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불편하다고 정보화 소외까지 있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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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중요한 테마 중의 하나가 정보화임을 부인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이러한 정보화 사회를 맞이하여 우리 나라를 비롯하여 전세계 각국은 자국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정보산업 발전 및 각 개인의 정보활용 능력 확대에 온갖 힘을 쓰고 있다.
정보화는 다양한 정보에 자유로이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 수없이 많은 자료들을 활용 가능한 정보로 생산하고 이용함으로써 모든 사람들에게 사회 참여와 자기 발전의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정보에의 접근 정도와 정보화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가가 정보화사회의 경제적, 사회적 급부를 획득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이처럼 정보화는 사회통합과 색다른 기회의 제공을 가져올 수 있는 반면 오히려 정보 격차라는 또 다른 소외현상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러한 정보화의 양면성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있는 이들이 바로 장애우이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장애우들은 장애를 극복하고 고용의 기회들이 많아지는 등, 장애우에게 직면한 많은 장벽들을 뛰어넘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한편 정보화사회는 장애우들에게 새로운 기회일 뿐만 아니라 새로운 도전을 창출하고 있다. 만일 장애우들이 정보통신기술의 활용에서 기술과 전문지식을 획득할 수 없다면, 정보화는 장애우에게 정보 불평등이라는 새로운 장애를 추가하여 장애우를 사회적으로 더욱 소외시킬 것이다. 이러한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장애우에게 맞는 정보화 능력배양을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동이 불편한 장애우의 정보 욕구는 큰 반면, 개방을 지향하는 정보화의 입구는 장애우에게는 아직도 높은 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아직도 높은 정보화 문턱, 어떻게 넘어야 하나
정보화시대에 장애우들에게 직면한 주요한 문제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정보화시대의 도래와 함께 일반적으로 정보화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제공되고 있으나 이동이 불편한 장애우가 정보통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은 여전히 미흡하여 정보에 자유로이 접근할 수 있는 능력개발이 제한 받고 있다.
둘째, 장애우의 종류별, 등급별 특성에 맞추어 장애우의 재활·자립을 실질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정보 컨텐츠의 개발 및 보급이 부족하다.
셋째, 정보통신에 관한 기술을 습득한 후에도 장애우는 여전히 고용기회에 있어 제한을 받고 있으며 장애우가 직업재활에 이용할 수 있는 특성화된 정보통신기술도 체계화되어 있지 못하다.
넷째, 장애우가 사용할 만한 알맞은 가격과 좋은 품질의 정보통신 장비가 개발되어 있지 않으며 개발된 기기에 대해서조차도 전반적으로 소득수준이 낮은 장애우가 이용하기엔 가격이 너무 높다.
이상에서 살펴보았듯이 장애우가 정보에 자유로이 접근할 수 있는 여건이 미비한 현 상황에서는 장애우는 정보화의 혜택을 누리기보다는 정보격차로 인해 정보 소외계층이 될 가능성이 있으며, 궁극적으로 사회 동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 추진하는 장애우 정보화의 기본적인 지향점은 장애우에 대한 정보통신기술 활용 능력을 제고시켜 장애우가 정보에 자유로이 접근하고 활용하여 정보화 시대에 장애우의 자립 도모와 사회 통합을 추구하며, 나아가 장애우의 권익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목적을 가지고 지금까지 정부는 다음과 같은 시책들을 통하여 장애우의 정보화를 위한 노력을 해 왔다.
첫째는 장애우재활에 도움이 되는 재활정보 제공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였다.
대표적으로 ’94년도부터 한국장애우재활협회에 예산지원을 통해 「재활정보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여기서는 장애우를 위한 재활전문정보, 취업상담·직업훈련 등 cyber서비스 및 장애우들간의 교류·협력사업, 전자상거래, 정보화교육 지원사업, 중고컴퓨터 보급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99년 하반기부터 장애우생활시설 정보화를 추진하여 시설별 펜티엄급 PC 보급 및 업무표준화 S/W 개발을 통해 서비스 및 행정지원 정보화시스템을 구축하여 2000년도 완료하였으며, 2000년 11월 부터 직업재활시설 140개 시설에 대해 정보화 기반을 구축 중이다.
둘째로는 장애우들이 정보화의 혜택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장애우용 특수 기기를 개발, 보급하였다.
구체적으로 보면, ’99년 12월부터 2000년 말까지 시각장애우용 화면 읽기 프로그램(드림보이스)을 개발하여 현재까지 약 3,347명의 시각장애우에게 무료로 보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한글 Windows98형 운영체제에서 작동되는 프로그램들의 화면 출력 내용 중 사용자가 확인하고자 하는 부분을 마우스의 사용 없이 자판의 조작만으로 음성이 출력되는 방식으로서 현재도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있다.
