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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시간에도 죽어가고 있다 얼마나 더 죽어야 국가는 대답하겠는가!

코로나19 시대, 신장장애인의 생존권

본문

글. 채지민 기자 / 사진 제공. 한국신장장애인협회 

 

열다섯 가지로 분류되는 장애유형 중에서 어느 유형이 더 심하고 덜 심하다는, 그런 객관적인 구분과 기준 같은 게 생겨날 수 있을까? 유형의 차이와 상관없이, 장애는 중증이든 경증이든 ‘그 자체’로 힘들고 어려운 생존이다. 그런데 증상의 심각함이 가장 ‘덜 알려진’ 장애유형을 택하라 한다면, 신장장애를 빼놓을 순 없다고 판단하게 된다. 격일로 투석을 받아야 한다는 자체도 힘겨운 일상인데, 코로나19 같은 초유의 비상상황에서는 ‘자가격리 = 죽음’이라는 끔찍한 공식이 성립되기 때문이다. 어려운 용어들로 그 내용을 이해하기 힘들었던 신장장애의 위중함을 제대로 알고 정리하기 위해 한국신장장애인협회를 찾았다. 김세룡 회장과 이영정 사무총장이 전한 상세한 설명은 신장장애의 이해뿐 아니라, 의료와 복지행정에서 신장장애가 얼마나 뒤로 밀려나 있는지까지 파악하게 만들었다. 생의 마지막 날까지 이틀에 한 차례 대여섯 시간씩 투석해야 생존이 가능하다는 거…, 제3자가 아닌 당사자의 시점을 따라가며 그 엄중함을 함께 들여다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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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모른다. 신장장애의 심각성을

성남에 거주하는 신장장애인 A씨(여)는 성남OO병원에 진료를 갔다가, 보건소 자가격리 통보를 받고 자가격리가 됨. 통보 다음날 투석을 위해 자신이 다니던 병원에 연락했으나, 투석병원으로부터 3주 이후 투석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듣고 투석을 받지 못함. 이후 A씨는 자신의 처지를 성남보건소에 알리고, 투석을 받을 수 있는 병원을 찾아달라고 의뢰함. 성남보건소는 성남지역 투석실(인공신장실)에 모두 연락을 취했으나 전부 거절당해, 마지막으로 성남OO병원에서 긴급 야간투석을 진행하게 됨. 이후 일정 조정 등을 통해 투석을 받게 됐지만, 결국 A씨는 자가격리 해제 하루 전날에 투석을 끝내고 지혈하던 중 갑자기 심정지가 와서 사망함.

