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수술 파문의 무풍지대, 한국 인권수준은 만점? > 대학생 기자단


불임수술 파문의 무풍지대, 한국 인권수준은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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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불임수술은 동양권에서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인디라 간디 전 총리는 인도 남성 강제불임수술 계획을 추진하다가 암살되었고, 중국에서는 가임 여성의 40%가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불임수술을 받는 바 있다.
더욱이 북한은 장애우격리와 함께 장애확신을 막는다는 이유로 강제피임을 시키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강제불임수술을 규정한 법이 따로 있지는 않지만 정신지체인시설 등 일부 장애우시설에서 공공연하게 묵인되고 있는 것으로 고발된 바 있다. 공식적인 통계는 나와있지 않지만 그동안 적지 않은 수의 장애우들이 강제 불임을 당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유럽의 뜨거운 감자, 정신지체인 불임수술 폭로

 

  사랑은 인간에게 천부적으로 부여된 본능이자 가장 아름다운 명제이다. 사랑할 권리가 박탈된다는 것처럼 인간을 외롭게 하는 것은 없다. 물론 가족간에, 이웃간에, 사람간에 오고가는 사랑이야 누구에게나 보편적인 것이니 사랑할 권리 운운한다는 것이 무의미하다. 이성간의 사랑과 성, 더 나아가 아이를 갖고 부모가 된다는 것을 얘기한다면 사랑할 권리는 적절한 표현이다. 이러한 보편적인 삶은 인간에게 있어서 분명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일 것이다.

  그러면 많은 장애우들은 바로 이 보편적인 권리마저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정신지체인의 성과 결혼은 우리 사회에서 거의 금기시돼 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러한 금기를 깨는 조심스러운 시도들이 있다. 안동의 정신지체인 시설인 애명복지촌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곳에서는 2년 전 정신지체인의 합동결혼식이 이루어져 여섯 쌍이 둥지를 틀었다. 시설직원과 자원활동자들의 도움으로 성에 대한 지식과 사랑하는 법에 터득해가고 있다. 이들의 삶이 지난 9월 4일 MBC다큐스페셜에서 소개된 이후로 정신지체인의 성과 결혼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어 방송의 위력을 실감케 한다. (9/5 동아)

  그런데 애명복지촌 부부들에게 이들에게 한 가지 허용되지 않는 금기가 있다. 바로 임신이다. 이들 부부 모두 임신을 막기 위해 모두 자의반 타의반으로 불임수술을 했다. 아직은 우리 사회에서 정신지체인에 대한 불임수술에 대해 인권의 문제와 연결시켜 파악하려는 움직임이 없으나 현재 유럽에서는 뜨거운 감자로 등장하고 있다.

  최근 유럽각국에서는 과거 정신지체인에 대한 불법적인 불임시술이 이루어졌다는 폭로가 잇달아 제기되고 있는데 그 파문은 스웨덴에서부터 시작됐다. 스웨덴은 지난 20년대부터 75년 불임수술법이 폐지되기까지 정신지체, 약시, 혼혈인, 여러 명의 자녀를 둔 미혼모, 불건전 성욕 등의 이유로 6만 명이 강제로 거세를 당해야 했다. 이들에 대한 불임수술 결정이 내려지면 교사 또는 다른 공직자들은 그 결정에 동의하도록 압력을 받기까지 했다.

  이후 스웨덴 정부는 수치를 느낀다는 담화문을 발표하고 피해자에 대한 보상을 검토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스웨덴에서 정신지체인에게 의도적으로 단 음식을 먹여 충치 발생여부를 확인하는 실험이 실시되었다는 폭로까지 나오고 있어 진보적인 인권의 나라라는 자부심에 먹칠을 하고 있다.(9/10 대구 매일)

  과거 스웨덴처럼 강제거세를 규정한 불임수술법을 시행했던 일부 북유럽국가들에까지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이어지고 있다. 한 유명작가는 노르웨이에서 1만2천∼1만5천의 정신지체인들이 강제로 불임수술을 받았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영국의 경우는 이보다는 덜한 편이다. 영국 BBC 라디오 보도에 의하면 지난 10년 간 97건의 불임 요령을 다루었으며, 현재 12건을 심사 중이라고 밝혔다. 그 중 하나는 연령이 9세에 불과한 딸이 학교에서 두 차례 성폭행당하자 불임수술을 요청했다고 한다.(9/13) 이러한 여파는 일본에까지 미치고 있다. 여성의 신체와 의료를 생각하는 모임 등 17개 시민단체는 49년부터 우생보호법에 의해 유전병환자, 장애우 등 1만6천5백21명에 대해 강제로 우생수술(불임수술)을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이 중 여성이 1만1천3백56명이었다. 시민단체는 우생종을 얻으려는 정부의 비인권적 차원에서 단행된 것이라며 정부에 사죄 및 보상을 촉구하고 있다.(9/17 조선)

  그러나 이러한 불법 불임수술은 동양권에서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인디라 간디 전 총리는 인도 남성 강제불임수술 계획을 추진하다가 암살되었고, 중국에서는 가임 여성의 40%가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불임수술을 받은 바 있다. 더욱이 북한은 장애우격리와 함께 장애확산을 막는다는 이유로 강제피임을 시키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강제불임수술을 규정한 법이 따로 있지는 않지만 정신지체인시설 등 일부 장애우시설에서 공공연하게 묵인되고 있는 것으로 고발된 바 있다. 공식적인 통계는 나와있지 않지만 그동안 적지 않은 수의 장애우들의 강제 불임을 당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럼에도 유럽에서는 전 대륙을 뒤흔들 정도의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데 비해 국내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되고 있지 않음은 이해하기 어렵다. "정신지체인도 우리들과 똑같이 배가 고프고 성욕을 느낀다", "성 문제는 결국 이들을 인간으로 대우하느냐의 문제"라고 말한 프랑스의 정신지체인 시설 원장의 말을 되새겨 볼만하다.(9/4동아)

