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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소리] 장애우 삶의 질 향상과 문화권 확보와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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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우를 위한 사회적 관심이 과거 보다 크게 늘고 있으며 정부도 각종 정책을 통해 장애우들의 삶의 여건을 크게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우들의 삶을 둘러싼 전반적인 상황이 눈에 띄게 변한 것은 없다. 원활한 통행을 위한 장애물은 아직도 곳곳에 널려 있으며 물질적 삶을 위한 경제적 여건 역시 개선해야 할 무수한 과제들을 안고 있다. 사실 오늘날 우리 나라에서 장애우들의 삶의 여건이 워낙 열악하기 때문에 일차적인 관심과 과제가 경제적인 삶을 개선시키려는 노력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물론 이러한 관심은 비장애우들의 경우에도 크게 다르지 않으며, 그러한 노력이  무의미한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우리 인간의  삶을 둘러싼 여건이 크게 변하고 있는 문명사적 전환점을 맞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문화의 세기가 도래하고 있다는 주장은 그래서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주장의 핵심은 문화가 과거 여가생활의 대상 정도로만  여겼던, 그래서 시간과 경제적 여유가 있으면 즐기는 대상이었던 것에서  경제를 비롯한 우리 삶의 영역을  좌우하는 본질적인 영역이 되어가고 있다는 데에 있다. 그 예로 산업에서 문화의 역할과 중요성이 전례없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들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문화산업이 발전하려면 국민 전반의 문화감성이 증진되어야 하며  그를 위해서는 수준 높은 문화물에 대한 접근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즉 국민의 문화생활 향상없이 문화산업의 발전은 가능하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국민들의  문화권에 대한 강조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문명사적 변화에 장애우들도 동참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장애우들의 현실적인 삶의 여건, 특히 경제적 여건이 열악하다고 해서 문화적 삶에 대한 욕구를 유보해야 한다는 주장은 문화의 세기가 도래한다는 의미를 간과하는 것이다. 흔히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문화생활도 경제적인 여건이 마련된 후에 가능하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그런 이유에서 장애우들의 열악한 문화생활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며 일부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고는 자칫 장애우들 역시 비장애우과 똑같은 문화적 욕구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사회적으로 왜곡시킬 수 있다. 많은 사례들이 장애우들도  여건만 마련되면 사회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데 비장애우와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문화영역 역시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오늘날 공공영역과 민간영역에서는 문화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국민의 전반적인  문화수용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문화서비스 제고에 앞장 서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우들의 문화생활 향상을 위한 변변한 정책방안을 제시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왜 그런가? 이것은 아직도 장애우의 문제는 경제적 혹은 물질적 복지만 증진되면 된다는 구시대적 사고에 사로잡혀 있음을 보여주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러면 이러한 현실을 어떻게 개선시킬 것인가? 이 문제에 대한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장애우들 자신이 먼저 적극적인 행동을 취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장애우들 스스로 이러한 범세계적 변화를 인지하여 문화적 권리에 대한 요구를 강력히 하여야 한다. 우리는 이미 장애우들의 강력한 요구가 어떤 결과를 가져 왔으며 어떤 사회적 기여를 했는지를 경험하고 있다. 고압적으로 서 있는 예술의 전당 건물 앞에 만들어진 횡단보도가 장애우들의 끊임없는 요구없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그리고 그 결과 장애우만이 아니라 비장애우들이 얼마나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는가?

글/ 정갑영 (한국문화정책개발원 연구위원)

작성자정갑연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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