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한마디] 장애우 접근 위해 방송환경 변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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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으로 방송에 있어서 공익은 불특정 다수에 대한 이익이라고 말 할 수 있다. 하지만 방송에 있어서 "다수"에 대한 관점을 "소수"와 상대되는 개념으로 왜곡되게 이해했기 때문에 장애우들은 방송에서도 불이익을 받아 왔다. 보지 못한다는 이유로, 듣지 못한다는 이유로, 지적 능력이 발달되지 못했다는 이유로, 이동에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로 방송에도 접근하는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다가오는 21세기를 지식·정보의 시대라고 한다. 이 새로운 세상을 이끌어 가고 만들어 나갈 환경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최근에 급변하는 방송환경도 21세기의 문을 여는 큰 물줄기임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방송환경의 변화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변화 가운데 첫째로 꼽을 수 있는 것은 방송의 디지털화와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다.
디지털 신호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아날로그 신호 형태와는 근본적으로 달라서 빛의 속도로 이동하면서 정보 전달이 가능하고, 반복해서 사용해도 질이 떨어지지 않으며, 정보를 원하는 대로 변형시킬 수 있고, 보내는 자와 받는 자간의 양방향 소통이 자유롭다.
현재 이러한 장점을 방송에서도 그대로 접목시키고 있어 앞으로 방송이 디지털화되면 통신과의 융합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다.
그러면 방송을 보면서 원하는 모든 정보를 얻을 수도 있고, 통신망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리모콘의 조작을 통해서 드라마의 대본이나 배우들의 경력도 조회할 수 있다. 또한 증권등 다양한 정보와 홈쇼핑, 인터넷까지 TV를 보면서 동시에 할 수 있다.
두 번째 큰 변화는 시민의 방송 참여권 향상이다. 방송과 통신의 융합을 바탕으로 하는 방송의 디지털화, 양방향 접근이 가능한 방송, 케이블TV와 위성방송 급격한 채널의 증가, 시청자 채널의 실시와 시민방송에 대한 의식 향상은 방송이 방송인만의 전유물이라는 낡은 사고를 여지없이 깨뜨려 버릴 것이다. 정치적인 도구로 몸살을 앓았던 우리 나라의 방송도 21세기를 목전에 둔 지금 새롭게 태어나기 위한 몸부림을 하고 있다.
기존의 방송법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을 통하여 다가오는 시대에 걸맞게 통합 형태의 방송법으로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방송환경의 변화에서도 장애우들의 방송접근에 대한 부분이 외면되고 있어 오히려 "정보와 방송접근에 취약한" 장애우로 하여금 더 큰 장애를 가중시킬 우려를 안고 있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문제점을 안고 있기는 하지만 1995년부터 실시된 사랑의 소리방송과 올해부터 실시하는 자막방송이 일부 장애우들에게 방송접근의 통로를 열어 놓은 것이다.
또한 한국농아인협회에서 오래 싸운 끝에 새로이 개정되는 방송법에서 장애우들이 방송접근과 관련한 몇 개의 조항 신설을 국회로부터 약속받았고, 최근 들어 장애우단체간에 방송법에서 장애우들의 방송접근권의 확보를 위한 연대모임 움직임이 있어 장애우들의 방송환경에 밝은 전망도 내다보인다.
새 천년을 향한 방송환경의 변화는 장애우들에게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가슴 두근거림보다는 절망으로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산업혁명으로 인한 문명의 발전만큼이나 우리 인류에게 풍요를 자져다 줄 새로운 방송환경의 변화에 장애우들도 적응하고 주류로서 합류하기 위해서는 현재 국회에서 개정이 진행되는 방송법에 대한 관심 뿐만 아니라 방송에 대한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어느 때 보다도 절실히 필요한 시기라고 보여진다.
글/ 김철환 (한국농아인협회 기획홍보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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