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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소리] 세계화 시대와 장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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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신자유주의 세계화 시대이다. 신자유주의가 이론적 근거인 세계화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건 우선 자본의 이동이 시간과 공간의 장벽을 이미 뛰어넘었으며, 그로 인해 세계 시장이 하나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세계화 시대에서는 당연히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나라는 도태 당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작금의 언론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정부는 한전 한통 등 국영기업의 민영화를 서두르고 있고, 민간기업에게는 이윤 창출의 극대화를 도모하라며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 사용하고 있다. 한 마디로 지금 우리는 세계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한 경쟁을 벌이는 총성 없는 경제 전쟁 시대를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세계화 시대에서는 늘 경제가 최우선이다. 그래서인지 정부는 시장에서 경쟁해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과 개인이 애국자다 라고 공공연하게 강조하고 있다. 이런 정부의 태도는 얼핏 비정해 보이지만 그 동안 별다른 자원이 없어 오로지 수출로 먹고살아야 했던 우리 현실을 대비해 볼 때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막말로 지금 와서 세계와의 경쟁을 멈추고 옛날로 돌아가 모두가 허리띠 조여 매고 가난하게 살자고 하면 거기에 동의할 국민은 별로 없을 것이다.

 

싫든 좋든 우리는 세계화 시대를 살 수 밖에 없고 혁명이 일어나지 않는 한 무한경쟁과 이윤창출의 극대화를 위해 미친 듯이 달리는 열차를 멈출 수 없다. 현실을 외면하면 모르겠지만 현실을 인정하면 그렇다는 말이다.

 

그러면 세계화 시대에 장애우 현실은 어떤가, 되풀이해 강조하지만 세계화 시대라는 말은 곧 이윤 창출의 극대화와 동의어다. 이윤을 찾아 자본이 이동하고 이윤이 없으면 그 나라가 망하는 말든 가차없이 내치는 게 세계화의 본질인 것이다. 그래서 학자들은 시장에서 이윤을 창출할 가치가 없으면 대상이 자연이든 사람이든 배제되는 게 세계화의 얼굴이라고 말한다. 구체적으로 노인, 장애우,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와 저개발국가 등은 세계화 시대에서 배척 당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등골이 오싹하지만, 장애우들은 세계화를 탓하기 앞서 이런 냉정한 시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 만약 지금처럼 장애우들이 정부가 주는 혜택에 기대에 기대 사는 수동적인 입장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세계화를 떠나서 장애우의 미래는 없다고 단정할 수밖에 없다. 장애우는 곧 동정의 대상이라는, 그래서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저 강고한 인식을 깨지 못한다면 장애우들이 부르짖는 참여와 평등은 도무지 실현 가능한 현실이 아닌 것이다.

 

따라서 우선 근로와 연계된 장애우 복지에는 하루속히 세계화와 경제 마인드가 도입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왜 이런 주장을 하느냐면 지금 장애우 고용과 근로 현실이 투자에 비해 소득은 없는 전형적인 낭비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실예로 현재 국고 지원을 받는 수많은 장애우 자립작업장 중에서 수익과 경쟁력을 갖춘 자립작업장은 눈을 씻고 봐도 찾아볼 수 없다. 고용과 직업훈련 현실은 더 한심하다. 매년 수백억 원의 천문학적인 돈이 투입되고 있지만, 경쟁력을 갖춘, 세계화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장애우를 양성하는 데는 실패하고 있다. 한 마디로 외형은 커졌지만 실속은 전혀 없는 것이 장애우 근로 현실인 것이다.

 

세계화는 분명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면이 더 많다. 그렇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세계화 시대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면 차제에 장애우 근로 현실은 확 바뀌어야 한다.

먼저 많은 돈이 들더라도 단 한군데의 자립작업장이라도 수익과 경쟁력을 갖춘 자립작업장 모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그리고 실효성 없는, 장애우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고용과 직업훈련 정책 시행은 과감히 철폐하고, 새로운,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장애우 고용과 직업훈련 정책 시행을 위해 정부와 장애우 단체들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현재 장애우 근로와 관련된 기관과 개인이 시대에 역행해서 자리보전에만 급급하고 기득권만을 고집하고 있는데, 이런 부조리한 현실에 장애우들이 저항하지 않는다면 장애우는 영원히 세계화 시대에서 배척 당할 수밖에 없다.

지금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장애우들도 시장 참여가 가능하고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인식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화 시대를 핑계 됐지만 이 보다 더 중요한 과제는 아마 없을 것이다.

글/ 함께걸음  
 

 

작성자함께걸음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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