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소리] 소유와 경영은 분리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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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중에 장애를 가진 덕분에(?) 장애인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처음에는 부모로서, 사회활동의 한 방편으로 관계를 맺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쪽에 매력을 가지게 되었다.
장애판이 엉성해 보여서 자신의 경험만으로도 충분히 이판에서 한 자리 할 것 같은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해서 사재를 털고 주변 사람들 후원을 받아 재정을 확보하고 사업을 계획해서 법인 신청을 냈다. 6개월 정도 시간이 지나자 법인 승인이 났고 예산이 확정되었다.
몇 년이 흐르자 처음보다 시설은 두 배로 늘었다. 그의 표현대로라면이 업계에서 열심히만(?) 일하면 사세는 나날이 확정될 수 있다는 강변이다. 그가 열심히 일한다는 것은 생색나는 사업을 대규모로 한다는 것이다.
직원들을 판단함에 있어서도 그는 자기가 지시한 사업들을 불만 없이 잘해 내느냐에 기준을 두었다. 전문사회사업가의 의견은 철저히 배제했다. 왜냐하면 생색도 못 내고 예산만 낭비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장애인 전문 기관이라는 사실을 잊은 지는 오래 전 일이다.
직원들을 모두 자신의 개인 비서로 생각한다. 왜냐하면 자기가 먹여 살리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국가에서 나오는 예산도 자신의 피나는 노력에(?)의해 다른 기관보다 많은 예산이 책정되었다고 생각한다. 예산 집행에 있어 자신의 편의대로 유용하고 전용한다. 자기 주변에서 나오는 돈이나 후원금은 자기 것으로 착각한다. 그래서 남들은 횡령했다고 하는데도 자신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한다. 이런 문제 제기를 하는 사람들은 모두 밉기만 하다. 사회 경험이 없어서 세상물정을 모르는 철없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장애판 사람들은 참 이상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몇 푼 안 되는 돈 가지고 야단법석이라고 신경질을 부린다.
지난 몇 년간 본 연구소에서는 이와 같은 사이비 사회사업가들에 대해 감시를 해왔고 그런 기관들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고심을 했다.
"법제도를 완벽하게 만들어야 한다" "감시 기능이 제대로 안 된 상황에서 제도적 장치라는게 무슨 소용이 있는가" "운영자의 자질이 문제다" "직원들의 의식이 문제다." "이사회가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운영에 있어 원칙이 통하지 않는다"는 등의 진단을 내리면서 지켜보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가. 해결의 접근에 있어서 실현 가능한 것은 무엇인가. 문제가 있는 사회복지 기관 운영자들의 모습은 한결같이 조직을 사유화한다는 것이다. 자기 것이라는 의식이 팽배해 있다. 자기 재산이기 때문에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운영에 있어서의 원칙은 도무지 먹혀들지도 않고 존재하지도 않는다.
문제 해결의 우선 순위는 시설장의 의식과 자질에 있다. 운영자는 장애인을 대상화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장애인 복지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고 고민해야 한다.
며칠 전 청주에 있는 성화원에서 원장이 자신이 데리고 있는 고아들을 상습적으로 성폭행 한 사건이 각 언론에서 크게 보도되었다. 조사결과 상습적으로 성폭행 한 것으로 알려졌다.
1952년에 고아 몇 명으로 출발한 성화원 원장 이경훈씨(71세)는 자타가 공인하는 지역유지다. 평통자문위원, 충북사회복지협의회 원장, 시설협의회 회장, 이북 5도민회 충북지회 회장 등 큼직한 직함과 재력을 바탕으로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는 등 명망 있는 사업가였다. 그러나 그 이면에 이씨가 저지른 일들은 상식을 넘어선다. 시설을 운영함에 있어 7명의 직원 중 자신은 이사장겸 원장이고 아들은 총무, 부인과 두 며느리가 직원으로 근무하는 등 시설을 파행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더구나 60명을 책임지고 있는 원장 아버지로서 차마 해서는 안 될 일을 상습적으로 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사기업도 자기 마음대로 하지 못하도록 법제도로 많은 규제를 가하고 있다. 이윤이 사회로 환원되어야 하며 공공의 이익이 우선되어져야 한다고 한다. 하물며 복지를 한다는 사회사업기관이 사유화되어서야 되겠는가.
소유와 경영이 분리될 때 비로소 복지기관이 제대로 된 자리매김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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