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정책은 아이디어와 애정으로도 가능 > 대학생 기자단


복지정책은 아이디어와 애정으로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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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 맞지 않는 복지 행정


  장애우 복지정책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규정이 애매모호해 혼선을 빚는 경우가 많다. 장애우 당사자는 물론이려니와 일선 행정관계자들도 혼동하기 일쑤이다. 장애우들은 정책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관계 공무원들과 얼굴을 붉히는 예가 허다하고 관계 공무원들은 정책에 대한 인지도가 없어 장애우들이 정당하게 받아야 할 몫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정책의 시행지침에 대해 관계 공무원들이 무지하고 중앙정부의 시행지침이 제때 하달되지 않는 것도 고질병이다. 7월 3일자 제민일보(제주)에 의하면 중앙정부의 각종 지침이 늑장 시달됨으로 인해 일선 행정기관이 언론보도 내용을 보고서야 시행지침을 인지하게 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장애우복지 지침이 그러한데 올해 초 보건복지부가 사업집행의 기초자료인 사업지침을 늦게 시달하는 바람에 각종 지원액 상향조정, 자녀학비 지원확대, 사업 지원방식 변경 등의 주요정책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행정에 커다란 차질을 빚었다는 것이다.

  고위 당국자들의 치고빠지기식 흘림성 정책발표나 과대포장도 혼란을 가중시키는 데 한 몫을 한다. 언론이 이들의 플레이에 휘말려 덩달아 춤을 추게 되면 효과는 만점이다. 정책을 발표란 고위 당국자는 적당한 기회에 사실무근이라고 밝히면 그만이다. 이는 선거철이나 민심수습이 필요할 경우에 흔히 써먹는 수법이다.
  주요정책에 대한 언론의 보도도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매체의 특성상 정책의 주요부분에 대해서 요약해서 발표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해석이 제각각인 경우가 많다.


그 대표적인 정책이 최근에 시행된 장애우차량 주·정차 벌금 면제이다. 어떤 신문은 장애우차량이라고 하고 어떤 신문은 장애우의 승하차를 돕는 차량이라고 한다. 또한 무제한 주차가 가능한 것인지 아니면 장애우의 승하차를 돕는 정도의 시간에만 적용되는 것인지 명확하지가 않다.

  8월 1일부터 시행되는 장애우차량 고속도로 50% 할인은 행정편의와 행정낭비의 사례로 시행되기도 전에 비난받고 있다. 언제 사용하게 될지도 모를 원가 2,000원의 할인카드를 발급하면서 수수료로 4,000원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민일보는 손실부분을 이로 충당하여 꿩먹고 알먹자는 것이냐고 비난을 하고 있다. 또한 기존 장애우수첩이 있음에도 별도의 장애우 할인카드를 발급하는 것은 행정낭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지적이 일선 공무원들에게서 튀어나오고 있을 정도이다.

  앞으로 대선을 앞두고 이러저러한 장애우 정책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래저래 장애우 당사자들은 옥석을 구분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 같다. 한국의 장애우 정책은 그야말로 거품이다. 겉으로 무언가 많은 것이 이루어지고 있는 듯 보이지만 정작 장애우 당사자들은 아무런 실속도 없는 것이다.

 

안드레아 보첼리와 이블렌 그레니


  오는 8월 18일부터 1주일간 파리에는 전세계 청소년 50만 명이 참가하는 세계 청소년의 날 행사가 펼쳐진다. 8월 23, 24일 롱샹 경마장에서는 이를 축하하는 기념음악회가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씨의 지휘로 열리게 돼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러나 더욱 관심을 끄는 것은 세계 최고의 테너로 급부상하고 있는 시각장애우 가수 안드레아 보첼리가 협연한다는 사실이다.(7/18 동아)


한편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푸치니페스티벌에서는 안드레아 보첼리와 국내 오페라의 주역인 고성현씨의 콘서트가 이루어진다.(7/8 국민) 1995년 산레모 가요제는 기성과 신인부문 모두에서 시각장애우 가수가 우승을 휩쓸어 화제가 되었다. 안드레아 보첼리(39)는 기성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외신은 안드레아 보첼리의 풍부한 성량이 청중들을 눈물짓게 했다고 전하고 있다.
  안드레아 보첼리는 일반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칸쏘네 매니아에게는 이미 널리 알려진 스타이다. 그런데 요즘 갑자기 유럽에서는 안드레아 보첼리의 선풍이 불어닥치고 있다. 특히 그가 지난해 말 출시한 로만차 앨범은 독일에서 발매 1주일만에 230만 장이 팔려나가는 등 유럽에서만 5백만 장 이상이 판매되었다.

 

안드레아 보첼리는 12살 때 축구경기 도중 실명했다. 그를 발굴한 사람은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뮤지션 주께로였다. 이후 보첼리는 한 시대를 풍미한 성악가 프란코 코렐리로부터 성악과 피아노를 배웠고 루치아노 파바로티로부터 사사 받았다. 시각장애우라는 이유로 오페라 무대에 진출하지 못하는 불운을 겪기도 했던 그는 이미 클래식과 크로스오버를 넘나드는 대가의 자리를 굳히고 있다.


