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무엇을 꿈꾸고, 무엇을 하고자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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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무엇을 꿈꾸고 무엇을 하고자 하는가
경기도 파주 어우지리에 소재한 어우지동산 원장 조명진 여사, 그녀는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명문 경기여고를 거쳐 고등학문을 수학한 재원이나, 학창시절 불우한 이웃 돕는 일을 하다가 그 일이 좋아 일생을 한 분야에서 봉사하게 되었노라고 여사는 말한다. 칠십이 넘는 나이인 지금도 어우지동산에서 정신장애청소년 17명을 돌보면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어떤 기자가 여사에게 정신장애우들을 위한 헌신을 기리는 말을 하자 그이는 "저는 그들을 돌봤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저를 사랑하셔서 이 천사들과 함께 살아가도록 하셨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이 세상에는 머리가 좋아서 악하게 사는 자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러나 이 아이들은 정신적으로 좀 모자라지만 결코 악하지는 않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조 여사는 이 정신장애청소년들을 선한 천사들이라고 말한다. 하나님께서 자기를 축복하셔서 이 천사들과 함께 생활하게 하셨노라고 하면서 이들을 돌보며 사는 것이 결코 봉사나 희생으로 생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천사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세계 석학들의 모임인 <로마학회>, 이 모임에서는 <세계종말시계>를 선정해 놓고는 수시로 지금 세계종말시계 바늘이 어디쯤 와 있는가를 발표한다. 지구촌 어느 지역에서 전운이 일거나 전쟁이 발발하거나 하면 이 종말시계 바늘은 11시를 넘어 종착지점인 12시를 향하여 다가간다.
그러다가 전쟁이 그치거나 전운이 가시면 이 종말시계 바늘은 다시 뒤로 돌아간다. 그러나 이 종말시계 바늘은 항상 11시를 넘어선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곧 지구촌이 종말이 가까운 불안한 상태에 있음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인류가 이같이 불안 가운데서 종말로 치닫고 있는 원인이 무엇인가? 그 원인은 사람이다. 더 정확히 말한다면 인간의 지식이 인류 종말을 끌어당기고 있는 것이다. 유토피아를 꿈꾸면서 끊임없이 노력을 경주한 인류, 그러나 그 노력으로 발전시킨 문명은 이에 비례하여 인류의 불안을 상승시켰으며 절망으로 치닫게 하였다. 문명 진전이 유토피아를 향했던 것이 아니라 디스토피아로 향하고 있던 것이다. 이것이 인간 지식의 모순인 것이다.
인간의 비극은 창조주가 세워놓으신 질서를 파괴하는 데서부터 시작되었다.
자기 문화영역을 넘어선 신과 같이 지혜로워지겠다는 욕심으로 낙원을 잃어버렸다. 자기 문화영역을 넘어서 자기 이름을 과시하려던 바벨탑은 인류를 혼란케 하는 비극의 결과를 가져왔던 것이다. 근자에 동물복제 소식과 함께 들려오는 인간복제 가능성에 대한 주장에 다시 한 번 우리들은 참담하게 되었다. 매스컴은 인간들이 복제하기를 바라는 인간들이 누구누구며 복제해서는 안되는 인간들이 누구인가를 나열하는 코믹터치를 이루기도 하였다. 그러나 인간제조기술을 손에 넣고 자기 욕망의 의도대로 대량으로 인간을 제조하여 욕망의 도구로 사용한다는 가상에 접할 때, 끔찍한 참상을 예견하고 전율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이 시대를 지식 폭발시대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 인간 지식의 팽배가 불안 팽배로 이어지는 비극의 시대가 현대인 것이다. 소위 한보부도사건으로 온 국민이 진통을 겪고 있는 이 나라 현실, 누가 이 사건을 만들었는가. 정치가들, 기업가들, 행정가 등 한 마디로 똑똑한 분들이 벌인 사건이 아닌가. 곧 지식있는 자들의 지식이 펼친 사건이란 말이다.
인간의 비극은 지식을 인간의 악의 수단으로 전락시킨 데 있다. 비극의 원인은 먼 데 있지 않다. 작건 크건 간에 내가 지니고 있는 지식으로 나는 무엇을 꿈꾸고 무엇을 하고자 하는가 돌아보자. 만약 욕망으로 향하고 있다면 나는 악마이며 인류 종말의 주범임을 깨달아야 한다.
글/ 조진형 (혜원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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