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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마당] 보는 각도에 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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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그런 식으로 쓸 수 있습니까?"
  지난 호에 "장애인신문"에 대한 기사가 나간 후 이해 당사자로부터 걸려온 많은 전화는 대부분 이렇게 말문을 열면서 자신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하고 함께 걸음이 "잘못 썼다"는 공통된 결론으로 말을 맺었다.
  그러나 서로 이 사건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제시한 "잘못 썼다"는 부분은 대부분 객관적인 사실(사실 이 말조차 증명하기 어려울 때가 많지만) 자체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그 사실이 가지고 있는 "의미"에 대해 누구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느냐는 다분히 주관적인 "글의 색깔"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글을 써서 어디든지 한번쯤 발표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어떤 사건, 특히 이해 당사자들을 모두 잘 알고 있는 사건이 오히려 쓰기 어렵다는 기자들의 고충은 그래서 충분히 이해가 간다.
  장애인신문의 경우 그동안 여러 해 동안 얽히고 설킨 인간관계와 그 사이에서 일어났던 많은 일들이 있었으며 이러한 일(사실)은 이해 당사자들의 입장에서 전혀 다르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것은 오히려 당연하다고까지 할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그 일로 인해 자신이 마치 "못된 사람" 이라는 "누명"을 쓰게 됐다고 생각할 경우 얼마나 "억울"하고 "분통"이 터질 것인지는 충분히 미루어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항의전화를 받을 때마다 가슴 한 구석이 답답해지는 것은 이처럼 자신의 앞가림에 열을 올리는 이들의 자세가 너무도 "당당"하고 "자신"에 차 있다는 또 다른 역설(?) 때문이다.
  그러나 장애인신문 사태로 참으로 돌이킬 수없는 피해를 본 사람은 신문사를 떠난 사람도 아니요 그 신문에 계속 남아 있어야 하는 사람도 아닌 바로 이들 언론의 난도질로 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마저 갈가리 찢겨버린 "장애우"들인 것이 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린 한 장애우는 전화를 통해 "볼 때마다 내가 장애우라는 사실이 다시 한번 수치스러워진다"고 털어놓으며 "배달이 되는 즉시 없애버린다"고 흥분하기까지 했다.
  이 모든 책임은 과연 누가 져야 하는 것인가?
  기자는 물론 신이 아니다. 신이 아니 기는커녕 우리 주위의 불완전하기 짝이 없는 수많은 사람들 중의 하나일 뿐이다. 따라서 취재과정에서 어느 한편의 일방적인 말만을 듣고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거나 때로는 명백한 사실마저 잘못 기록하는 일이 허다한 것이다.
  그러나 또한 기자는 이처럼 불완전한 가운데자신이 접할 수 있는 모든 사람과 정보를 수집해 자신의 눈과 손으로 더 나아가서 뜨거운 가슴으로 기사라는 하나의 "보고서"를 완성하는 것이며 그것을 이 사회와 역사 앞에 당당하게 내놓는 것이다.

  장애인신문 사태는 바로 이러한 언론과 언론인의 자세를 다시 한번 되짚어 볼 수 있는 "사건"이었으며 기자의 눈과 손 그리고 발이 어디에 뿌리내리고 있어야 하는지를 극명하게 드러낸 "전형"으로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작성자전흥윤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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