이 머리가 찢어지고 뼈가 부러지는 등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다는 것이 민노당 주장이다.
민노당은 이어진 성명에서 우리 사회가 장애우들에게 가하는 차별과 억압으로 심한 생활고에 허덕이는 처지에서 일당 몇 만원이 너무도 소중했을 수 있다. 하지만 순간적인 판단착오로 장애우를 파렴치한 범죄 집단으로 낙인찍게 한다면 결국은 장애우 자신의 삶도 더 고달파질 뿐이다 라고 지적했다.
전적으로 옳은 지적이다. 민노당 주장대로 장애우가 장애를 무기로 철거 깡패로 동원된 것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세입자들을 철거 현장에서 몰아내는 과정에서, 그리고 노점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계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문제는 장애우가 폭력을 행사하는 대상이 같은 사회적 약자라는 것이다. 장애우가 일당 몇 만원에 팔려서 같은 처지의 사람들 가슴에 못을 행위는 백 번 양보해도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일당 몇 만원을 쥐어주고 장애우를 철거 용역 깡패로 내몰고 있는 배후다.
이번 사건에서도 드러났고 부천시 노점 철거 사건에서도 확인됐지만, 지방자치단체와 일부 장애우 단체가 배후에 있다. 철거 용역 깡패 일이 공공근로인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와 역시 일부 장애우 단체의 각성을 촉구한다.
장애우 홀로 사회에서 살 수 없다는 불신이 살해 원인이다
4월은 정부에서 정한 장애우의 날이 있는 달이다. 그런데 언론은 장애우의 달 4월에 참으로 안타까운 사건을 전해드린다는 말로 운을 뗐다. 왜냐하면 잇따라 장애우 살해 사건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먼저 부산시 온천동의 한 가정집, 42살 김모 씨가 12세인 아들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아들의 시신에 목 졸린 흔적이 남은 점으로 미뤄 김 씨가 아들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발표했다. 12세 아들은 자폐 장애를 가지고 있는 장애우였다. 경찰이 밝힌 동반자살 원인은 사업에 실패한 김 씨가 우울증 증세에 시달리면서 자살을 생각했는데, 장애우인 아들을 혼자 남겨두고 가기 부담스러워 동반 자살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었다.
다음 4월 12일 서울, 71살 안 모 씨는 4살배기 손자를 안고 방안으로 들어가서, 선천성 뇌기형으로 움직이기조차 힘든 장애우 손자의 입과 코를 손으로 틀어막아 살해했다. 살해 이유는 장애아 양육에 따른 아들 부부의 정신적, 경제적 고통을 덜어주겠다는 것이었다는 게 경찰 발표다.
그리고 전북 남원경찰서는 4월 8일 자신의 집에서 지체장애우 아들을 살해한 어머니 김모씨(53)에 대해 존속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발표했다.
경찰이 밝힌 혐의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오후 지체장애 1급인 아들 조모씨(26)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다. 김씨는 3년 전 교통사고를 당해 하반신 마비로 거동을 못하는 아들을 수발하며 우울증 증세를 보이다가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는 게 경찰 발표다.
수원에서는 홀로 살던 청각지체장애우가 자신의 집에서 숨진 지 10여일 만에 발견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4월 7일 오후 2시30분께 수원시내 주공 아파트 집에서 혼자 살던 강모씨(68·청각지체장애 1급) 화장실 출입문 문턱에 쓰러져 심하게 부패된 채 숨져 있는 것을 수원시 농아인협회에서 수화통역사로 일하는 진모씨(36·여)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에 따르면 숨진 지 10여일이 지난 것으로 추정되는 강씨의 사체는 붓고 수포가 생기는 등 심하게 부패돼 얼굴 외에는 형태감별조차 어려웠으며, 지문감식이 불가능할 정도로 손가락도 썩어 있었다.
이렇게 언론에 보도된 것만 해도 네 명의 장애우가 장애우의 날이 있는 4월에 세상을 등졌다. 그것도 자연사가 아닌 끔찍하게 살해되고, 한 명은 주위의 철저한 무관심 속에 썩은 시체로 발견됐다. 이게 지옥의 모습이 아니면 과연 어떤 게 지옥의 모습인가.
