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학교를 결정할 때 고려해야 할 두세 가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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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학교를 결정할 때 고려해야 할 두세 가지 것들
매년 취학을 결정해야 하는 이 시기가 되면 많은 장애아동 부모들이 고민에 빠진다. 특히 일반 초등학교 취학통지서를 받고 나면 그 갈등은 더 심각해진다. "우리 아이를 어떤 학교에 입학시키는 것이 가장 좋을까"
비장애아동과 달리 장애아동들은 그 개인차가 심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조언이 어렵다. 그러나 아이가 장애라는 것을 발견했을 때 이 병원 저 병원을 다녔던 것처럼, 혹은 좋다는 조기교실을 순회하며 교육을 받았던 것처럼 학교를 여기저기 옮겨다니는 것은 아이나 가족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못하다. 취학을 결정할 때 어떤 기관에 가야 아이에게 효과가 있을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지만 아이의 장래를 위해서 첫 학교의 선택은 매우 중요하므로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물론 학교에서 아이가 잘 적응하지 못하여 다른 학교로 옮길 수 있겠지만 부모님들이 즉흥적으로, 혹은 좋다는 조기교실을 순회하며 교육을 받았던 것처럼 학교를 여기저기 옮겨다니는 것은 아이나 가족 전체를 위해서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 다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자녀의 장애유형과 장애가 어느 정도로 심한지에 대해 정확히 아는 것이다. 현 통합교육의 실정을 감안해 볼 때 아이의 상태나 아이가 다닐 수 있는 학교에 대한 정보를 잘 파악하고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가 다니던 조기교실의 교사, 혹은 시립장애우복지관·병원·기타 임상센터 등에서 전문가와 상의하여 통합여부를 결정하였더라도 아이가 다닐 수 있는 특수학교와 일반학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직접 방문해보는 것이 좋다. 해당 학교의 교사와 재상담하고 그 시설을 살펴본 후 최종결정을 내리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이때 유의할 것은 단순히 시설만을 보고 학교 전체를 평가하지 말고 학교와 관련된 제반사항 즉 교사들의 전문성 여부, 치료교육의 실시와 관련된 사항 등에 대해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물어보는 것도 도움이 되리라 본다.
다음으로 고려해야 할 문제는 통학거리이다. 아무리 통합교육을 잘 시키는 특수학교 시설이 좋더라도 학교가 너무 멀리 위치해 있다면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 무리하게 이사를 한다거나 1시간 이상 되는 거리의 학교를 다니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여러 면을 고려하여 잘 선택했다는 마음이 들더라도, 혹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최선의 선택일 수밖에 없었더라도 피치 못해 학교를 옮겨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통합교육을 위해 일반학교에 입학시켰는데 아이가 잘 적응하지 못할 수 있고, 처음에는 특수학교에 입학시켰지만 늦게서야 일반학교 교육을 시키고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현 실정으로 볼 때, 일반학교에 전학시키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지만, 어느 정도 정평이 나있는 특수학교에 입학, 또는 전학은 쉽지 않다.
앞으로 신설 특수학교가 계획대로 증가하고 통합교육의 여건이 개선된다면 부모와 아이가 원하는 때에 쉽게 옮길 수 있겠으나 아직은 그렇지 못하므로 이점을 감안하여 통합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이외에 아이의 상태가 너무 심해서 도저히 통학을 시킬 수 없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경우 순회교사제가 부분적으로 실시되고 있으니까 해당지역의 교육청에 문의하여 학령기를 놓치지 않고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조처를 취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더 중요한 덕은 아이가 학교상황에 잘 적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지금부터 1, 2년 동안의 학교생활은 향후 2년을 위한 준비기간이라고 여기고 아이가 즐겁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예기치 않던 부정적인 행동을 나타낼 수도 있으므로 이런 가능성에 대해서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장애아를 둔 부모님들이 내 아이 하나만을 위해서가 아닌 전체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각자가 속한 지역사회에 하나 둘씩 장애아를 위한 시설이 구비되고 좋은 제도가 마련되도록 힘써 주시길 부탁드리고 싶다.
글/ 김은주 (한국선진학교 교사 ․ 국립특수교육원 파견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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