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생신날 떡 돌리던 이웃사랑이 다시 피어났으면 > 대학생 기자단


아버지 생신날 떡 돌리던 이웃사랑이 다시 피어났으면

[주제가 있는 이이야기] 올해 내게 이런 일이 생겼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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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누군가 말했던가. 사람은 누구나 옛날의 기억을 잊기도 하고, 좋은 기억으로 남아 추억으로 간직하기도 한다.
 지난 한 해 한국 경제는 최악의 상황으로 추락했고 이에 따라 명퇴니 조퇴니 하는 감원바람에 가장들의 어깨가 한없이 움츠려 들기만 했다. 사회 각계각층에서는 나라를 살리자고 캠페인을 벌이는등 바쁘게 움직였건만 한편에서는 온천이니 쇼핑이니 하면서 해외관광을 즐기는 꼴이 21세기를 눈앞에 둔 우리의 현실이다.
 이런 답답한 현실을 뒤로 하고 98년 새해에는 그 옛날 아름다운 기억들만 채워진 추억을 그려보고 싶다.
 어느 시골 밤거리 둥근 달이 온 동네를 비추고 그 그림자를 따라 동네 아이들은 숨바꼭질 하며 시간 가는줄 모르고 뛰노는 모습, 어른들은 화롯가에 둘러앉아 뉘 집 소가 송아지를 낳았는데 수놈이니 암놈이니 하면서 다름 아닌 언쟁을 벌이는 공경이 정겹기만 하다.
 비록 넉넉하지 않은 살림살이지만 아버지 생신 날 집집마다 자그마한 접시에 시루떡을 담아 돌리던 기억들이 추풍낙엽처럼 가장들이 직장에서 떨려나는 지금 이 순간 더욱 그립기만 하다.
 필리핀이 34년만에 IMF를 졸업하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동안 세계경제대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고 으시대며 자만심에 빠져있던 한국은 지난 12월 3일 치욕적인 IMF간섭하에 들어가 정부조직은 물론 기업들이 감량경영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왜 미리 대비하지 못했을까.
 대선 끝나고 새 대통령을 우리의 아버지로 모시게 된 98년. 걱정이 앞선다. 항상 불황을 핑계로 예산을 삭감하는 곳은 사회복지부문이다. 그러나 사회보장제도가 낙후된 우리나라, 나라가 어수선하고 경제가 어려울 땐 더욱 피 말리고 가슴 a조이는 곳이 사회복지 운영자들과 대상자들이다.
 올해는 새 아버지를 맞았으니 기대도 클 것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그만큼 크다고 하지만 우리는 지난 5년 상식을 벗어난 일들로 실망이 컸기에 새해에는 기대해 보아도 좋을는지....
 새해에는 상식이 있는 사회, 소외된 이들과도 함께 하는 나라, 더불어 사는 세상이 되었으면, 경기가 어렵다고 소외된 이들의 밥줄을 끊는 비상식적 행위가 없는 이런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그 옛난 아버지 생신날 떡을 나누어 먹던 이웃사랑이 현대의 아버지 밑에서도 모락모락 피어 올랐으면.

 
황명구 충청일보 기자.

 

작성자황명구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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