  한편, 청각장애우로서 세계적인 타악기 연주자가 된 이블렌 그레니의 내한 공연이 지난 6월 있었다. 이블렌 그레니는 불가능은 없다는 명제를 새삼 확인시켜주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녀는 전혀 소리를 들을 수 없다. 단지 바닥의 울림을 통해 연주하는데 물방울이 터지듯이 경쾌하고 발랄해서 듣는 이를 깜짝 놀라게 한다. 그의 음악적 성장배경은 부러움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그레니는 12세 때 최고 권위의 로얄 아카데미 오부 뮤직에서 교육받았고 주요상을 휩쓸었다. 전세계를 관통하는 음악여행 또한 결정적인 성장배경이다.


  이블렌 그레니도 이미 확고한 명성을 갖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사물천둥 또한 이블렌 그레니 못지 않다. 사물천둥에는 시각장애우 세 명과 지체장애우 한 명이 포함되어 있는데 김덕수 사물놀이패도 이들의 재능을 부러워할 정도이다.


  사물천둥은 김덕수패 산하의 한울림 사물놀이팀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만큼 뛰어난 실력을 이미 인정받고 있다.
  한국에도 세계적인 성악가 최승원씨를 위시한 뛰어난 장애우 음악인이 많다.
  다만 위의 이블렌 그레니나 안드레아 보첼리가 부러운 것은 당대의 뛰어난 선배들이 재능을 앞다투어 키워주는 모습이나 최고 권위의 정통코스를 동등하게 부여하고 많은 기회를 갖게 하는 풍부한 음악적 배경 때문이다.


  만약 우리나라의 경우였다면 제아무리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가진 청각장애우라 해도 좋은 음악교육을 받기도 전에 제3자의 선입견으로 불가판정이 내려졌을 것이다. 단지 지체장애, 시각장애라는 이유로 시청자에게 불쾌감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기회를 갖기 어려운 장애우 수많은 가수들이 있다는 사실 또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서울 광진구, 전국에서 가장 나아진 구


  지난 7월 1일은 민선 자치단체 2주년을 맞이한 날이다. 이에 발맞춰 서울과 각 지방의 일간지들은 앞다투어 민선 2년의 평가를 주요기사로 다루고 있다. 각 언론사는 나름의 평가기준으로 평점과 순위를 매겼다. 물론 높은 순위를 차지한 자치단체는 대서특필되는 영광을 안았다. 자치단체 평가기준에는 여러 가지 항목이 있겠지만 행정 본연의 역할이 주민을 편하게 하는 데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복지 항목은 필수이다.

  지난 7월 1일은 민선 자치단체 2주년을 맞이한 날이다. 이에 발맞춰 서울과 각 지방의 일간지들은 앞다투어 민선 2년의 평가를 주요기사로 다루고 있다. 각 언론사는 나름의 평가기준으로 평점과 순위를 매겼다. 물론 높은 순위를 차지한 자치단체는 대서특필되는 영광을 안았다. 자치단체 평가기준에는 여러 가지 항목이 있겠지만 행정 본연의 역할이 주민을 편하게 하는 데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복지 항목은 필수이다.


  그런 의미에서 자치단체 평가에서 높은 순위를 받은 지역은 예외없이 복지부분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들 기사들의 복지부문 평가는 막연히 복지분야에 중점을 두었다는 정도의 표현에 그치고 있다. 좀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분석이 없어 아쉬웠다. 향상된 복지서비스로 제시된 제도로는 민원택배제, 이동목욕차, 이삿짐서비스 등을 들고 있는데 아직은 기초단계로서 선진복지로 가는 길은 여전히 멀었다. 장애우복지 정책면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자치단체는 서울 광진구이다. 광진구는 가장 나아진 구로 선정되기도 했다. 광진구의 가장 돋보이는 제도는 장애우 공공시설 평가제도이다. 지난해에 광진구는 장애우 평가조사단을 구성해 공공건물, 교통, 보행시설 등 49개 장소를 조사했는데 금년에는 이를 바탕으로 편의시설 개선작업이 한창이다.


  직원이 즉시 달려나오게 한 장애우민원호출기, 종합민원 안내인 세 명을 채용해 노인이나 장애우들을 해당 부서까지 안내하게 한 것, 카드사와 연계 광진복지카드를 통한 장애우 복지기금 마련, 병·의원, 식당 등에서 50%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노인복지카드, 동사무소에 설치된 주민전용컴퓨터로 사회복지 수당 등을 지체없이 무통장으로 입금시키는 복지뱅킹서비스 등 무수한 정책들이 광진구에서 나왔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광진구의 재정 규모가 서울 25개 구 중 22번째를 차지할 만큼 재정이 취약한 지역임에도 주민이 원하는 욕구에 접근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책은 돈이 아니라 아이디어와 애정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입증하고 있다.

작성자이현준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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