셋째는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장애우가 소외되지 않도록 정보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는 장애우복지관 등에 정보화교육장을 설치하여 각종 정보활용기술에 대한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장애의 유형, 연령 등에 제약 없이 누구나 편리하고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나아가 장애우의 취업 촉진 및 사회참여 확대를 목적으로 한다.
기존에도 정보통신부 주관의 장애우정보화사업(‘99년부터 42개 장애우관련 단체·시설에 장비 및 운영비 지원)이 있었으나, 2001년도부터는 보건복지부 주관으로 47개 장애우복지관에 정보화 교육장을 구축하여 재가장애우 12,000명을 대상으로 정보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01년도에는 총 16억원을 지원하였다.
전체 장애우의 96.5%를 차지하는 재가장애우 위주로 컴퓨터 기초부터 직업재활과 연계될 수 있는 고급과정까지 운영하되, 올해는 교육실시 첫 해라 기초과정을 중심으로 하고, 연차적으로 고급과정을 차츰 확대할 계획이다.
넷째는 장애우복지법 개정(’99)을 통하여 장애우가 자유로이 방송을 청취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였다.
우선, 청각장애우를 위한 TV자막방송 및 수화통역방송을 실시하였는데 현재 4개 지상파 방송사의 자막방송 평균비율이 17%로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 미미한 실정이지만 꾸준히 확대하고 있고, 청각장애우가 자막방송을 원활히 청취할 수 있도록 TV자막방송 수신기를 무료로 보급하고 있다.(’99년부터 8,630여대)
뿐만 아니라, 2001. 4월부터 시각장애우가 TV화면의 내용을 음성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화면해설 서비스를 MBC(드라마 ‘전원일기’)에서 시범적으로 실시 중이다.
이상의 다양한 시책들을 통하여 장애우가 정보화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장애우 정보화는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으며, 정부는 일반 사회의 정보화 수준보다 더욱 빨리 장애우 정보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도전을 받고 있다. 이러한 도전에 직면하여 정부는 다음과 같은 방향과 계획을 가지고 장애우 정보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선, 재가장애우가 그 지역의 어디서나, 언제라도 정보화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장을 연차적으로 늘려 나갈 계획이다. 장애우에 대한 정보화교육은 장애우가 가장 접근하기 쉬운 장소인 장애우복지관 중심으로 확대하고 나아가 이동이 불편한 재가장애우를 위해 순회 서비스를 제공하며 원격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수요자 중심의 지역사회 재활프로그램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이러한 정보화교육을 받고, 교육받은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선 장애우를 위한 특수 정보통신기기가 필수적이다. 현재는 시각장애우를 위한 소프트웨어 정도만 있는 실정이지만, 시각장애우가 보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고, 지체장애우가 손을 쓰지 않고도 이용할 수 있는 컴퓨터 기기를 개발하고 보급할 필요가 있다. 내년부터는 장애우를 위한 정보통신기기 및 기술을 개발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 할 예정이다.
나아가 장기적으로는 장애우가 재활·자립하는데 도움이 되는 재활정보를 종합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창구를 마련하여야 한다. 장애우의 자립을 위해서 장애우와 그 가족이 필요로 하는 것은 직접적인 서비스이기도 하지만 서비스 및 정부의 시책에 대한 정보를 통해 장애우 스스로 자립의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수단이 절실하다. 현재도 재활정보센터가 운영되고 있지만 시설간 재활정보 및 정부의 시책에 대한 체계적인 정보제공 창구가 없기 때문에 재활정보 획득에 있어 비효율성이 존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시설간 정보제공 창구의 일원화를 장기적으로 고려하고자 한다.
산업화시대의 눈부신 과학기술 발달이 빈부격차와 인간소외 현상을 낳았던 것처럼 화려하고 윤택한 정보화사회의 이면에는 심각한 정보소외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많은 장애우들은 신체적 장애나 저소득으로 인하여 정보소외계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다양한 노력들이 실질적으로 효과를 발휘한다면 정보화는 장애우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계기가 되고, 나아가 신체적 장애가 더 이상 장애가 되지 않는 사회가 오리라 생각된다.
이러한 사회는 정부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장애우가 정보에 접근하고 활용함으로써 사회의 떳떳한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장애우를 ‘장애우’으로 보는 사회의 잘못된 시선부터 고쳐져야 한다. 장애우를 피해야 할 대상이나 도와주어야 할 수혜자로 보기보다는 수요자·소비자인 권리의 주체로 대할 때 진정한 사회통합의 의미가 살아날 것이다.
장애우 정보화는 장애우 스스로 정보를 획득하고 활용함으로써 사회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조성한다는 점에서 진정한 사회통합을 실현하는 소중한 디딤돌이며, 이것은 장애우와 비장애우, 그리고 정부가 함께 만들어야 하는 공동 작품이어야 한다.
글 김원길 보건복지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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