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장애우 6년 투쟁 끝 휠체어의 루스벨트 동상 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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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벨트 대통령 동상을 둘러싸고 공방이 시작된 것은 지난 95년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다섯 번째인 루스벨트 대통령 기념관을 설립하면서부터였다. 기념관 앞 광장에 세워질 루스벨트 동상의 형상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장애우 단체들은 마땅히 휠체어에 앉은 모습이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루스벨트의 유가족들은 생전에 휠체어에 앉은 모습을 공개하지 않았음으로 휠체어를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97년 코트로 휠체어를 가린 듯한 모습으로 앉아 있는 동상이 제막돼 1라운드는 유가족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그러나 전미장애인기구 등 장애우단체와 인권운동가들은 그대로 물러나지 않았다. 그들의 주장은 대공황과 세계 대전을 거치는 동안 휠체어에 앉아 국민을 이끌었던 그를 보여주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었다. 이들의 움직임에 호응해 95년 주식투자가 피터 코플러가 휠체어 동상을 위해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이에 힘을 얻은 전미장애인기구는 동상 조성을 위해 1백6십5만 달러를 모금했다.
마침내 지난 1월 10일 부끄러움을 던져 버리고 의연하게 휠체어에 앉아 있는 루스벨트의 동상이 재임 중의 허식을 벗고 제막되었다. 40여년 전 다이빙 사고로 휠체어를 사용하게 된 전미장애인기구의 회장인 71세 알란 레이히 씨는 루스벨트 동상은 장애우 인권 운동의 상징적인 도약이라고 평가했다.
실물크기로 제작한 이 동상은 휠체어에 앉은 채 워싱턴 기념물을 향해 턱을 들어 응시하고 있는 루스벨트를 형상화하고 있는데 루스벨트 기념관의 거대한 화강암 블록 앞 텅빈 광장에 비해 극히 작고 초라해 보인다. 이에 대해 동상 제작자인 건축가 로렌스 할프린은 친근하고, 인간적이고 고통받고 있는 신체에 깃든 뛰어난 불굴의 정신을 보여 주려 했다고 밝혔다.
이날 제막식에서 퇴임을 앞둔 클린턴 대통령은 내가 오늘날의 장애우 운동에 대해 좋아하는 것은 한 가지이다. 그것은 우리가 안락을 추구하는 것을 넘어서 동정을 벗어나 옳은 것을 위해 운동을 해왔다는 것이다.라고 이날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날 기념식은 장애우 성인, 아동 그리고 가족, 내각 인사들과 의회의원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는데 의식이 거행되는 동안 여러 사람들의 입에서 "그는 휠체어에서 모든 일을 했다" 라는 구호가 반복되었다. 이는 루스벨트에 대한 진정한 추모인 동시에 장애우인권을 위한 재단결을 의미했다.
기념식이 끝난 후 클린턴이 "자유의 상"이라고 명명한 동상 앞에 휠체어를 탄 장애우들과 검은 맹인 안내견을 동반한 시각 장애우들이 최초의 참배를 했다. 이들은 루스벨트 동상 옆에서 사진 포즈를 잡기 위해 여념이 없었고 시각장애우들은 손가락으로 동상의 라인과 굴곡을 쓰다듬으며 루스벨트의 생전의 모습을 느끼려 했다. 루스벨트와 장애우들의 조우로 이 조각물은 워싱턴의 가장 감동적인 기념물로 등장했다.
뼈질환 장애로 휠체어를 사용하는 연방운송행정관리인 45세 미셀 A 윈터 씨는 "나의 역할 모델은 루스벨트였고 나는 그를 항상 생각해왔으며 내 어머니는 FDR은 위대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나라를 이끌었고 휠체어 장애우였다. 너는 어떤 것이든 할 수 있다"고 회상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루스벨트가 장애를 보여주는 것을 꺼려했던 것에 대해 그는 영리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휠체어에 탄 모습을 보여 줌으로써 해서 어떤 표도 잃기를 원치 않았다. 라는 나름대로의 평가를 내렸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장애우들도 장애가 나약함의 상징이었던 그 시대의 표준에 따라 살기를 원한 루즈벨트를 나무라지 않는다는 데 동의를 했다.
미국의 장애우들은 루스벨트가 지금 살아있었다면 대통령에 선출되었을 것인지 자신의 동상을 보았다면 화를 낼 것인지에 대해 궁금증을 갖고 있다.
