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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소리] 북한동포돕기, 과연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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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소리]


북한동포돕기, 과연 될까?

 

  북한의 상황이 너무도 심각하다는 소리가 계속 들리고 있다. 최근 북한을 다녀온 케서린 버티니 세계식량기구 사무국장의 보고에 의하면 앞으로 수주 내에 북한의 식량이 완전히 바닥날 것이라고 한다. 북한이 보여주는 여러 가지 징후를 보면 이 말은 정말 사실로 보인다.
  특별히 연변지역을 통해 들려오는 소식은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 식량배급도 다 끊기고 수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다. 황장엽씨가 수양딸에게 몰래 한 말에 의하면 지난 수해 이후 50만 명이 굶어 죽었단다. 이 상태로 가면 앞으로 수백만이 죽을지도 모르고 이 경우에는 6.25 사변보다도 더 심각한 민족의 재난이 될 것이다.
  그런데 남한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보사태에는 5조원이 왔다갔다했으면서, 음식쓰레기로 매년 8조원을 버리면서도 4천억 원이면 충분히 해결될 식량난을 해결하지 못해 앞으로 수백 수십만 명이 주게 된다면 이는 얼마나 한심스러운 이 민족에 대한 저주가 될 것인가?
  더구나 북의 젊은이들은 오랜 영양실조로 20세 전후의 젊은이들이 대부분 150센티미터를 넘지 못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지금 영아들은 영양실조로 집단적으로 지능발달에 문제를 안고 있다고 한다. 통일이 된 후에 "우리가 굶어 죽어갈 때 당신들은 무엇을 했습니까"라고 물으면 우리는 무슨 답변을 할 것인지 안타깝기만 하다.
  이 모든 것이 김일성, 김정일 체제 때문이라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자기 국민이 이 지경이 되도록 만든 북한 정권에 대해 손톱만큼도 점수를 줄 수가 없다. 북한을 지옥을 방불케 하는 사회로 만든 김정일 정권이 제아무리 외부세계에서 돕는다고 하여도 지금과 같은 곤경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그러나 동시에 한국정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김영삼 정권은 북한동포돕기의 과제를 남북 간의 외교적 대결과 국내정치에 종속시켜버렸다. 그 결과 4자회담이나 남북회담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북한돕기운동이 활성화되지 못하도록 이를 억제해왔다. 북한정권은 태생적으로 남한과 진정한 대화를 할 수 없는 정권이다. 남북화해가 이루어지면 북한체제가 유지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4자회담을 해보아도 지극히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고 제대로 된 성과는 얻을 수 없게 되어 있다. 그렇다면 대책을 강구하는 일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영삼 정권은 외교적 목표가 충족되기 위해서는 북한주민들은 마지막까지 죽어가도 좋다는 입장을 택한 셈이 되었다. 도대체 이러한 정권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지지를 보낼 수 있단 말인가?
  우리가 쌀을 보내면 총알이 되어 돌아온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게 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총을 들고 있을 사람들을 며칠씩 굶겨 놓는 것이 안보에 도움이 될까? 아니면 배부르게 해 놓았을 때 도움이 될까? 남쪽에서 풍선으로 날려서 열심히 식량을 보내면 북한의 군인들이 그 쌀을 먹고 남쪽을 향해 총부리를 더 들이댈까? 아니면 전의(戰意)를 상실하게 될까? 나는 그래서 북에 의한 전쟁도발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북한주민을 도와야 한다는 황장엽씨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북한에 식량을 보내는 것은 김정일 정권을 돕는 것이므로 안된다는 주장도 많다. 그러나 우리가 돕지 않고 있는 동안에 북의 김정일 정권은 식량난을 전부 남한정권이 외부의 지원을 막고 훼방을 놓은 탓으로 더욱 굳게 뭉칠 것이다. 그리고 남한에 대한 증오심은 더욱 불타오를 것이다. 그리고 그러는 동안 아무 죄없는 불쌍한 북한동포들만 계속 죽어갈 것이다. 우리가 정말로 김정일 정권을 미워한다면 바로 그 밑에서 신음하고 고통을 겪고 있는 우리 동포들을 더욱더 열심히 도와야 하는 것 아닌가?
  이제는 다른 길이 없다. 이제는 더 이상 정부가 현명한 판단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정부의 결정을 지켜볼 여유조차 없다. 이제는 모든 종교, 모든 시민사회 단체가 적극 연대하여 북한동포돕기운동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정부를 향해 기업과 언론이 북한동포돕기운동에 나서는 것을 막지 말도록 촉구하여야 한다.
  그런데 우리가 북한돕기에 나서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이 운동이 바로 우리 자신을 살리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북한동포를 돕지 말자고 나서는 사람들을 가만히 따져보면 돕지 말자는 말은 구실이고 실제로는 어떤 상황이 되든 별로 도울 생각이 없는 사람인 경우가 대단히 많다.
  3년 전 강남의 한 중학교 교실에서 1일 교사를 한 적이 있다. 학생들에게 통일을 원하는지를 물어보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원치 않는 학생이 원하는 학생보다 두 배나 많았다. 이유인즉 북한은 못살고 우리는 잘 사는데 통일되면 우리 것을 북한에 나누어주어야 하므로 통일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무엇을 알겠는가? 강남에 사는 중산층의 속마음을 중학생들이 내비친 것이다.
  그런데 만일 북한동포가 굶어 죽든 말든 내 알 바 아니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우리 국민의 대부분이라면 우리나라는 정말로 희망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우리나라의 장래에 희망이 있기 위해서라도 북한동포돕기운동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실제로 이러한 나눔운동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통일이 가능해지지 않는다. 독일의 통일과정을 보더라도 동독주민들은 하루빨리 서독의 물질적 수준까지 올라가기를 원하지만 서독주민들은 자기 것을 동독주민과 나누려 하지 않는 것이 통일독일의 최대한 과제라고 한다. 독일의 사정이 그렇다면 한국도 예외일 수가 없다. 우리 국민이 얼마나 자기 것을 북한동포와 함께 나눌 수 있는가에 따라 통일이 쉬워지기도 하고 어려워지기도 할 것이다.
  3년 전 연변에 가서 조선족 젊은이들과 통일에 관해 토론한 적이 있다. 그런데 조선족 처녀 한 사람이 슬그머니 내 앞에 와서 하는 말이 자기들 조선족은 한국사람이 통일을 이룩할 능력도 자격도 없다고 생각한다는 말을 했다. 깜짝 놀라 무슨 소리인지 물으니 그 처녀는 한국사람들이 자기들 조선족도 손톱의 때만큼도 못하게 여기는데 어떻게 자기들보다 훨씬 못살고 인구도 열 배나 많은 북한 사람들을 제대로 돌볼 수 있을 것이겠는가 하고 내게 물었다. 지금 내가 북한동포돕기운동에 전념하고 있는 이유도 따지고 보면 그때 그 처녀에게 받은 충격이 원인이었다.
  "나눔"이라는 두 글자는 우리 민족의 앞날을 판가름하는 키워드이다. 우리 민족이 나눔운동에 성공하면 북한주민들도 살고 통일도 순탄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장애우가 차별되는 사회도 사라지고 지역주의도 극복될 것이다. 우리만 잘 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제3세계의 가난한 나라도 앞장서서 도움으로써 우리나라가 전 세계 사람들의 지지와 존경을 받는 선진국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북한동포돕기운동을 열심히 벌이는 것은 단지 북한동포를 살리는 운동만이 아니다. 이 운동은 근본적으로 우리를 살리는 정신운동인 것이다.

 

글/서경석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집행위원장)

작성자서경석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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