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글] 장애우와 함께 새 천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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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 세기를 보내고 새 천년을 맞았습니다.
새 천년을 맞아 우리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새로운 꿈과 희망을 가져봅니다.
익히 아는 사실이지만 그 동안 인류문명은 급성장했지만 우리 장애우는 사회에서 가장 소외받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는커녕 문명의 그늘에서 있으나 마나한 존재로 숨어 지내야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연구소가 늘 꿈꾸는 세상은 장애우가 차별을 받지 않고 비장애우와 함께 사는, 그런 참 좋은 세상입니다. 우리 연구소는 그 꿈과 희망을 이루기 위해 그동안 불의에 저항해 열심히 싸웠고 그 결과 하나하나 꿈을 현실로 만들어왔다고 자부합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꿈과 희망이 모두 실현된 것은 아니기에 새 천년에도 우리는 변함없이 똑같은 꿈과 희망을 가져봅니다. 새 천년에도 우리는 변함없이 장애우와 비장애우가 더불어 살아가는 참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돌이켜 보면 우리 연구소는 지난 13년 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그리고 연구소가 주안점을 두고 해온 사업은 사회와 국가가 장애우에 대해 기본적인 책임을 질 것을 요구하면서 장애우 관련법을 개정한다든지 새로운 법을 제정하는 운동이었습니다. 장애우들의 참여 속에서 함께 펼친 운동 덕분에 현재 우리 나라의 장애우 관련법은 선진국에 못지 않은 수준입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현실에서 실제로 대다수 장애우의 삶은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연구소는 앞으로는 이상적이고 형식적인 정책보다는 장애우가 생활에서 변화와 효과를 느낄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 시행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입니다.
연구소는 각종 장애관련 법 제도의 실행 프로그램에 연구의 초점을 맞추기 위해 산하 각종 전문위원회의 구성과 활동을 장애우와 현장 전문가가 참여해 구체적인 실행 프로그램을 만들어 가는데 중점을 둘 예정이며,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사업 수행을 위해 새 천년부터 연구소를 인권센터, 직업센터, 가족지원센터, 의료센터, 문화센터와 같은 각종 활동센터로 재구성할 것입니다. 연구소가 이와 같이 센터화를 서두르는 것은 회원참여가 가능한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지역사회 중심의 활동을 위해서도 센터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또 연구소는 전문가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위원회 활동도 강화해 전문성을 확보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문성 확보는 장애우가 실제적으로 효과를 느낄 수 있는 법 제도를 만드는데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물론 아직도 정비해야 할 장애 관련 법 제도가 여전히 산적해 있습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이 문제 해결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밖에도 우리 연구소는 단순한 장애우 단체로 머물기보다는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책임있는 시민단체로의 자기 정체성을 더욱 확고히 할 것이며, 남다른 책임감으로 여러 장애우단체와 시민단체들과 뜻을 같이하는 연대사업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우려되는 것은 기대와는 달리 변화의 속도가 더욱 빨라질 새 천년에 장애우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의 소외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시대를 맞아 우리 연구소는 소외가 사라진 세상, 정의가 강같이 흐르는 모두가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변함없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아무쪼록 새 천년이 희망찬 세기가 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이 땅 모든 사람들이 장애우와 함께 새로운 천년을 열어가겠다는 결심을 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새 천년에도 우리 연구소가 장애우 문제를 해결하는데 앞장 서서 일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격려와 참여를 기대합니다.
김활용(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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