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을 닫으며] 사회통합 가능성을 보여준 안내견 어린이 캠프
본문
현재 우리나라에는 서른 두 마리의 안내견들이 시각장애우의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안내견은 시각장애우의 독립적인 보행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할뿐 아니라 시민들의 다양한 자원봉사 활동을 유도하고 시각장애우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선입관을 개선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안내견 기증 사업을 벌이고 있는 삼성안내견학교는 지난해 10월 흰지팡이의 날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안내견 탄실이 독후감 응모 행사를 가졌다. 안내견 탄실이는 평소 장애우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유도하는 창작동화들을 집필을 해 온 작가 고정욱 씨가 안내견과 시각장애를 가진 어린이를 소재로 한 동화이며 지난해 초 발간되어 동화로선 경이적인 판매부수를 기록하며 현재도 베스트셀러로서 어린이들에게 널리 읽히고 있다.
독후감 응모 행사에는 시각장애 어린이 8명을 비롯하여 총 50여명의 어린이들이 전국 각지에서 참가하였고 독후감 낭독 및 시상식, 안내견 체험, 시각장애 체험, 레크리에이션 등의 프로그램으로 1박 2일 동안 진행되었다. 처음에는 장애 아동과 비장애 아동이 잘 어울릴 수 있을까라는 우려를 했지만 참가 어린이들은 주최측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시각장애 어린이와 정안인 어린이들은 너무도 빠른 시간에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도와주면서 친해졌고 이런 어린이들의 모습들은 그야말로 놀라우면서도 감동적이었다. 말로써 하는 백 마디의 교육보다 몇 시간의 어울림이 신체 장애와 장애우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가져온다는 체험은 본 행사의 소중한 성과였다.
이러한 모습에서 나는 통합교육의 필요성과 실마리를 읽을 수 있었다.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장애 어린이와 비장애 어린이들이 같은 학교 같은 학급에서 교육하는 통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물론 장애 어린이의 경우 통합교육 이전에 특수학교 과정을 거치는 경우도 있으며 장애 어린이가 수학하는 일반학교 역시 특수교육을 전공한 교사가 자료실을 운영하며 장애 어린이들을 측면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통합교육은 신체 장애를 가진 어린이가 성장기부터 비장애 어린이들과 똑같이 생활함으로써 신체 장애가 야기할 수 있는 사회적 격리를 일찍부터 방지하는 성공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
자신의 주거지 근처에 장애 어린이를 위한 특수 학교가 생긴다고 하면 집단행동까지 불사하며 반대하는 우리 어른들의 모습을 돌이켜 보면 부끄럽기 그지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하지만 지난 캠프에서 우리 어린이들이 보여 준 모습은 희망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이제 우리나라의 장애우 복지나 서비스도 일부 경제적인 혜택을 주고 특정 직업 위주로 자활하는 단계를 뛰어 넘어서야 한다. 장애 어린이들도 어려서부터 많은 사회 관계를 가지며 자신의 능력과 소질을 개발할 충분한 기회를 가져야 하는 것이다. 만약 장애우는 비장애우와 원래부터 다른 사람들이라는 인식이 있다면 그것은 장애우는 단지 다른 여건으로 인해 다소간의 특별한 요구사항을 가지고 있다는 인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안내견 탄실이 독후감 행사는 어린이들이 어른들을 깨우치는 흐뭇한 자리였다.
글 : 이동훈 삼성안내견학교 운영과장
시각장애인보행훈련사
안내견보행훈련사
Copyright by 함께걸음(http://news.cowalk.or.kr)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