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에게 베풀면 오히려 돈이 생기고 없던 일도 생기는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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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공덕동 낡은 주택가에 들어선 새 아파트단지 그 후문 쪽 벽돌 슬래브 2층집 "주상회" 가면 공짜아저씨를 만날 수 있다. "공짜는 싫어유"라고 정색을 하는 김상경 씨는 60의 나이가 믿겨지지 않을 만큼 순박한 웃음을 지니고 있었다. 간첩 빼놓고는 모든 국민들이 알아보는 CF 스타지만 매일 새벽 네 시면 청량리 청과물 시장으로 과일을 사러 나가고 어려운 이웃 챙기기도 잊지 않는다. 영하 17도의 매서운 날씨였지만 김상경 씨와 나눈 대화는 훈훈했다.
-김상경 선생님을 뵈러 온 것은 여러 의미가 있습니다만 가장 친근한 이웃으로서 사람들에게 알려졌고 어려운 시기에 어려운 이웃과 나누는 생활의 모습을 소개하자는 의미도 있습니다. 요즘 스타가 되셔서 달라진 것이 많을 듯합니다.
20년 과일 가게를 문닫게 되면서 엑스트라 시작
"전 달라진 것이 없어요. 그 동안 살기가 참 바빴습니다. 시골 (공주)에 줄곧 농사만 지었는데 비젼이 없어서 지금 아내와 결혼하면서 서울에 올라온 것이 1969년이었습니다. 29살 때였죠. 단돈 6만5천원을 들고 상경했는데 처음에는 마땅히 할 것도 없고 해서 일단 5만원으로 방 하나를 얻고 5천원으로 리어카 한 대를 샀습니다. 그 때가 정월이라 리어카로 풀빵장사를 시작했는데 봄, 여름에는 장사가 안돼요. 그래서 여름에는 과일 장사라던가, 배추, 아이스크림 그런 걸 했죠. 그렇게 2, 3년은 풀빵을 팔고 과일도 몇 년을 하다가 공덕동 버스 정류소 앞에 과일 가게를 차렸습니다. 이렇게 20년을 과일 가게만 했는데 동네가 재개발되면서 장사를 그만 뒀습니다. 왜냐면 단골을 다 잃어버리고 나니 장사가 안되는 거예요. 그때쯤 그러니까 97년부터 엑스트라를 시작했어요."
-본래 연예계와 관련이 있으셨나요?
"관심이나 줄 같은 건 없었어요. 아는 친구를 몇 년만에 만났는데 엑스트라를 권유하더군요. 과일 장사도 못하게 돼 벌이가 없으니까 벌어야 하잖아요. 처음에 나간 게 용의 눈물 엑스트라였는데 스님 역을 맡았습니다. 그렇게 엑스트라를 하다가 CF 감독 눈에 띄어 오디션을 보고 캐스팅돼서 광고에 출연했습니다. 의료보험 공익광고에 농어민 대표로 출연하면서 조금 얼굴이 알려지기 시작하더라고요. 그 다음에 우루사 광고를 찍었고 잘 아시다시피 016광고가 히트를 치면서 모든 국민 여러분께 알려지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요즘은 고정으로 MBC "코미디닷컴", KBS "생방송 오늘" 리포터에 나가고, 행복찾기에도 나가고 있습니다."
-텔레비전에도 자주 출연하시는데 장사에는 도움이 되십니까?
"전보다 조금 낫겠지만 큰 차이는 없어요. 보시다시피 동네 안이라 가게가 그렇게 잘 되지는 않아요. 뭐 도로변이라면 음식점이라도 차리겠지만 그렇지 못하는 걸요. 사람들이 많이 알아보기야 알아보죠. 재작년 11월부터 장사를 다시 시작했는데 장사하기 전 2, 3년간은 엑스트라만 했습니다. 여기에도 본래 도로가 없었는데 아파트가 생기니까 도로가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장사를 재개했어요."
-엑스트라만으로 생활이 다 됐나요.
"아내가 파출부로 나가 3년 벌고, 둘이 나가서 각자 벌었지요. 엑스트라는 벌이가 얼마 안돼요. 하루종일 나가서 3만원 정도니까."
