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걸음의 세상보기] 전 현직 사무총장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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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걸음의 세상보기]
전 현직 유엔 사무총장의 경고
외신에 따르면 7월 4일 프랑스 동부의 한 지역에서는 유엔이 주도해서 설립한 국제장애인보호센터 개원식이 있었다고 합니다.
개원 기념식에 참석한 코피 아난 현 유엔 사무총장은 연설에서 "전세계 5억 이상의 인구가 육체적, 정신적 장애 혹은 감각장애의 고통을 겪고 있으며 장애우는 가장 큰 소수종족의 하나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합니다. 아난 총장은 이어 "장애우에 대한 차별대우는 개발도상국뿐만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비슷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우려를 감추지 않았습니다.
아난 총장뿐만 아닙니다. 국제장애인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페레스데 케야르 전 유엔 사무총장은 연설에서 "세계인들이 현재와 같이 장애우 문제를 무관심 속에 방치해 둔다면 장애우는 스스로의 권리를 가진 인간으로 대접받지 못하고, 장애우라는 꼬리표가 붙은 물건으로, 통계수치로만 취급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합니다.
이들 전·현직 유엔 사무총장의 경고들은 "전세계 장애우들에 대한 차별이 후진국 선진국 가릴 것 없이 근절되지 않고 있으며, 사회의 무관심 속에 방치된 장애우들은 권리를 가진 인간으로 대접받지 못하고 소수종족화 되면서 통계수치로만 취급받을 우려가 있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전·현직 유엔 사무총장의 세계 장애우 위기론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그들이 언급한 암울한 장애우 현실이 우리나라에는 적용되지 않을까요? 유감스럽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전·현직 유엔 사무총장의 장애우 위기론은 우리나라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한다면 그들의 경고는 바로 우리나라 장애우 현실을 겨냥해서 한 언급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 사회의 장애우 현실은 어떻습니까? 장애우 단체 추산 4백만, 정부 추산 1백만의 많은 장애우들은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요?
우리 사회에서 장애우에 대한 차별이 없어졌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리고 장애우가 스스로의 권리를 가진 인간으로 대접받으며 살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 또한 아무도 없습니다. 사회가 장애우를 배려하고 장애우들의 소외를 근절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증거도 유감스럽지만 아직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케야르 전 유엔 사무총장의 경고대로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의 장애우는 인권을 가진 똑같은 사람으로 여겨지기보다는 "장애우라는 꼬리표가 붙은 대상"으로 취급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회에서 도움이 필요한 대상으로만 인식되고 있는 장애우, 이 인식의 벽은 너무나 견고해서 이 땅에 사는 장애우들을 숨막히게 합니다.
진정 이런 사회가 정상적인 사회는 아닐 것입니다. 사람들이 사는 정상적인 사회는 사회적 약자가 설움을 곱씹지 않고, 다른 사람과 비교되는 대상이 되지 않고,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으며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여야 합니다. 다른 누구보다 장애우들은 이런 정상적인 사회가 도래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지금 전·현직 유엔 사무총장의 경고대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장애우 문제가 심각성을 띠고 있습니다. 지구촌을 덮고 있는 이 소외의 그늘은 반드시 제거돼야 합니다. 누가 이 소외의 그늘을 걷을 수 있을까요?
지금은 무엇보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정상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 미력하지만 한 발을 내딛는 장애우와 그 가족들, 그리고 벗들의 용기가 필요한 때입니다.
글/ 함께걸음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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