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의 ‘눈’을 넘어, 약자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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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사진. 채지민 기자
대한민국 국회에는 ‘의원연구단체’라는 조직 활동이 있다. ‘소속정당을 초월하여 관심 있는 분야의 연구활동을 지원함으로써 정책개발 및 의원입법의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취지로 운영되고 있는데, 2020년 8월 말 기준으로 21대 국회엔 55개 단체들이 파악되고 있다.
지난 7월 20일 창립 세미나를 시작으로 새로 출범한 ‘약자의 눈’은 19대 국회 초반이던 지난 2013년 국회장애인복지포럼의 연구활동보고서 ‘장애인소득보장에 관한 고찰’을 끝으로 명맥이 끊어졌던 ‘장애인권’의 화두가 국회 안에서 다시 재개됐다는 데 우선 의미를 둘 수 있다. 하지만 “국회가 권력기관, 대기업, 이권단체, 힘 있는 사람들끼리 관계를 맺고 서로 돌봐주는 힘의 카르텔을 상징하며, 당파적 이익을 위해 민생은 등한시한다는 부정적 인식이 여전하다”고 지적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의 창립 세미나 발언 역시 유효하다.
창립 후 지난 8월에만 3회에 걸쳐 진행된 첫 토론회의 주제가 ‘장애’ 문제에 집중됨으로써, 거리의 외침으로만 머물러야 했던 장애인권단체들의 주장과 의제가 국회라는 제도권 안으로 직접 들어갈 거점이 마련됐다는 점은 환영할 만한 대목이다. 월간 <함께걸음>은 비판적 응원의 관점으로, ‘약자의 눈’이 펼칠 앞으로의 활동에 주목하고자 한다. 장애뿐 아니라 빈곤과 고령화 문제, 차별과 제도적 소외 모두는 ‘약자’라는 사회 전반의 문제 안으로 귀결되기에, 시작(창립)의 중요성만큼 진행과정과 결론도출의 전 과정에 ‘취재의 눈’을 감지 않을 예정이다.
의원연구모임 ‘약자의 눈’에 던지는 당부이자 화두는 약자의 ‘눈’만이 아닌, ‘귀’과 ‘입’과 ‘손과 발’ 모두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결국 귀결점은 ‘약자의 마음’ 안에 얼마나 진솔한 진정성으로 다가가는가 여부에 달려 있다. 21대 국회가 변화됐다는 실질적인 증거를 ‘약자의 눈’이 먼저 증명하기를, <함께걸음>의 비판적 응원이 비판 중심의 지적으로 결론나지 않고 응원과 환영의 후속 취재로 연이어지기를 진지하게 기대해 본다. 이제 ‘약자의 눈’이 그 다음 대답을 할 차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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