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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소리] 함께 걸어가며 만드는 새로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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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걸어가며 만드는 새로운 세상>

 새해를 맞을 때마다 사람들은 다사다난했던 지난 한해를 돌아보며 새해에 대한 새로운 결심을 합니다. 돌이켜 보면 언제나 잘한 일보다 잘못한 일이 더 많습니다. 이때마다 후회를 하면서 이렇게 살지 말아야지 하고 결심을 하지만 작심삼일이라고 곧 그 결심이 무너지고 또 다시 구태의연하게 잘못된 생활을 하게 됩니다. 이것은 결심이 약해서 그렇게 될 수도 있고, 결심의 내용이 너무 커서 그렇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작심삼일로 새로운 결심이 무너진다 해도 지난 날을 돌이켜 보며 새로운 한해를 새롭게 설계해 보려는 생각과 마음은 소중한 것입니다. 새해를 맞으면서 이런 생각조차 하지 않는 사람들이 또한 많기 때문입니다.
 우리 장애우 가족 여러분은 어떤 새해의 꿈을 설계하였습니까. 나는 여러분과 이런 꿈들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첫째, 새해에는 우리 장애우들이 보다 자신을 인정하고 긍정하는 생활을 하자는 꿈입니다. 우리말 속담에 "주인이 이놈 하면 나그네도 이놈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자기 스스로 자신을 못났다고 미워하거나 병신이라고 부끄럽게 여기면 다른 사람도 그를 업신여기게 됩니다.사실 작던 크던 장애를 입고 보면 장애를 입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서 어쩔 수 없이 심리적으로 열등의식을 갖게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열등의식은 장애인들에게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사람이든지 자신을 다른 사람과 상대적으로 비교하거나 경쟁하는 의식에 사로잡힐 때 열등의식이나 우월의식을 갖게 됩니다. 열등의식도 그렇지만 우월의식도 건전한 의식은 아닙니다.

 그러기에 자기를 무시하는 의식은 자기의식이 아니라 다른사람의 의식입니다. 비장애인의 눈으로 자기를 보려고 하지 말고 자기 눈으로 자기를 보며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고 긍정해야 합니다. 비장애인의 눈으로 자기를 보면 부정과 절망에 빠지지만 자기 눈으로 자기를 인정하고 보면 새로운 삶이 시작됩니다. 그러나 인정한다고 해서 처음부터 무조건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자기를 인정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무엇이든 자기가 쉽게 할 수 있는 것부터 찾아서 하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정말 천리길도 한걸음부터입니다. 그런데 새로운 마음으로 잘 하려고 하다가도 주변 사람들의 무시나 차별 때문에 좌절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실망하지 말고 계속 그 마음을 가지고 생활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기를 무시하고 차별하는 비장애인도 용납할 수 있는 마음의 아량을 키워야 합니다. 그러기에 자기 자신을 인정하고 긍정하는 것은 곧 다른 사람도 인정하고 긍정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을 인정하고 긍정해주면 그도 나를 인정하고 긍정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인정하고 긍정하는 마음은 혼자만의 외로운 마음이 아니라 서로 격려하는 따뜻한 마음입니다.

 둘째로, 새해에 같이 나누고 싶은 꿈은 우리 함께 걸어가며 참으로 인간다운 새로운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가자는 것입니다. 사람은 본래부터 혼자 사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사는 존재입니다.
 특히 사회적으로 약한 사람들은 함께 살아야 합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장애우 운동은 장애우와 장애우가 함께 걸어가자는 것이며, 장애우와 비장애우가 함께 걸어가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 강자나 약자나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모두 함께 걸어가자는 것입니다. 사실 함께 걸어가는 그 자체가 인간다운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것입니다. 함께 걸어가기를 부끄러워 하는 사람, 함께 걸어가기를 꺼리는 사람은 아름다운 사람, 사람다운 사람이 아닙니다.
 이번 새해에는 특히 여러 가지 선거가 있습니다. 이것은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데 매우 중요합니다. 이때 우리가 정말 바른 선택을 해야합니다. 정치적인 속임수가 아니라 정말 장애우와 함께 걸어가려는 사람, 민주주의적으로 사회를 이끌어가려는 사람을 선택해야 합니다.

 다른 한편 새해를 맞았지만 우리 장애우들이 이 사회에 기대할 것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절망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도리어 우리가 장애우와 비장애우의 희망이 되자는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함께 걸어가기를 원하는 모든 사람들과 더불어 생활하는 곳에서 함께 걸어가는 운동을 하기 바랍니다. 그리고 외롭거나 문제가 있을 때 언제나 "함께걸음"으로 연락을 하면 "함께걸음"은 여러분의 다정한 친구이며 함께 걸어가는 동지가 될 것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작성자함께걸음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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