-자제 분들은 출가를 했습니까?
"큰딸은 출가시키고, 둘째는 직장 나가고, 막내아들은 아직 공부를 합니다."
-생활은 여전히 어려우시고요?
"그렇지요. 전보다는 좋아졌어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어요. 어떤 사람들은 쉽게 말하죠. 방송으로 떴으니까 과일 가게 그만 두고 매니저 두고 자동차 굴리고 하라고. 절대 그렇게 안 하려고 해요. 그러다 보면 검소하지 못하게 되는 일이 생기거든. 나는 낭비 같은 거 절대 하지 않아요. 내가 할 수 있는 데까지 하고 또 그러다가 돈이라도 벌게되면 남에게도 베풀고 그러는 거지. 저는 뭐 한다하는 탤런트들처럼 몇 억, 몇 천만 원 그렇게 받지 못해요. 몇 십만 원, 몇 백만 원 정도지. 그렇다고 욕심도 없어요. 봄에 꽃이 피면 가을에 낙엽이 지는 것처럼 정상에 오르면 내려오는 법이에요. 만족하고, 계속 일 주어지면 하다가 때가 지나가면 그것에 만족하고 사는 거지.
-흔히들 몇 천, 몇 억 벌었다고 쉽게들 생각하잖아요."
"에이(김상경 씨는 정색을 했다.) 그렇지 않아요. 얼마 전에는 전화번호가 한 번 나갔는데 여기저기서 전화가 걸려 오더라고. 사실 마음이 여려 도와주고 싶지만 형편이 안되잖아요. 맘만 있다 뿐이지."
스타가 되었어도 매일 새벽 네 시에 과일 사러 시장에 나가
-사람이란 게 이름이 알려지고 얼굴이 알려지면 갑자기 스타가 된 듯한 마음에 좀 변하는 게 일반적인데요. 난 그러지 않겠다 변치 않겠다, 라고 다짐한 계기가 있습니까?
"마음이나 생활이나 다 전과 같고 행동도 같아요. 물론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남들이 다 알아보니까 불편하긴 합니다. 그래도 제 멘트를 좋아하고, 세 살 먹은 어린아이서부터 어른까지 사인을 해달라고 하거나 하면 마음은 참 기쁩니다."
-스타가 되시니 품위도 지켜야겠고 남의 시선도 많이 의식될 것 같습니다.
"벼는 익으면 고개를 숙인다 했듯이 실수할까봐 조심하게 되죠. 사람들 만나면 항상 마음에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요. 어머님은 세 살 때 돌아가셨고 아버님은 돌아가신 지 한 30년 가까이 되셔서 부모교육도 그다지 받지 못했고 고등교육도 받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바를 정, 마음 심, 정심을 항상 마음에 새기고 살아왔습니다. 세상 일이란 것은 마음에 있어요. 10억 가진 사람도 만족할 줄 모르면 불행한 것이고 많은 돈이 없어도 이만하면 행복하다 이렇게 생각하면 부자가 따로 없는 것이에요. 항상 만족을 느끼고 살면 되는 것이지 나는 그렇게 살고 있어요.
▲김상경씨 |
비록 방송일을 하고 있지만 지금도 처음처럼 매일 새벽 네 시에 청량리 시장에 나갑니다. 오늘도 새벽에 일어나서 과일 사러 시장에 나갔다 왔어요. 아무리 추워도 거르는 법이 없어요.(인터뷰하던 날은 사상 최고의 혹한이 불어닥친 날이었다.)
생물이란 것은 겨울에는 하루, 이틀 가지만 봄, 가을에는 하루만 놔둬도 상하기 때문에 신선도를 유지하려면 매일 나가야 해요. 일찍 일어난 새가 모이를 주어먹듯이 남보다 더 일찍 일어나야 신선하고 좋은 과일을 구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아침 늦게 전화해도 갖다 주기는 하지. 그런데 게으르면 행운도 잠들어 버린다고 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데까지 열심히 하고 그렇게 하면 몸에도 좋고."
