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소리] 미국 기자들 > 대학생 기자단


[붓소리] 미국 기자들

장애인 여성의 (결혼을 위한 조언)

본문


나는 세 살에 소아마비로 두 팔과 한쪽 다리에 자유가 부족한 장애인이다.
장애가 심한 만큼 26년이라는 세월을 살며 겪어야 했던 아픔과 외로움, 고난은 말로 형언하기에는 너무도 많은 오르막길의 연속이었고 지금도 그 다른 오르막이 얼마나 더 남아 있는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걸어온 길보다는 걸어가야 될 오르막이 더 많이 남아 있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이제 그 오르막이 두렵거나 겁나지는 않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는 속담처럼 늘 오르막만 오르다 보니 오르막을 쉽게 빠르게 오를 수 있는 지혜 또한 터득했다고 표현하면 이해가 될는지 모르지만 더욱 강한 훈련과 훈련  속에 성장한 군인이 더욱 강해지듯이 고통과 늘 싸우다 보니 이제는 고통 앞에 느긋한 미소까지 지을 수 있는 여유까지 배운 것 같다.
어릴 때 시골에 살며 세상에 장애인은 하나이고 외롭고 아픈 것도 나 하나 인줄 알았다. 그러나 18세 때 처음 찾아가 본 재활원에서 만난 수많은 장애인 형제들을 보고 나는 무척 놀랬었다. 나 같은 사람이 이렇게 많았구나. 그리고 좀더 세상 밖으로 눈을 뜨고 더 많이 더 많은 장애인을 차라리 눈감고 외면해 버리고픈 아픔이었다.
나 보다 몇 배 더 심한 장애 속에 살고 있는 많은 형제자매들을 보며 뭔가 해야 된다고 이를 물었지만 무엇을 해야 되는지 아직도 뚜렷히 찾지 못한 것 같다. 그저 최선을 다해 사는 것 뿐.

우선 모든 것에 자신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을 실천에 옮기기 시작했다. 못쓴다고 포기했던 팔다리를 움직이기 시작 청소서부터 시작해 밥짓기 빨래하기 내가 장애인이기 때문에 여자로써 할 일을 못하는 것이 없다. 결혼도 했고 아들도 낳았다. 남편은 척추신경마비 휠체어를 사용하며 도장방을 하고 있다. 가난하고 어려운 생활이지만 웃음과 사랑이 있는 작은 천국을 만들려고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
내가 받은 은혜에 부족함을 깨닫고 이제 그 사랑을 나누어주는 것이 주님의 자녀로서 할 일이 아닐까 생각되어 문서선교라고 하기에는 너무 부족하고 그저 틈 나는대로 교도소 불우장애 등등 편지로 주님의 사랑을 이야기하며 서로에 아픔과 고통을 나누는 친교를 시작한지 일년만에 그들의 아픔과 작은 이야기들은 실은 돌항아리 서신 전도회라고 이름 붙친 창간호를 발행한다.

이렇게 인쇄를 해서 몇 군데 보냈더니 여러 곳에서 많은 글들이 날아 왔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알게 된 경기도 평택에 계시는 두 분의 집사님 부부께서 하고 계시는 청지기 선교복지회를 알게 되었다. 너희는 합심하여 선을 이루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을 따라 청지기 회원이 되어 친교부장이라는 귀한 직책을 감히 맡게 되었다. 그때부터 더 많은 편지를 주고 받게 되었는데 가슴 찢기고 눈물겨운 많은 사연을 대하며 정말 나 혼자 편히 살기에는 너무도 험하고 험한 세상 해야 될 일이 많은 세상임을 알게 되었다. 그 중에 가장 안타까운 것은 장애인들의 결혼문제라고 느껴진다. 마침 한 교소가 맡은 일 중에는 결혼 상담이 있는데 수없이 많은 남자들이 신부감을 구해 달라는 간절한 내용에 편지를 보내오는데 시집가겠다는 처녀는 한 사람도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처녀가 정말 없어서 일까. 아니다. 우리 회에만 해도 아가씨는 많이 있고 곧 곧 재활원마다 아가씨들이 많이 모여 있는데 왜 시집간다고 나서는 아가씨는 없는 것일까. 물론 나의 경험으로도 결혼은 처녀의 꿈꾸는 가장 행복한 보금자리 자리만은 아닌 것 같다. 어쩌면 혼자 사는 것보다 더 많이 힘들고 어려운 길인지도 모른다.

육신이 불편한 우리 같은 장애여성들에게는 더욱 많은 두려움과 망설임이 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나 역시 처녀 때는 절대 시집을 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사람 중에 하나이니까 솔직히 결혼이 싫어서가 아니고 자신이 없어서 그렇게 어려운 것만은 아닌 것 같다. 그저 모든 것에 참고 최선을 다하는 인내와 지혜만 있으면 건강인들 못지 않은 행복을 만들 수 있는 곳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모든 이들에게 부탁하고 싶다. 너무 상대방에 대해 큰 욕심도 부리지 말고 그렇다고 자기 자신도 너무 낮추지도 말아달라고 말이다. 행복의 조건은 육신의 건강함과 돈만을 가지고 만들 수는 없다고 생각하기에 나보다 조금 더 불편한 상대일 때는 내가 저 사람의 부족한 눈, 입, 팔다리가 되어주어야지 라는 희생의 마음만 가지고 시작한다면 결코 불행하지마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자기에게 나타난 상대방이 건강인일 경우 자신이 없어 스스로 포기하는 이들도 많을 때 그것이 결코 옳다고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육신의 장애가 있어 생활에 다소 불편한 것 뿐 보기에 조금 안 좋은 것 뿐, 건강인과 다를 것 없는 똑같은 사람인데 구태여 멀리 할 필요가 무엇인가 말이다. 어차피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외로운 나그네 길일진데 넘어지면 일으켜 함께 걸어가 줄 친구가 필요한 것이고 나와함께 가주는 친구가 건강하고 믿을 수 있는 진실한 친구라면 그 길을 가는데 있어 든든하고 즐겁고 성공적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그 외롭고 먼 나그네길에서 넘어지기 보다 일으켜 주는 이가 되도록 노력해야 된다고 생각된다. 특히 여성들에게 호소하고 싶다. 너무 움츠리지 말며 너무 욕심내지도 말고 그리고 자신을 가지고 남성들에게 문을 활짝 열어 줄 것과 남성들 못지 않게 여성들의 외로울 것이고 남성들 못지 않게 자기 짝을 그리며 남몰래 고민하고 있을 여성들의 마음을 잘 알기에 지면을 통해 부탁드리오니 여성들이여 닫혀진 문을 활짝 열고 남성들의 호소하는 소리에 답해 주시길...
친구와 펜팔을 원하시거나 결혼 문제로 고민하시는 여성들은 편지 주시기 바랍니다.
(경남 산청군 금서면 화계리 689번지)

작성자채규철  webmaster@cowalknews.co.kr

Copyright by 함께걸음(http://news.cowalk.or.kr)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함께걸음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함께걸음 페이스북 바로가기

제호 : 디지털 함께걸음
주소 : 우)07236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의사당대로22, 이룸센터 3층 303호
대표전화 : (02) 2675-5364  /  Fax : (02) 2675-8675
등록번호 : 서울아00388  /  등록(발행)일 : 2007년 6월 26일
발행 : (사)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  발행인 : 김성재 
편집인 : 이미정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치훈
별도의 표시가 없는 한 '함께걸음'이 생산한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4.0 국제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by
Copyright © 2021 함께걸음. All rights reserved. Supported by 푸른아이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