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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올드보이`, 현실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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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좋아하고 떠들기 좋아하는 오.대.수. 본인의 이름풀이를 `오늘만 대충 수습하며 살자`라고 이죽거리는 이 남자는 아내와 어린 딸아이를 가진 지극히 평범한 샐러리맨이다. 어느 날, 술이 거나하게 취해 집에 돌아가는 길에 존재를 알 수 없는 누군가에게 납치, 사설 감금방에 갇히게 되는데…
- 영화 「올드보이」중에서 -

3월 10일 오후 3시, 서울 상계동 아파트단지. 민간 응급차가 나타납니다. 차에서 내린 응급대원 2명이 봉투를 건네 받습니다. 30만원입니다. 잠시 뒤 50대 남자가 나타납니다. 응급대원 1명이 뒤따라붙고 다른 응급대원이 50대 남자의 앞을 가로막습니다. 양팔을 잡더니 강제로 끌고 갑니다. 이 남자는 소리를 지르고 발버둥을 칩니다. 불과 20여 초만에 응급차에 실립니다. 주변에 행인까지 있었지만 응급차이다 보니 의심을 받지 않습니다.
이틀 뒤 취재진이 금주학교를 찾았습니다. 방마다 감시카메라가 설치돼 있습니다. 쇠창살이 쳐진 감금실에는 20여 명이 갇혀 있습니다. 알코올중독자라도 감금은 명백한 불법입니다. 취재를 위해 이틀 간 감금됐던 김학헌 씨. 알코올 중독자가 아니라고 아무리 얘기해도 소용이 없었다고 말합니다. ꡒ제가 살려달라고 끝까지 얘기를 했는데도,소리를 치고 했어도 소용이 없더라고요. 막무가내로 잡아 끌고 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ꡓ
- 2004. 3. 21  MBC 뉴스테스크 카메라출동 기사내용 중 -

위 글들 속에 등장하는 `사설 감금방` 때문에 나는 요즘 고민이 많다. 사회복지의 가장 큰 줄기를 형성하고 있는 복지시설의 일부가 ꡐ사설 감금방ꡑ 형태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럴리가`라며 믿지 못하는 순진한 분들이 있겠지만, 일부 조건부신고시설들이 이런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에 요즘 나는 무척 바쁘고 정말 홧병이라도 날 것 같다.
최근 이런 `사설 감금방`을 운영하는 시설관리자를 고발하고, 그 시설내 갇힌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변호사와 몇몇이 시설을 방문했을 때도 우린 당황스럽게 시설관리자로부터 쫓겨(?)나야 했다. `정말이야? 어떻게 그럴수 있어?`라고 다시 묻는 순진한 분들이 있다면, 제발 보건복지부와 관할 경찰청인 조치원경찰서에 우리 대신 물어봐 달라. `차라리 감옥은 형기가 정해져있고, 원하면 변호사를 만날수 있고 소송할수 있다, 또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당연한 권리가 있는데 복지시설이 왜 그 모양이냐고!` 우리가 고발한 시설은 감금과 폭행, 강제노역, 강제투약등이 문제가 된 시설이다. 검찰에 고발한지 한달이 지나도 여전히 시설장은 시설장이고, 여전히 시설은 감금의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니 내가 홧병이 나도 열두번은 나지!
혹시, 영화 「올드보이」감독은 이러한 복지시설에서 아이템을 얻은 것은 아닐까? 당신도 조심하라, 혹여 술을 많이 마시거나 정신질환을 갖게 되면, 혹은 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사설 감금방`에 넣을지 모를 일이다.
그 일이 영화 속 주인공 노릇만으로 끝나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뉴스기사의 주인공이 될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글 김정하(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인권센터)


 

작성자김정하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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