-우리 연구소에 장애우문화센터가 있는데 함께걸음에 문화센터 광고를 넣으면서 저희도 "세상에 공짜가 어딨어"라는 선생님의 문구를 좀 빌었습니다. 누가 선생님께서 정말 공짜를 좋아하는지 물어봐 달라고 하던데 정말 공짜를 좋아하십니까.
"정당한 게 좋지요. 난 공짜 좋아하지 않습니다. 방송 때문에 나가 보면 어려운 사람 많아요. 행복찾기에서 며칠 전에 한 소년 소녀 가장 집에 찾아갔는데 밥을 못 먹어서 부황날 정도라 교회에서 걷어다 먹이더라구요. 하루아침에 룸살롱에서 몇 백이나 쓰는 사람들이 몇 천 원, 몇 만 원 때문에 병원도 못 가는 사람을 위해 쓰면 얼마나 좋습니까."
남 돕는 일 신문, 방송에 소개하는 것 부담스러워.
-"방송하러 갔다가 도리어 후원도 하고 그러시는군요.
예식장에 가면 부조금을 안낼 수 없듯이 돈을 떠나서 마음이죠. 재벌들도 많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은 근검 절약해도 윤택하지 못해요. 그래도 성심성의껏 인정에 약해서 쌀 말거리라도 주고 올 때가 많아요. 그런데 알려지는 것이 달갑지는 않습니다. 그냥 어려운 이웃을 위해 조금이나마 십시일반 돕는 정도거든요. 사실 우리 친척들도 어렵게 살아요. 그런데 신문에 자꾸 나가면 집안 사람은 안 도와주고 꿔달라고 해도 거절하면서 다른 사람은 도와주느냐 이런 맘이 생길 수 있는 거예요. 그래서 성의표시 정도로 후원했다고 하면 상관없는데 얼마를 했다고 금액을 밝히지는 않습니다. 마음 같아선 다 도와주고 싶지만 경제력이 미치지를 않잖아요. 내가 방송 나가봐야 얼마를 받겠어요. 그렇다고 사업을 하는 것도 아니고. 좋은 일 한다고 소개되는 게 부담스럽습니다."
-아이엠에프로 사회가 급격히 이중구조화 하는 것을 경험하면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경제가 다시 하락해 아이엠에프 이전으로 돌아갔다고 하잖아요. 텔레비전 볼 시간도 없는데 골프채, 양주 수입이 늘었다는 뉴스를 보고 한심하게 생각했어요. 왜 양주들을 사오는지 이해가 안돼. 우리 술도 좋은 거 많잖아요. 골프채는 또 무슨 필요가 있다고 그것도 지난해보다 늘었다고 하니. 지금 어려운 사람들은 밥도 못 먹을 정도인데 돈 있는 사람들은 저러고 빈부격차가 심해졌다 이거예요. 물론 자기가 번 돈 자기가 쓰는 데 말릴 수야 없지만 자제를 해서 어려운 사람을 도와야죠. 자기 돈이라고 맘대로 쓸게 아니라. 다 사회에서 생긴 돈 아닙니까. 많은 사람들이 사회 환원을 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아이엠에프가 온 것도 사람들이 다 낭비를 해서 그렇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자각심을 가져야 해요."
밍크 코트가 뭡니까? 얇게 입어도 세상은 따뜻하답니다.
-돈은 어떻게 쓰는 게 잘 쓰는 것이라 생각하십니까?
"SBS에서는 돈 쓰는 방법, EBS에서는 공짜 아저씨의 세상보기라는 프로그램을 녹화했었는데, SBS의 돈 쓰는 방법은 제 생각에 너무나 딱 맞아 떨어져서 즐거웠고, 공짜 아저씨의 세상보기는 밤 12시까지 녹화했지만 참 즐겁게 일을 했어요. 그렇게 방송 갔다와서도 새벽 네 시에 나가는데도 피곤할 줄 모르겠더라고요.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을 하면 스트레스가 쌓이지만 즐거운 일을 하니까 스트레스가 절대 안 쌓이는 거예요. 돈 잘 쓰는 방법이야 다른 분들이 더 잘 알겠지만 근검절약하고 낭비하지 않는 거죠. 그렇다고 아예 안 쓰면 경제가 안 돌아가니까 꼭 쓸 때는 써가면서 낭비하지 말고 외국 나가서 무분별하게 쇼핑하지 말고. 가진 자들이 더 많이 반성해야 합니다.