  

비교되는 두 여성의 죽음, 테레사 수녀와 다이애나 황태자비

 

  최근 국제사회의 가장 커다란 관심거리는 테레사 수녀(9/5)와 다이애나비(8/31)의 타계였다. 이 두 여성의 상반된 삶이 충격과 함께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나는 빈민들의 가난을 선택한 사람이다. 배고프고 헐벗고 집없는 사람과 장애우, 시각장애우, 나환자, 아무도 원하지 않고 사랑하지도 않는, 돌봄을 받지 못하고 오히려 사회에 짐이 됐던,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기피했던 사람들의 이름으로 이 상을 받게 된 것에 감사한다."

  1979년 노벨평화상 수상을 하며 밝힌 이 소감에 테레사 수녀의 사상이 집약되어 있다. 테레사 수녀는 지난 48년 인도 캘커타의 한 건물을 빌려 사랑의 선교회를 창설해 빈민과 장애우를 돕는 일에 뛰어들었다. 사랑의 선교회는 현재 세계 95개국에 4천여 명의 성직자들을 파견하고 있으며, 사랑의 선교회는 전 세계 각지에 모두 1백68개의 구호시설을 갖추고 있다.

  테레사 수녀가 인류에 끼친 영향은 만 가지 칭송으로도 다하지 못한다. 테레사 수녀의 타계에 대해서 이념과 국경을 초월한 전 세계가 애도의 마음을 보내고 있으며 그녀의 장례식에 수많은 장애우, 빈민들이 모여들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증명되고도 남는다. 소아마비장애우인 걸인 산자이 쿠마르라는 캘커타에 거행되는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팔로 기어서 교회에 도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9/10 조선)

  한편 다이애나비는 테레사 수녀는 삶과는 달리 이어지는 스캔들 속에서 짧고도 화려한 일생을 마쳤지만 자선사업과 사회활동을 통해 고통받는 이웃에 눈을 떴다는 점에서(9/10 한국) 공통점을 갖고 있다. 테레사와 다이애나의 사상의 교류를 통한 남다른 친분도 일화로 남아있다. 다이애나비의 장례식에 500여 명의 장애우, 에이즈 환자, 어린이, 노인 등이 특별히 초청받았다.

  한편 파파라초들에 쫓겨 다이애나와 함께 비참한 죽음을 맞은 연인 도디 파예드(41)가 전투에 참전했다가 지뢰폭발로 한쪽 다리를 잃은 장애우(8/12 국민)라는 사실이 더욱 화제가 되었다. 도디 파예드는 세계적인 무기상으로 백만장자인 아드난 카쇼기의 조카이다.

  

미국 최고 권위의 수의학 박사는 자폐증 장애우

 

  이밖에도 세계의 유명 장애우 인사에 관한 이야기거리들이 많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암살단의 공격을 받아 다리에 장애를 입은 아들 우다이를 위해 알샤브 국제스타디움에 고층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있다. 이는 장애우를 위해서라기보다 9월 마라도나 초청 친선경기를 우다이가 관람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배려일 뿐이다.(8/28 조선)

  樸등소평이 타계한 후 중국에서는 대대적인 권력개편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중국 고위층 자제를 일컫는 태자당(太子黨)은 중앙위원 선거에서 명백한 퇴조를 보이고 있다. 등소평의 아들 덩푸팡(鄧樸方)이 후보위원 명단의 맨끝에서 두번째로 간신히 턱걸이할 만큼 위태한 처지에 빠져 있다. 과거 같았으면 그가 이런 대접을 받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던 일이다. 97서울국제장애인복지대회 참석인사로 내정되어 있던 덩푸팡이 불참하게 된 것도 저간의 복잡한 사정 때문으로 짐작된다.(9/19 동아)

  한편 미국에서 가장 높은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수의학 박사 템플 그랜딘은 자폐증 장애우이다. 그는 일리노이 대학에서 수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학에서 강의 중이다. 템플 그랜딘 박사는 자폐증장애우 특유의 감수성을 바탕으로 동물들의 심리를 파악하는데 뛰어난 자질을 갖고 있다. 그는 공학이나 제도를 배운 적이 없으나 사육장 설계에 권위를 갖고 있으며 통찰력과 동물과의 교감 등을 바탕으로 동물 사육계의 전문가가 되었다. 또 동물보호행동분야에서도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에 있는 축사의 절반 가량이 그랜딘 박사의 설계에 따라 지어졌을 정도이다.

  두 살 때 뇌손상환자로 분류된 그가 오늘날이 있기까지에는 어머니의 지혜가 있었다. 의사들은 수용시설에 보내도록 권고했으나 그의 어머니는 언어치료 전문 특수학교에 보내는 등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였다. 그랜딘은 일찌감치 재능을 발휘해 초등학교 2학년 때 자폐아들이 과민반응을 보일 때 온몸을 죄어줘 안정감을 찾게 하는 일명 껴안는 장치를 고안했는데 지금도 자폐증 어린이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작성자이현준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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