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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소리]모든 분들과 함께 "홀로 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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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분들과 함께 연구소가 출범한지 벌써 3년 짧다면 짧은 시간을 우리 직원들의오기와 집념에 더하여 많은 분들의 애정어린 관심에 힘입어 나름대로 열심히 뛰어온 것 같다. 그동안 연구소라는 명칭에 걸맞는 일들을 해 보려고 애를 쓰기는 하였지만, 돌아보면 장애우복지를 위하여 해 놓은 일이라고는 전혀 없이 마구잡이로 떠 벌이기만 한 것 같아 감히 누구에게 연구소 이야기를 하는 것이 창피하다는 느낌이 든다.

한편 그동안 일을 하는 과정에서 쥐뿔도 모르면서 자만하게 하지 않았는지, 본의 아니게 선량한 분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았는지 생각하면 송구한 마음이 들어 이번 기회에 그 분들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고 싶다. 다만, 우리들은 때묻지 않은 순수한 마음으로 그동안 우리가 겪어왔던 뼈저린 불이익들이 한이되어 남았기 때문에 적어도 앞으로는 우리가 지금껏 설움을 다시 겪지 않도록 하지 않기 위하여 또한 우리 400만 장애우들에게도 이 사회가 살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만들기 위하여 애쓰던 가운데 본의 아니게 발생하였을 것이기 때문이었다는 변명과 함께 앞으로도 더욱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다짐할 수 있을 뿐이다. 지난 몇 해 동안 장애우 복지에는 외형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자기 목소리가 없이 주어진 환경에 복종할 수 밖에 없던 장애우들  스스로가 새로운 자각을 통하여 보다 낳은 복지, 인간의 존엄을 전제로 한 복지에 관하여 구체적인 자기소리를 내기에 이르렀고, 외부적으로는 장애인올림픽이 개최되어 거창한 행사를 치루면서 요란스러웠는가 하면, 작년 말에는 "장애인 복지법"이 개정되고 "장애인고용촉진법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으며, 그 밖에도 장애우복지증진을 표방하는 많은 단체들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하는 등 매우 활기차고 긴장감 있는 진행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그 어느것 하나도 제대로 이루어 진 것 없이 지나간 시간 속의 몸부림들이 상처뿐인 영광으로, 개인적 추억으로 전락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는 것은 비단 우리만의 감정이 아니고 장애우복지에 애정을 가진 모든이들의 마음이 아닐까 감히 추측해본다. 자신의 목소리를 가지고 외치기 시작하기는 하였으나 그 목소리가 모든 사람이 알아 듣기에는 너무 작고, 장애인 올림픽이 개최되기는 하였으되 복지 발전과는 전혀 관계없이 복지 선전에 이용만 되었을 뿐이고 법률이 만들어 지기는 하였으되 담당 공무원들이 법정신에 따른 합리적인 시행령을 만들 생각은 하지 않고 혹시라도 시행령이 발표되기 전에 그내용이 들통날까 두려워 쉬쉬하고 있는 실정이고, 예산을 담당하는 관리들은 마치 장애우들에게 돈 몇 푼 동냥하는 기분으로 예산을 편성하고 있으며 사이비 자선가, 사이비 치고 있으니 더더욱 답답한 마음이 될 뿐이다.

보건사회부 장애우복지 담당 공무원들은 장애우복지를 위하여 장애우들과 허물없는 대화를 통하여 우리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들을 생각은 하지도 않고, 장애우들 위에 군림하고 있는 황제들-실로 그들 중 상당수는 복지원의 직원들을 원장의 가족이나 친지들로 채우고 있으며 심지어는 복지원 공금을 횡령한 것이 발각되어 법원에서 유죄로 인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아들이나 사위가 버젓이 복지원의 높은 자리에 군림하고 있는가 하면, 모 복지원에서는 나이어린 원생이 본드작업에 종사하던 중 원인 불상으로 사망하였다는 소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버젓이 00000애호 000회장으로 앉아 있는 사실에 비추어 그들이야말로 무소불위의 황제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이 복지시설장들과 비밀리에 시행령을 만들고 있고, 다른 한편으로 그러한 황제들은 갖가지 명목을 달아 장애우복지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집회를 열어 동냥을 하기도 한다.

때로는 세도가들을 통하여 압력을 넣아가며 강제로 헌금을 받아내는가 하면 장애우들을 강제로 등장시켜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적시고는 코묻은 돈을 빨아낸다. 그리고 그렇게 장애우를 팔아 모은 돈은 하늘로 날랐는지 땅으로 꺼졌는지 조용히 행방불명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소문으로는 어떤이는 기업가들에게 높은 이와 친하다는 사실을 은근히 과시하고 때로는 높은이가 직접 전화를 걸어지기도 하여 장애우복지를 위한 기금형성이라는 명목으로 돈을 벌고 있으나 돈이 얼마나 들어오는지 직원조차 모르게 하기 위하여 자신만이 받을 수 있는 비밀전화까지 설치하여 자금을 모으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이와같이  파렴치한 자들의 추악한 형태의 와중에서 우리들은 "새로운 시각에 의한, 새로운 방법에 의한, 새로운 형태의 장애우복지"를 목표로 묵묵히 정진할 따름이다.

우리 연구소는 이제 걸음마를 시작하고 있다. 외부에서 돈을 꾸어 사무실을 세내고, 매달 "함께걸음"을 발간하여 전국에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우리들의 뒤에는 많은 선배, 동료, 후배들이 우리들을 무조건 믿고 무조건 도와주고 있다. 뜻있는 어른의 배려로 오랜시간동안 무료로 사무실을 쓰기도 하였고, 수백만원씩 밀린 외상 인쇄대금 한번 독촉 받지 않았고, 수많은 분들이 정성어린 후원을 마다하지 않아 주셨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곤궁을 겪어오는 과정에서 그만두고 싶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면서도 이렇게 따뜻하게 격려 해 주시는 분들을 대할 때마다 그 생각을 고쳐먹고 이 땅이 진정한 의미의 복지가 이루어질 때까지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하고 하기를 벌서 세 해를 지낸 것 같다. 그동안 장애우복지와 관련된 일을 하겠다는 사람도 많이 만났고, 장애우 복지에 관심이 있다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로 만났고, 장애우복지에 자신의 개인재산을 털어넣겠다는 사람들도 많이 만났다.

그러나 한결같은 것은 그런 사람들의 대부분이 자신의 개인적 이익과 깊은 관련을 맺고서 복지놀음 발상을 하고 우리들을 이용하기 위하여 만나고자 하였음을 눈치 채고 만났을 때, 없는 시간 내어 만난 그 시간이 아깝다고 느낀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러기에 우리 연구소는 앞으로 "홀로서기"를 위하여 노력 할 수 밖에 없고 이를 위하여 애 쓸 필요를 절감하고 있다. 우리 연구소는 몇몇 사람의 소유물이 아니다. 우리들은 연구소로부터 무엇을 얻어갈 생각은 꿈에도 없다. 우리들은 남들이 알면 창피할 정도의 봉급만으로 남들이 하는 일의 몇십배를 더 하고자 맹세하고 그렇게 노력해왔다. 이제 우리 연구소가 홀로서기를 시작하면서 우리들의 홀로서기에 연구소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모든 분들과 함께 "홀로서고 싶다"

작성자이성재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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