이중장부다 세금포탈이라 해서 부정축재한 돈으로 1억짜리 밍크코트나 사 입고 그게 뭡니까? 얇게 입어도 세상은 따뜻해요. 그래서 어떤 때는 가죽 모피 코트 입은 사람들 보면 페인트칠이라도 해주고 싶어. 없는 사람은 전세, 사글세 돈도 없어 쫓겨나요. 아버지는 객사하고, 엄마는 가출을 해서 70세 할머니와 살다가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중1, 중3 애 둘이 살고 있는데 두 형제가 찬물로 세차해 주고 한 달에 6만 원을 받더라고. 그런 사람들은 얼마나 고생하느냔 말야. 그런 현장 가서 목격하면 눈물이 나. 그런 아이들은 진짜 맘으로 도와주고 싶어요."
-선생님 말씀을 들어보니 정말 죄 같네요. 아무리 자본주의 사회라지만 죄짓는 사람 너무 많습니다.
"우리처럼 피땀 흘려 번 돈이라면 절대 그렇게 못한다고 생각해요. 새벽 네 시에 나가서 사과 한 짝 팔면 5천 원, 귤 한 짝 팔면 3천 원이 남습니다. 가진 자와 없는 자 간에 격차가 생기다보면 위화감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얼마 전에는 청소년들이 하루라도 부자처럼 살고 싶다고 강도를 저지른 걸 봤어요. 공단 아가씨들이 50만, 70만 원이라도 벌어서 행복을 느끼고 쌀 팔고, 연탄 팔고, 콧노래 불러 가며 재봉틀 하면서 열심히 사는데 강남 어디서는 하룻저녁에도 50만, 100만 원을 쓴다는 얘기를 듣는다면 당연히 환상을 가지지요. 물론 정치인들이야 자기네들 딴에는 정치를 잘한다고 하겠지만 어딘가 잘못된 점이 있지 않나 생각해요."
-일각에서는 유산 1%를 나누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데 선생님께서는 전부터 줄곧 생각하시고 살아오셨지만 과일 같은 것 나눠주고 하면 기분 좋지 않습니까?
"내가 얻어먹는 것보다 늘 남한테 베푸는 것은 기쁜 일이죠. 남한테 하는 건 즐거운 거예요. 좋은 일하면 흐뭇하잖아요. 남의 것을 훔치면 불안하지만 남에게 주면 편한 거예요. 내가 힘들어도 버리면 마음 편하잖아요. 그래야 웃음도 생기고 몸도 건강해지는 거지. 돈은 나쁜 데 쓰면 바닥이 나지만 좋은데 쓰면 오히려 돈이 생기고 없던 일도 생겨요."
-궁금한 게 하나 있었는데 광고 한편, 멘트 하나가 사람들에게 그렇게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 신기합니다. 저희 함께걸음에도 이웃집 아저씨 같고 소박해서 한 번 소개했으면 좋겠다는 독자 엽서가 왔습니다. 선생님 멘트 하나가 드라마 한편보다 더 파급효과가 큰 거 같은데 인기의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외모 콤플렉스 몰러, 마음이 첫째여.
"유치원 다니는 아이들까지도 "공짜가 좋아", "나도 몰라", "아버지 나 누구예요" 하며 좋아들 해요. 방송국에서 집으로 택시를 타고 오는데 기사 분들이 하는 말이 아저씨는 이웃집 아저씨 같아서 부담스럽지 않다고 해요. 나도 방송국 다니면서 다른 사람 못지 않게 연기하거든요.