일본 교통배리어프리법으로 대중교통수단의 접근권 보장
일본에서는 지난해 11월 15월부터 교통배리어프리법이란 것이 시행되고 있다. 본래 명칭이 "고령자, 신체장해자 등 공공교통기관을 이용한 이동원활화 촉진에 관한 법률"인 교통배리어프리법은 간단하게 말해 공공 교통기관의 여객 시설 및 차량 등의 구조 및 설비를 개선하고 여객 시설의 주변에 연속한 이동경로를 형성하는 보도, 역전 광장, 통로 등을 정비함으로써 노인과 장애우들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법이다.
이 법은 그 배경 설명에서 급속한 고령화와 노멀라이제이션(정상화) 이념의 확산으로 고령자, 장애우 등의 자립일상생활 및 사회생활 확보의 중요성이 증대하고 있음에 따라 고령자, 장애우 등이 공공교통기관을 이용할 때 이동의 편리성, 안정성을 촉진하기 위한 목적을 갖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교통배리어프리법은 크게 2가지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그 하나는 도역 등 여객시설 및 차량, 공공교통사업자에 의한 배리어프리화이고 또 하나는 철도역 등의 여객시설을 중심으로 일정 지구에 있어서 시정촌이 작성하는 기본구상(역 등의 여객 시설과 그 주변의 지구를 일체적으로 배리어프리화하기 위한 계획)에 기초해 여객시설, 주변의 도로, 역전광장의 배리어프리화를 중점적.일체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철도역 및 궤도 정류장의 경우 1일 평균 이용자 수 5천 명 이상의 전 철도역 및 궤도정류장은 2010년까지 고저차 5미터 이상의 철도역 및 궤도정류장에 엘리베이터 또는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는 것을 비롯해 단차 해소, 시각장애우 유도블록 정비, 화장실이 있는 경우 장애우용 화장실을 설치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하루 이용자 5천 명 이상인 버스터미널, 여객선 터미널, 항공여객터미널 등도 2010년까지 단차 해소, 유도블록 정비, 장애우화장실 설치 등을 완료해야 한다. 그러나, 신설, 대개량 시에는 이용자수에 관계없이 의무가 부과된다.
교통 수단에 있어서는 철도차량 및 궤도차량은 2010년까지 30%인 약 1만 5천 량의 차량에 있어서 접근권을 보장해야 한다. 버스는 향후 10년에서 15년 사이에 저상버스로 대체해야 한다. 선박과 항공기는 각각 2010년까지 50%인 550척, 40%인 180기의 접근권을 확보해야 한다.
이상의 시설 등 중 기존 시설은 노력의무 시설로 분류하고 있다.
이법의 또 하나의 큰 줄기는 특정 여객 시설을 중심으로 한 일정한 지구를 중점 정비 지구로서 정해 이동원활화와 관련된 각종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중점정비지구는 여객 시설 인근에 고령자, 장애우 등이 자주 이용하는 관공청, 복지시설, 병원, 문화시설 등을 포함하는 지역, 특정 여객 시설을 중심으로 구성하는 도로, 역전 광장, 통로 등의 시설을 포함하는 지역으로서 이런 지역들을 중점적으로 개발한다는 의미이다.
교통배리어프리법은 이동의 원활화를 촉진하기 위해 여러 가지 장치를 두고 있다. 국가 및 지방공공단체는 일반 교통용 시설 또는 공공용 시설의 정비, 토지구획정리사업, 시가지재개발사업 그 외의 시가지 개발사업의 시행 그 외의 필요한 조치를 함께 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공공교통사업자 등은 고령자, 장애우에 대해 공공교통기관을 이용해 이동하기 위해서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적절히 제공하여야 하며 이동원활화를 꾀하기 위해 직원에 대해 필요한 교육 훈련을 하도록 하고 있다.
일본에는 편의시설을 규정하는 법으로 배리어프리법외에 하트 빌 법이 있다. 배리어프리법이 교통시설 관련 장애우 편의시설법이라면 하트 빌 법은 공공시설의 편의시설법이다. 일본의 장애우들은 하트 빌법으로 공공시설의 접근권을 보장받고 있고 개호보험의 시행으로 유료헬퍼가 활성화되어 외출시 신체적 도움을 수월하게 받을 수 있게 된 데 이어 교통배리어프리법 시행으로 교통시설의 접근권을 보장받게 되어 이동에 관한 삼박자가 갖춰진 셈이다. 일본은 위의 세 가지 제도의 정비에 있어서 여타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뒤늦은 편이다. 교통배리어프리법 제정의 배경에는 미국장애인법 (ADA)에 자극받은 선진국으로서의 자존심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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