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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음공간]나의 취업 도전기

아름다운 삶을 만들어 가기 위하여…

본문

우리들의 삶을 더욱 아름답고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서는 참 많은 것들이 필요할 것이다.  힘들고 지칠 때마다 바라볼 수 있는 꿈‥ 마음껏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직업‥ 슬픔과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의 우정‥ 우리들의 마음을 더욱 따뜻하게 만드는 사랑‥ 우리들에게 너무 소중하게 다가오는 것들이다.

하지만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절실한 만큼 다가가기 힘든 것이기도 하다. 특히 자신의 꿈과 열정을 쏟을 수 있는 터전을 만드는 일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하는 벽이 되는 것 같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는 나의 마음 속에도 그 벽은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지금 나는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있다.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웃음으로 가득한 사회를 만드는 데에 나의 작은 힘이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꿈을 가지고 조금씩 달려가고 있다.

처음 사회복지를 공부할 때에는 ‘그저 따뜻한 마음과 열정만 있으면 될 거라고, 어느 곳보다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학문이고 길이기에 이 길을 걷는데 있어 나의 장애 따윈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는 어리석은(?)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조금씩 배우고 경험을 하면서 나의 장애는 나의 꿈을 이루기 위해 넘어야 하는 또 다른 고개가 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1학년 새내기가 끝나고 졸업반이 되어 취업 걱정에 첫 발을 내딛었을 때 주위에서 언니 오빠들이 해 주었던 말이 기억난다. 전문대를 다니는 나에겐 2학년이 졸업반이었고 언니 오빠들은 이력서 10번 내면 1번 면접 보러 오라는 전화가 올 거라고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만큼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직업을 갖기란 어려운 일이라고, 더구나 전문대를 졸업하는 나에겐 더욱 힘겨울 거라고 말이다. 그 말을 들으면서 소심한 난 겁도 많이 먹었었지만, 노력하는 자에겐 꼭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그만한 노력 없이는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정말 여름방학의 반이 지난 지금까지 이력서를 10곳 정도 낸 것 같다. 그리고 면접을 보러 오라는 전화는 1번 더 추가되어 2번이었다. 하지만 2번 모두 나에겐 아픈 기억이 되었다.

 

처음으로 전화가 온 곳은 정신지체장애아동 주간보호센터였는데 전화를 받았더니 언어장애가 있는 내 목소리를 듣고 목소리가 원래 그러냐며,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면접을 취소했다. 이력서를 낼 때마다 그냥 면접만이라도 볼 수 있는 기회가 오길 간절히 바랬던 나였기에 처음으로 걸려온 전화에 대한 섭섭하고 아쉬운 마음은 더 컸고 장애우들과 함께 하는 곳에서 단지 목소리만으로 무언가를 판단하는 모습을 보면서 화가 나기도 했지만 혼자만의 아픔으로 기억되어야 할 뿐이었다.

 

두 번째로 전화가 온 곳은 복지관 내에 있는 방과후교실이었는데, 그 곳에서는 관장님께서 한번 경험해 보고 결정하라는 따뜻한 배려로 굳어있던 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녹여주었다. 하지만 그 곳에서 나는 겉으론 멀쩡해 보이지만 아이들 밥도 제대로 먹이지 못하고 신변처리도 제대로 해 주지 못하며 아이를 제대로 안아주지도 못하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고 나의 장애를 더욱 절실하게 느끼게 되었다. 어렵게 찾아온 기회였지만 너무도 부족한 나를 발견하였기에 그 기회를 잡기가 두려웠고, 단 일주일만에 난 그 일을 포기하며 아파오는 마음을 “아직은 내가 어리고 능력이 부족한거라고,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위로하며 달래기도 했다.

 

이렇게 조금씩 부딪혀 가고 깨어지면서 부족한 나의 모습만큼 장애우들과 함께 일을 하고 싶지만 ‘일’이라는 한 글자가 가져다 주는 냉정함과 정확함 때문에 장애우들보다는 비장애우들을 뽑게 되고, 조금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멀리하게 되는 비장애우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고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나를 발견하기도 하고, “그래, 어쩔 수 없는 거야” 하며 약해지는 나의 모습에 화가 나기도 하였다. 그리고 지금 조금 지쳐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여 마음이 무거워진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한다면 내가 설 자리는 그 어디에도 없다는 걸 알기에, 지금보다 더 많이 힘들어진다는 걸 알기에, 이 글을 쓰면서 주저 앉아있는 나를 다시 일으켜 보려 한다. 아직은 우리 사회가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열악한 환경이기에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힘들지만, 조금이나마 공부하고 부딪혀지면서 발견할 수 있었던 우리 사회 속에 열려진 가능성과 따뜻함을 그들에게 전해주고 싶다. 그리고 이 가능성과 따뜻함은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긍정적인 생각과 당당함, 비장애우들의 장애를 바라보는 올바른 인식과 그들과 함께 하려는 마음으로 더 많이 열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 사회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으며, 우리들의 꿈도 조금씩 자라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글 /목미정

(대구미래대학 사회복지학과 2학년·함께걸음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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