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테곤의 세상보기]고용장려금 삭감의 또 다른 의미 > 대학생 기자단


[이테곤의 세상보기]고용장려금 삭감의 또 다른 의미

본문

장애우 극빈층 빠르게 늘어나
복지부는 최근 지난 1년 사이에 정부에서 생계비 지원을 받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5만 명 이상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문제가 심각한 것은 복지부 집계에 따르면, 늘어난 수급자 중 가장 많은 퍼센트를 차지하는 게 장애우와 모자·부자 가정으로 각각 9.6% 늘었다는 것이다. 경제가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통계를 보면 지금 장애우 가정이 빠른 속도로 속속 극빈층으로 전락해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우리 나라 전체 장애우 중 13.7%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라는 복지부 통계도 있다. 즉 장애우 열 명 중 한 명 이상이 극빈층이라는 말이다. 이러한 통계들을 보면 이 나라에서는 장애우는 곧 빈곤이라는 고정된 등식이 시간이 지나도 깨지기는커녕 점점 더 깊은 뿌리를 내리면서 고착화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안 그래도 장애우는 무능력자라는 비관적인 인식이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더해 장애우는 거의 다 극빈층이라는 멍에까지 뒤집어 써야 한다면 장애우가 설 땅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인식 개선은 요원하고 사회통합은 말 그대로 이룰 수 없는 헛된 바람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장애우들이 처한 상황이 이렇게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개선되고 나아지리라는 희망을 전혀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왜 그런가, 답은 한 마디로 정부의 장애우 정책이 잘못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용할 수 없는 복지대상이라는 논리
장애우를 수용시설에서 보호하는 것 보다 사회에서 살게 하는 것이 비용이 훨씬 더 적게 든다는 전문가 지적이 있다. 수용시설을 유지하고, 인건비를 지급하고, 생계비까지 지급하다보면 불가피하게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데 비해 장애우가 사회에서 살 수 있게 불편한 시설을 고치고 수용시설에 들어갈 예산을 장애우 개인에게 직접 지원하면 비용도 적게 들 뿐 아니라 무엇보다 장애우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장애우들을 기초생활수급자로 전락시켜서 생계비를 지급하기 위해 국민의 혈세로 조성된 막대한 예산을 쏟아 넣는 것과 장애우들이 일을 통해 생계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어떻게든 일자리를 마련해 주는 것 중 어느 것이 비용이 더 적게 들고, 장애우의 인간다운 삶에 기여하며, 나아가서 국가에도 득이 될 것인가를 따져보면 깊게 고민하지 않아도 바로 쉽게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아는 이런 얘기를 다시 꺼내는 것은 지금 정부가 이런 원칙과 효율성을 망각하고 있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다시 고용장려금 삭감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는데,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노동부의 중증장애우는 일을 할 수 없는 복지대상이기 때문에 연금 지급 등 다른 방법으로 지원해야 된다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은, 단순 경제 논리로 따져봤을 때도 국가에 막대한 손해를 입히자는 얘기에 다름아니기 때문에 비판받아 마땅하다.
고용장려금이 삭감돼서 장애우들의 취업이 어려워지고 그래서 실업자가 되면 기초생활 수급자로 지정받아서 살면 그만이라는 것이 노동부가 말하는 복지대상의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장애우 입장에서는 결코 수용할 수 없는 얘기인 것이다.
지금 아무도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고용장려금 삭감 여부는 이렇게 장애우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장애우들이 극빈층으로 전락해서 사회에 부담이 되는 존재로 살아갈 것인지, 아니면 어떻게든 일을 통해 일자리를 갖고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지는 고용장려금이 삭감되느냐 마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는 말이다. 
서두에 언급했지만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장애우 극빈층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다 고용장려금마저 삭감되면 틀림없이 장애우들은 생각하기조차 싫은 최악의 상태로 내몰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장애우들이 삶의 벼랑길에 서지 않도록 작금의 노동부의 고용장려금 삭감 움직임은 반드시 저지되어야 한다.  


 

작성자이태곤  webmaster@cowalknews.co.kr

Copyright by 함께걸음(http://news.cowalk.or.kr)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함께걸음 페이스북 바로가기
함께걸음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제호 : 디지털 함께걸음
주소 : 우)07236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의사당대로22, 이룸센터 3층 303호
대표전화 : (02) 2675-5364  /  Fax : (02) 2675-8675
등록번호 : 서울아00388  /  등록(발행)일 : 2007년 6월 26일
발행 : (사)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  발행인 : 김성재 
편집인 : 이미정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치훈
별도의 표시가 없는 한 '함께걸음'이 생산한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4.0 국제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by
Copyright © 2021 함께걸음. All rights reserved. Supported by 푸른아이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