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박승하 활동가를 즉각 석방하라! > 대학생 기자단

박승하 활동가를 즉각 석방하라!

시설에서 나와 지역사회에서 자립생활의 의지를 불태운 한 중증장애인이 있었다. 그는 어떻게든 스스로 살아보려고 노력했지만 국가는 그를 거부했다. 잘 걷지도 못하는 그에게 이 사회가 의학적으로 부여한 등급은 뇌병변장애 5급, 언어장애 3급이었다. 활동보조도, 장애인연금도 받을 수 없는 급수이다. 그는 장애심사센터에 찾아가 재심사를 요구했지만 문전박대만 당하고 쫓겨나야 했다. 결국 지난 4월 13일 홀로 있는 집에서 발생한 화재로 주변의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중환자실로 실려간 고 송국현 동지는 4일 만에 사망했다.

이 사건이 일어나자 중증장애인을 비롯한 많은 활동가들이 분노했다. 4월 14일 박승하 활동가를 비롯한 이들은 국민연금공단 장애심사센터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공단의 사과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그러나 중증장애인들에게 돌아온 것은 경찰의 방패와 폭력, 그리고 채증뿐이었다. 등급하락으로 활동보조를 받을 수 없는 상태에서 일어난 화재로 한 장애인이 죽어갔는데 국가는 일언반구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 결국 국가가 그를 죽인 것이다. 이제 시설에서 막 나와 자립생활을 꿈꾸던 중증장애인 송국현 씨를 죽음으로 내몬 것이다.

박승하 활동가는 4월 14일 장애심사센터 앞 집회에서 장애인들에 대한 경찰의 불법적 폭력에 항의했으며, 법원과 검찰은 12월 1일 그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했다. 참으로 개탄할 일이다. 중증장애인에 대한 국가의 제도적 살인에 항의하고 경찰의 폭력만행에 저항한 활동가에게 국가와 공권력은 구속으로 화답한 것이다.

더구나 박승하 활동가는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최근 힘겹게 거동하는 상태였고 12월 초 수술이 예약된 상태였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그는 그동안 경찰의 조사에 성실히 임해왔다. 하지만 법원과 경찰은 부모님과 함께 안정적으로 생활하던 그를 ‘도주의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구속했으며, 결국 그는 예약된 날짜에 수술도 받지 못하게 되었다.

우리는 이번 박승하 활동가의 구속에 분노한다. 진정 구속되어야 할 자는 시대의 패륜제도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로 제도적 살인을 멈추지 않는 보건복지부 장관과 장애심사센터장이다. 국가다. 박승하 활동가는 장애해방열사를 추모하고 그 정신을 현장에서 계승하는 일에 누구보다 앞장서 헌신해왔다. 또한 국가에 의한 세월호 살인, 노동자 민중 생존권 압살 등 이 사회의 모순과 폭압에 연대하며 평등한 세상을 꿈꾸던 모범적인 활동가다.

박승하 활동가를 즉각 석방하라!장애인 두 번 죽이는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즉각 철폐하라!

2014년 12월 5일

박승하 활동가 석방을 촉구하는 모임(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 장애해방열사_단 /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 /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연대 / 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