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제, 대학 축제에 깃든 대동(大同)의 가치
대학생의 눈으로 본 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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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국대학교 학생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는 모습 (사진출처. 동국대학교 서울캠퍼스 인스타그램)
샛노란 단풍이 물드는 10월, 맑고 청명한 하늘 아래 설렘이 가득한 가을이 찾아왔다. 새로산 겉옷를 걸치고 붉게 물든 단풍잎 사이를 거니는 낭만의 계절, 가을이 오면 대학생들은 부푼 마음으로 캠퍼스를 물들이는 가을 축제인 ‘대동제’를 손꼽아 기다린다. 여기서 대동(大同)제란, ‘모두 하나 되어 즐기는 축제’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렇다면 대학은 어떤 방식으로 모든 학생이 차별 없이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을까. 이번 가을 대학 축제에서 대학들이 구현한 배리어프리에 관한 노력을 살펴보았다. ‘배리어프리’란 장벽을 뜻하는 ‘barrier’와 자유로움을 의미하는 ‘free’의 합성어로, 통상적으로 축제 내 배리어프리존은 신체적 제약이 있는 장애 학생이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된 축제 공연장 옆 관람 구역을 뜻하고 있다.
서울권 대학의 배리어프리존 운영 실태를 취재한 결과, 대다수 대학이 공연장에 배리어프리존을 운영하고 있었다. 실제로 기자가 재학 중인 동국대학교의 가을 대동제 ‘청풍명월 淸風明月’에서도 무대 옆 천막 내부에 별도의 좌석인 배리어프리존을 마련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서울권 주요 대학 취재 결과, 한양대학교 학생복지위원회는 배리어프리존 입장을 사전 신청받아 중앙 무대 근처 천막 아래에 장애 학생들이 관람할 수 있는 배리어프리석을 제공했다.
또한 숙명여자대학교 연대복지국과 문화기획국은 청각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공연 소리를 실시간으로 자막화해 스크린에 송출했고, 중앙대학교 총학생회 학생인권위원회는 배리어프리존 설치와 더불어 무대 자막 송출, 저시력 학생들을 위한 오페라글라스 제공 등을 하였다.
그러나 장애 학생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대학 축제를 조성하기 위해 여러 대학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여전히 개선돼야 할 부분이 많은 실정이다. 배리어프리존이 사전 신청제로만 운영돼 즉흥적으로 축제에 참석한 장애 학생들이 배리어프리존 이용에 제약을 받는 상황이 있었으며, 총학생회의 주요 소통 창구인 SNS에 배리어프리존 운영에 대한 공지가 올라오지 않아, 장애 학우들이 이에 대한 정보를 쉽게 접하기 어려운 사례도 있었다.
일부 대학은 배리어프리존이나 장애 학생 관련 지원 서비스를 아예 운영하지 않기도 하였다. 학내 구성원인 장애 학생을 포함해 누구나 차별 없이 참여하고 즐길 수 있도록, 배리어프리존의 운영 방식과 접근성을 보다 포괄적이고 유연하게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대학은 축제를 기획하기에 앞서 진정한 ‘대동(大同)’의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 축제의 기쁨을 나눌 수 있을 때, 비로소 대동(大同)은 실현된다. 배려와 포용이 공존하는 캠퍼스에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대학이 추구하는 대동의 가치를 상징하는 장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작성자글과 사진. 원지우 대학생기자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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