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소리]또다시 이 땅 장애우의 현실로 돌아가는 함께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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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이 땅 장애우의 현실로 돌아가는 함께걸음
김성재 (장애우권익문제 연구소 이사장 · 한신대 교수)
전통적으로 우리나라는 함께 사는 아름다운 사회였다. 그런데 서양의 개인주의, 이기주의, 물질주의가 들어와서 우리의 아름다운 공동체 삶을 파괴시켰다. 일제 식민지, 한국전쟁, 분단이후 미국의 지배와 군사독재 시대를 거치면서 민족과 가족과 동지와 친구를 배신하기까지 하는, 다시 말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기주의와 출세주의가 마치 바람직한 삶의 양식처럼 되어 버렸다. 이것을 더욱 부채질 하고 뒷받침한 것이 경제성장정책에 따른 경쟁제일주의였다.
경쟁이 최고의 미덕이 되어 친구도 적이 되는가 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경쟁에 이긴 자는 대접받고, 아무리 아름다운 마음과 훌륭한 살의 양식을 가졌어도 진 사람은 무능하고 약한 사람으로 취급되었다.
학교교육은 이러한 경쟁적 인간을 생산하는 산실이었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니까 죽음 저편에서라도 친구와 자연을 사랑하며 살겠다고 꿈 많은 청소년들이 자살을 하기도 했다. 청소년들만이 아니다. 농민, 노동자, 도시빈민들의 한스러운 죽음도 잇따랐다.
그것뿐인가. 장애로 인한 사회의 차별 속에서 어디에 하소연할 곳조차 없는 장애우들이 서럽고 억울하게 죽음을 선택한 경우도 있었다. 이렇게 억울하고 한 맺힌 죽음을 막고자 대학생들과 많은 민주 · 민중 인사들의 자기희생도 뒤따랐다. 지금, 여전히 우리 사회는 이 땅에 함께 살고 있는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더불어 잘 살아가지 못하고 있다.
6년 전 몇몇 장애우들이 모여 <함께걸음>을 시작했다. 장애우와 장애우가, 장애우와 비장애우가 손잡고 때론 함께 웃고 함께 울며 또 분노하며 아름다운 "함께 걸음"을 해왔다. 무척이나 고달프고 힘겨운 걸음걸이였다.
그러나 이러한 함께 걸음은 그동안 "장애인복지법" 개정, "장애인고용촉진 등에 관한 법률" 제정에 이어 작년에는 장애우와 그 가족들의 염원이었던 의무교육 실현의 제도적 장치를 확실히 한 "특수교육진흥법" 개정에까지 이르게 하였다.
이 일들은 장애우들이 "함께" 하지 않으면 될 수 없는 것들이었다. 이런 노력의 작은 결실일까. 이제는 사회적 인식도 많이 개선되어 장애우복지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장애인 교육과 취업뿐만 아니라, 생활에 필요한 작은 편의시설 하나에까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함께걸음>에 격려와 관심, 그리고 애정 어린 참여를 해 주신 많은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6년 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우리들 곁에서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지인(知人)들에게 어떻게 감사의 표시를 해야 할 지, 어떠한 말로도 다 할 수 없다. 그들은 외롭고 힘겨울 때마다 뜨거운 온기와 힘을 불어넣어주었던 동지였다. <함께걸음>에 기사를 제보해주고 좋은 잡지를 위한 조언과 비판을 아끼지 않았던 많은 독자들 역시 우리의 소중한 동지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기에 우린 외롭지 않다. 장애우복지가 실현되는 날까지 그 동지들과 함께 할 것이다.
6주년을 맞는 <함께걸음>은 또 다시 이 땅 장애우들이 처해있는 현실로 돌아가 그들의 이야기를 정직하게 담을 것이다. 장애우와 비장애우가 함께 손잡고 고민하고 대안을 만드는 주체적인 모습도 담을 것이다.
우리는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키는 "함께 걸음"을 한 시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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