장애우가 가족으로부터 죽임을 당하는 데에는 장애우 홀로 사회에서 살 수 없다는 불신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불신은 잘못된 생각이 아니라 엄연한 현실로 존재하기 때문에 끊이지 않고 장애우 살해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가족이 아니라도 사회와 국가가 장애우를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가족이 쉽게 장애우의 운명을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다.
어떻게 된 게 정부와 사회는 목이 아프게 떠들어도 장애우 문제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신뢰감마저 상실하고 있다. 장애우를 살해할 수밖에 없는 가족이 원하는 것은 장애우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국가적인 문제이니 당연히 국가 사회가 책임지겠다는 메시지일 것이다. 정부가 이 메시지를 확실하고 구체적으로 보여주지 않는 한 가족이 가족을 살해하는 지옥 풍경은 끊이지 않고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근로시간은 똑같은데 임금은 비장애우의 3분의 1
장애우와 관련한 몇 건의 통계가 발표됐다. 먼저 눈길을 끄는 통계는 장애의 원인이 바뀌고 있다는 통계다. 구체적으로 절단 장애의 경우 그 동안 안전사고가 주원인이었는데, 안전사고로 인한 장애우는 줄어드는 반면 당뇨와 혈관병으로 신체 일부를 절단하는 장애우는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는 통계가 발표됐다.
국민일보 4월 17일자에 보도된 기사인데, 서울 노원 을지병원 족부클리닉 김재영 교수팀에 따르면, 다리 손상으로 1996~1997년 2년간 을지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 33명과 2003~2004년 2년간 치료를 받은 68명을 대상으로 다리 또는 발을 잃게 된 이유를 추적, 비교한 결과, 안전사고로 인한 하지절단 장애우는 48.5%에서 10.3%로 격감한 것으로 나타났고 대신 당뇨병이나 버거씨병같은 혈관질환으로 인한 하지절단 환자는 51.5%에서 89.7%로 38.2%포인트나 증가했다는 것이다.
기사는 이런 현상은 2005 장애우 실태조사 보고서에도 그대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0년만 해도 27.4%에 불과했던 당뇨병, 버거씨병 등 질병에 의한 사지절단 장애우가 5년 뒤인 2005년 38.3%로 10.9%포인트나 증가했다. 반면에 산재 등 안전사고로 사지절단 장애우가 된 경우는 71%에서 58.8%로 감소했다는 것이다.
김재영 교수는 특히 주의해야할 질환으로 당뇨병을 지적했는데 그 이유는 당뇨병은 발병 후 10~15년 뒤면 어김없이 말초혈관의 동맥경화로 인해 발이 썩어 들어가는 합병증이 나타나고, 이로 인해 하지절단 장애우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 국내에 이 같은 위험에 노출돼 있는 환자는 당뇨병의 경우만 해도 24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 통계를 보면서 느끼는 것은 장애의 원인이 점차 선진국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고 대신 질병이 장애의 원인으로 부상하는 게 바로 선진국형 장애라고 의사들은 지적하고 있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통계는 취업 장애우의 월소득이 평균 114만원에 그치고 있다는 조사결과 보고서다.
세계일보 4월 13일자 보도에 따르면 직장에 다니는 장애우들은 하루 평균 8.62시간 일하고, 월 평균 임금은 도시 근로자 평균 임금의 3분의 1정도인 114만8천여원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것이다.
이 조사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실시했다고 하는데, 보사연은 전국의 15세 이상 장애우 5466명을 대상으로 취업실태 등을 조사한 결과 취업 능력·의욕이 있는 장애우의 취업률은 76.94%로, 65세 이상 노인의 취업률이 80.5%로 가장 높았고, 이어 40대(80.38%), 30대(76.87%), 50~64세(76.7%) 등의 순이었으며, 취업 장애우의 취업 유형은 자영업이 28.6%로 가장 많았다. 일용근로자(18.8%), 임시근로자(15.5%), 무급 가족봉사자(7.7%) 등도 적지 않았다. 가장 안정적이라 할 수 있는 상용근로자는 전체의 4분의 1에 채 못 미치는 23.5%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관심을 모으는 장애우의 월평균 소득은 114만8천여원으로, 간경변 등 간 관련 장애우가 176만5천여원으로 가장 많은 반면 정신지체장애우는 47만4천여원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보고서를 정리하면, 희한하게 비장애우와는 정반대로 장애우 가운데 가장 취업률이 높은 연령은 노인이며, 대신 20대의 취업률이 전무하다시피 하고, 상용 근로자로 취업해 있는 장애우는 4분의 1이 채 되지 않으며, 정신지체 장애우들의 임금은 높게 잡아도 47만4천여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 통계는 장애우 고용이 심하게 왜곡되어 있다는 반증에 다름아니다. 임금만 해도 근로시간은 비장애우와 똑같은데, 평균 임금이 비장애우의 3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은 지금 근로 현장에서 장애우가 명백하게 차별을 받고 있다는 증거인 것이다.