그런데도 탤런트들은 말도 잘 안하고 목에 힘이나 주고 말붙이기도 힘드는데 저는 기사분들하고 이야기도 잘 나누고 하니까 좋다고 해요. 애들도 저를 좋아하고 편하게 여기는 데 이게 다 성격 덕이 아닌가 생각해요. 전에는 탤런트 하면 외모가 잘난 사람들만 썼지만 이제는 개성을 알아주는 것 같아. 내가 나를 생각해도 못났지만 정신이란 것은 육체를 지배하는 거요. 외모가 잘나고 똑똑해도 술 먹고 개망나니 짓이나 하고 술주정하며 사람이나 때리고 하면 그건 인간의 도당이 아니여. 옛말에 관상이불이심성이요 심성이불이용심이란 말이 있어요, 관상, 얼굴이 잘 났어도 마음만 못하고 마음이 좋아도 씀씀이 즉 행동을 잘해야 해요. 잘생긴 연예인들 사이에 있으면 외모에 콤플렉스 느끼지 않느냐고 그 동안 기자들이 50번도 더 물었을 거예요. 난 콤플렉스 안 느낀다고 말합니다. 아무리 잘났다고 유세를 떨어도 정신만 올바르면 잘사는 것이지요."
-자제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버지에 대해 여러 생각들을 많이 할텐데요.
좋아하지요. 과일장사나 하다가 배우지 못했어도 CF로 인기를 끄니까. 얼마 전에도 일간스포츠가 330만 명에게 인터넷 조사를 했는데 내가 CF 모델 1위가 됐다고 하더라고요.(웃음)
-말씀 들어보니까 생활 속에서 마음을 정리하는 생활을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왜 살아야 하는지 그런 생각을 평소에 많이 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는 어느 날 공짜 행운이 찾아온 게 아니라 준비된 것이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잡지에도 실렸는데 공짜가 그냥 공짜 아니다. 모든 것이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라 준비했고 엑스트라로 나가고 했던 경험이 쌓여서 행운이 온 것이라고 하더군요. 얼마전 장애우가 발가락으로 그림 그리는 것을 보았는데 아무나 못할 거예요. 나만해도 그렇게는 못할 텐데. 저런 정신 신념이면 못할게 없다고 생각해요."
-마음을 똑바로 쓰고 행동도 마음 쓰는 것만큼 해야 도리인데 그것을 잘 못해서 사회가 잘못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회가 잘못 되어서 이민을 가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제일 문제는 무엇일까요?
"높은 사람들 나름대로 정치를 잘하겠지만 우리 맘에는 안 들어요. 매일 싸움들이나 하고, 사리사욕, 이권다툼, 처세 따라 움직이고 몇 천억씩 부정축재들 하고 하는데 그렇게 재산 쌓아놓으면 뭐해, 몇천억 다 쓰고 갈거야? 술 석 잔에 밥 세 그릇이면 되지. 몇 천억씩 그럴 것이 뭐가 있어. 함석헌 선생이 그랬듯이 욕심을 부리면 죄를 부르고 죄는 살인을 부른다고 너무 욕심 내지 않았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장애우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해 주십시오.
"인내심을 갖고 열심히 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고통을 참아 나가면 밝은 빛이 올 것입니다. 몸 성한 사람도 살기 힘든 세상인데 장애우들의 고통이란 이루 말하기 어렵겠죠. 저만해도 시력이 나빠서 불편할 때가 많습니다. 시력이 나빠서 군대를 못 갔습니다. 나도 다가가야 겨우 사람이 보이는데 아는 사람을 봐도 어떤 때는 안보일 때가 있어서 난처할 때가 많아요. 지난번에도 누가 멀리서 인사를 했는데 내가 인사를 안 받더라는 거야. 스타가 되니까 고개가 뻣뻣해졌다 이런 오해를 받을지도 몰라. 사실 나는 먼저라도 인사를 하고 싶은데 눈이 안보여서 그러는 것인데 상대는 오해를 하거든요. 그래서 가슴이 아플 때가 많아요. 그런데 장애우들을 얼마나 고통스럽겠습니까? 그렇더라도 참고 인내하다보면 언젠가는 좋은 일이 생길 거다 이런 말씀을 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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