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체장애인협회는 누구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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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한 지회장의 비리
함께걸음은 작년 12월 호에 ꡐ세상에서 가장 쉽게 돈 버는 방법ꡑ이라는 제목으로 장애인협회 지부장의 탈법적인 비리를 다룬 바 있다. 그때 그 기사가 나가자 일부에서 ꡒ음지에서 일하는 장애우 운동가들을 매도하고 있다.ꡓ며 비난을 제기한 적이 있다. 그런데 분명히 말하지만 그 기사는 비리 행태는 비슷하지만 최근 언론에 보도되어 충격을 주고 있는 지체장애인협회 시흥시 지부장 전 모씨의 비리를 사전에 인지하고 기사화 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 기사의 밑바탕이 된 제보는 전혀 다른 곳에서 들어 왔다. 그래서 더욱 심각한 우려를 떨쳐버릴 수 없게 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등에 보도된 지체장애인협회 시흥시 지부장 전 모씨의 비리 혐의는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사기 등의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그는 기부금 횡령, 여직원 성희롱, 야시장 등 불법시설 운영, 유령인물을 내세운 고용장려금 착복,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사기 의혹과, 지장협 중앙회와 시흥시청, 시흥경찰서를 대상으로 하는 뇌물공여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용서할 수 없는 범죄는 그가 장애우를 팔아 따낸 공영주자창, 장애인자립장, 관공서 매점, 자판기 등의 운영권을 장애우가 아닌 비장애우에게 돈을 받고 팔아 넘긴 의혹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기사에 따르면 지부장에 임명되기 전에는 무일푼이었던 그는 이렇게 비리를 저질러서 착복한 돈으로 아파트를 구입하고, 애인에게 원룸을 얻어줬으며, 외제차 BMW를 몰고 다니며 잦은 해외관광과 도박을 하는데 탕진했다고 한다. 더 기가 막힌 일은 이런 그가 지체장애인협회 중앙회의 추천을 받아 올해 장애인의 날에 장애우 복지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당당하게 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다는 것이다.
협회가 민주적으로 운영되지 않아서 비리 발생
전언에 따르면 지체장애인협회 전남 신안군 지회도 현 지회장이 각종 행사 지원비와 운영비를 착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현재 심각한 내분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누누이 지적되어 왔듯이 이런 지체장애인협회 지부 지회의 파행적인 운영의 뿌리는 지체장애인협회가 민주적인 조직이 아니라는 데에서 기인하고 있다. 지부 지회장을 장애우들이 선출하지 않고 중앙회 회장인 장기철 씨가 임명하는 비민주적인 구조 아래서는 필연적으로 비리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즉 지부 지회장들이 임명권자에게만 신경 쓰고 장애우들은 무시하면서 독단적으로 마치 지부 지회장이 무슨 큰 벼슬이나 되는 양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데에서 작금의 비리가 발생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문득 드는 불길한 생각은 어쩌면 20년 가까이 지체장애인협회를 장악해 왔던 장기철 회장이 흐르는 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 고령으로 내부 통제력을 상실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이번에 드러난 비리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어서 우려를 금치 못하게 하고 있다.
지체장애인협회가 운동 조직이 아니라 이익을 대변하는 조직이라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지체장애인협회는 누구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는가? 이번 사건에서 드러났듯이 장애우들의 이익이 아니라 일부 지부 지회장의 사적 이익을 대변하는 조직인가? 만약 그렇지 않다면 지체장애인협회는 이번 사건에 대해 공개 사과하고, 내부 구조를 민주적으로 개편하고, 누군가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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