장애우와 관련한 몇 건의 통계가 발표됐다.
먼저 눈길을 끄는 통계는 장애의 원인이 바뀌고 있다는 통계다. 구체적으로 절단 장애의 경우 그 동안 안전사고가 주원인이었는데, 안전사고로 인한 장애우는 줄어드는 반면 당뇨와 혈관병으로 신체 일부를 절단하는 장애우는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는 통계가 발표됐다.
국민일보 4월 17일자에 보도된 기사인데, 서울 노원 을지병원 족부클리닉 김재영 교수팀에 따르면, 다리 손상으로 1996~1997년 2년간 을지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 33명과 2003~2004년 2년간 치료를 받은 68명을 대상으로 다리 또는 발을 잃게 된 이유를 추적, 비교한 결과, 안전사고로 인한 하지절단 장애우는 48.5%에서 10.3%로 격감한 것으로 나타났고 대신 당뇨병이나 버거씨병같은 혈관질환으로 인한 하지절단 환자는 51.5%에서 89.7%로 38.2%포인트나 증가했다는 것이다.
기사는 이런 현상은 2005 장애우 실태조사 보고서에도 그대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0년만 해도 27.4%에 불과했던 당뇨병, 버거씨병 등 질병에 의한 사지절단 장애우가 5년 뒤인 2005년 38.3%로 10.9%포인트나 증가했다. 반면에 산재 등 안전사고로 사지절단 장애우가 된 경우는 71%에서 58.8%로 감소했다는 것이다. 김재영 교수는 특히 주의해야할 질환으로 당뇨병을 지적했는데 그 이유는 당뇨병은 발병 후 10~15년 뒤면 어김없이 말초혈관의 동맥경화로 인해 발이 썩어 들어가는 합병증이 나타나고, 이로 인해 하지절단 장애우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 국내에 이 같은 위험에 노출돼 있는 환자는 당뇨병의 경우만 해도 24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 통계를 보면서 느끼는 것은 장애의 원인이 점차 선진국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고 대신 질병이 장애의 원인으로 부상하는 게 바로 선진국형 장애라고 의사들은 지적하고 있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통계는 취업 장애우의 월소득이 평균 114만원에 그치고 있다는 조사결과 보고서다. 세계일보 4월 13일자 보도에 따르면 직장에 다니는 장애우들은 하루 평균 8.62시간 일하고, 월 평균 임금은 도시 근로자 평균 임금의 3분의 1정도인 114만8천여원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것이다.
이 조사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실시했다고 하는데, 보사연은 전국의 15세 이상 장애우 5466명을 대상으로 취업실태 등을 조사한 결과 취업 능력·의욕이 있는 장애우의 취업률은 76.94%로, 65세 이상 노인의 취업률이 80.5%로 가장 높았고, 이어 40대(80.38%), 30대(76.87%), 50~64세(76.7%) 등의 순이었으며, 취업 장애우의 취업 유형은 자영업이 28.6%로 가장 많았다.
일용근로자(18.8%), 임시근로자(15.5%), 무급 가족봉사자(7.7%) 등도 적지 않았다. 가장 안정적이라 할 수 있는 상용근로자는 전체의 4분의 1에 채 못 미치는 23.5%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관심을 모으는 장애우의 월평균 소득은 114만8천여원으로, 간경변 등 간 관련 장애우가 176만5천여원으로 가장 많은 반면 정신지체장애우는 47만4천여원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보고서를 정리하면, 희한하게 비장애우와는 정반대로 장애우 가운데 가장 취업률이 높은 연령은 노인이며, 대신 20대의 취업률이 전무하다시피 하고, 상용 근로자로 취업해 있는 장애우는 4분의 1이 채 되지 않으며, 정신지체 장애우들의 임금은 높게 잡아도 47만4천여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 통계는 장애우 고용이 심하게 왜곡되어 있다는 반증에 다름아니다. 임금만 해도 근로시간은 비장애우와 똑같은데, 평균 임금이 비장애우의 3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은 지금 근로 현장에서 장애우가 명백하게 차별을 받고 있다는 증거인 것이다.
공청회 두 번 열고 해산된 국회 장애우 특별위원회
장애우 고용 현실과 관련된 기사는 매달 언론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 기사다. 이번 달에도 장애우 고용 관련 기사가 보도됐다. 먼저 30대 그룹 장애우고용률이 1%에 불과하다는 기사가 눈길을 끄는 고용 관련 기사다.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 한나라당 신상진 의원이 4월 18일 노동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2004년 민간부문 장애우 고용률 자료에 따르면 30대 그룹의 장애우 고용률은 1%로, 민간부문(300인 이상 기업) 평균치(1.26%)를 밑돌고 있다는 것이다.
그룹별로는 동국제강이 2.76%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는 현대중공업(2.43%), 대우조선해양(1.72%), GM대우(1.70%), STX(1.57%), 현대차(1.55%) 등의 순이었다는데, 이들 회사는 대부분 중공업 회사다. 이렇게 중공업 그룹이 그나마 장애우 고용률이 높은 것은 장애우를 신규 채용했기 때문이 아니라 회사에서 산업재해를 당한 장애우를 고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은 이미 몇 차례 지적한 바 있다.
현대차를 제외한 나머지 4대 그룹의 경우 삼성 0.46%, LG 0.47%, SK 0.6% 수준이었고, 장애우 의무고용률 미달시 납부하는 장애우 고용부담금 현황은 삼성전자가 5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밖에 LG전자(23억원), 국민은행(22억원) 등의 순이었다는 게 노동부 자료다.
장애계가 떠들고 정부가 압력을 가해도 여전히 재벌 그룹들은 장애우 고용을 외면하고 있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고용 관련 기사는 통신업계의 장애우 고용기피가 심각하다는 기사다. 이 기사가 말하는 것은 뭔가, 통신업계는 특성상 관리 업무가 많기 때문에 회사가 맘만 먹으면 장애우 고용을 늘릴 수 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얘기일 것이다.
파이낸셜뉴스 4월 17일자 보도에 따르면 KT를 제외한 유·무선 통신회사들이 법으로 정해진 장애우 고용비율을 채우지 않고 매년 수억원 이상의 부담금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SK텔레콤은 의무고용률 적용대상 근로자(3150명)중 2%인 63명을 장애우로 채용해야 하는데 SK텔레콤의 장애우 고용 직원은 21명에 불과했고, KTF는 장애우 고용의무 인원이 35명이지만, 실제 장애우 직원은 11명이며, LG텔레콤도 장애우를 58명 고용해야 함에도 불구 10명만 채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미진한 장애우 고용률로 인해 지난해 SK텔레콤은 3억3547만원, KTF은 1억7930만원, LG텔레콤은 4억2753만원을 각각 미고용 부담금으로 냈다는 게 기사 내용이다.
이러고도 통신회사들은 입만 열면 사회 기여를 강조하고 있다. 장애우 고용 대신에 부담금을 내면서도 사회봉사에 열심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부담금 낼 돈으로 장애우를 고용하면 어디 덧나나. 장애우 고용을 외면하는 통신회사들은 더 이상 사회 기여를 입에 올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장애우들이 몰랐던 사실 하나가 언론에 보도됐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국회는 여야 20명의 의원으로 장애우 특별위원회를 5월 3일에 구성한 후, 두 차례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활동을 벌였지만 장애우 관련한 주요 현안에 대해 의견서 한 건도 채택하지 못한 채 시한종료로 지난 해 말 해산된 상태라는 것이다. 즉 많은 장애우들은 현재 국회에 장애우 특별위원회가 구성되어 있는 줄 알고 있는데, 내막은 지난 해 말 해산돼서 실체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또 뭔가, 입법 기관인 국회에 장애우 특별위원회가 구성돼서 장애우를 위해 활동을 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그래서 많은 장애우들이 기대를 가지고 있었는데, 내막은 아무것도 없다는 말인데, 심하게 말하면 국회가 장애우를 상대로 사기를 쳤다는 비난도 가능할 것이다. 요란하게 위원회 구성을 홍보해 놓고, 고작 두 번 공청회를 열고 위원회를 해산하는 게 어떻게 가능한가, 참 해도 너무 한다는 분노를 감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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