신장장애는 혈액 내 노폐물을 걸러내고, 소변을 만드는 신장의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장애유형이다. 혈액 내 노폐물을 걸러내지 못한다는 것 그리고 소변을 만드는 기능에 문제가 생긴다는 건, 일상생활 자체가 정지된다는 엄청난 후유증을 낳는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에서 이런 심각한 장애를 간과하게 만드는 건, 일차적으로 장애를 설명하는 문장의 내용이 너무 난해한 전문용어로 채워져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다.
‘신부전(腎不全, renal failure, renal insufficiency) 또는 콩팥기능상실( - 技能喪失, kidney failure)은 콩팥이 망가져 생기는 병이다. 말기 신질환(end-stage kidney disease)이라고도 부르는 신부전은 신장기능이 멈춘 상태를 말하고, 급성 신부전과 만성 신부전으로 구분된다. 급성 신부전의 합병증에는 요독증, 고칼륨혈증, 또는 용적과부하 등이 있다. 급성 신부전의 원인은 저혈압, 요도폐쇄, 특정약물, 근육분해, 용혈성 요독증후군 등이다. 만성 신부전증의 원인은 당뇨, 고혈압, 신증후군, 다낭성 신장병 등이다….’
김세룡 회장(아래 김세룡) “신장은 콩처럼 생겼어요. 그래서 순우리말로 콩팥이라고 하죠. 신장은 모세혈관들로 가득해요. 신장 속 모세혈관들의 역할은 정수기 필터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노폐물은 내보내고 좋은 건 빨아들이는 거죠. 오줌이 혈액이거든요. 혈액찌꺼기죠. 동맥에서 들어와 모세혈관에서 걸러진 게 소변으로 빠져나가야 하는데, 모세혈관에 상처가 생기면 조금씩 석화가 진행됩니다. 신장이 기능을 상실하면서 서서히 쪼그라드는 거예요. 신장이 소변의 배출 기능을 못하니까 소변을 못 보게 되죠. 그래서 붓는 거예요. 그 수분과 몸에 쌓인 요독을 뽑아주는 게 인공신장기, 바로 우리가 말하는 투석기인 겁니다.”
한국신장장애인협회 김세룡 회장이 쉽게 풀어낸 설명은, 듣는 이의 이해도를 단번에 끌어올린다. 신장 안 좋으면 신장이식을 하면 되고, 신장이식을 받으면 장애의 상태를 벗어난다고 일반적으로는 생각한다. 김 회장은 그것도 아주 잘못된 정보라고 한다.
김세룡 “모두들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겁니다. 나빠진 자기 신장 대신 남의 신장을 이식해요. 대동맥으로 가는 큰 혈관을 잘라서 신장을 붙이면, 새 신장이 들어왔으니까 일단 기능은 합니다. 필터기를 새로 넣었으니까 소변은 제대로 나오게 되죠. 그런데 중요한 점은 이게 ‘남의 신장’이라는 거예요. 내 것이 아닌 남의 것이 들어왔기 때문에, 몸 안에 있는 저항체들이 이 신장을 공격하게 되죠. 공격이 계속되면, 결국 이식한 신장은 금방 못 쓰게 돼 버립니다. 그래서 그걸 방지하기 위해 면역을 떨어뜨리는 거예요. 우리 몸 안의 면역체들은 새로 들어온 신장을 이물질로 봅니다. 쉽게 말한다면 아주 큰 바이러스가 들어온 거죠. 당연히 공격합니다. 그걸 막아야 하기 때문에,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하는 악순환이 시작되는 겁니다.”
‘몸 안의 면역체들이 이식된 신장을 이물질로 판단해 공격한다. 그래서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한다’는 점까지는 내용 그대로 이해가 된다. 그런데 아주 심각한 문제가 여기서 발생한다. 신체의 면역이 억제된 상태, 다시 말해 면역체들이 누가 적군이고 누가 아군인지를 구별 못하는 상태가 됐을 때, 이때 침투한 진짜 바이러스는 치명적이 된다. 중동호흡기증후군(사스)과 메르스 당시에도, 신장장애인들은 손도 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코로나19의 현실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오히려 훨씬 더 심각한 상황으로 내몰렸다. 격일로 투석해야 하는 신장장애인들에게, ‘자가격리’라는 불가능한 상황이 강요되고 있다는 게 실제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영정 사무총장 (아래 이영정) “코로나를 처음 맞았을 때 정부의 대책은 메르스 때와 똑같았어요. 중증장애 분류도 없었고 갈팡질팡했거든요. 그러다가 신장이식을 받으셨던 분이 2월 27일에 돌아가시면서, 3월 2일에야 신장장애가 고위험군으로 분류가 됐습니다.”
김세룡 “굉장히 심각했습니다. 신장장애를 가진 의심환자들과 격리환자들의 투석을 어느 병원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런 대비가 전혀 없이 격리부터 진행됐다는 거죠. 차라리 확진을 받으면 어쨌든 병원 안에 있으니까, 투석을 할 방법이라도 찾을 수 있잖아요. 그런데 ‘의심’이라는 이유로 자가격리부터 시켰다는 건, 이틀에 한번씩 투석해야 하는 신장장애인들을 대안도 없이 사지로 내몰아버린 탁상행정인 겁니다.”

 

신장장애는 언제까지? - 끝까지, 죽을 때까지

서울 은평구 OO종합병원에서 코로나19 발생으로 병원 전체가 폐쇄돼, 그 병원에서 투석을 받던 신장장애인 160여 명은 인근 투석병원으로 전원을 희망했으나, 인근 투석병원 모두 14일 경과 후에나 가능하다고 답함. 결국 160여 명의 신장장애인들은 코로나19가 발생한 그 종합병원에서 투석을 받아야 했음. 문제는 장애인콜택시·시각장애인이동지원센터·바우처 택시 모두 운전자의 코로나19 감염위험을 이유로, 그 병원뿐 아니라 그 지역으로의 운행을 기피했다는 점임. 교통약자이동차량의 이용이 어려워지자, 코로나19 확산의 우려 속에서도 어쩔 수 없이 불특정다수와 대면해야 하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밖에 없게 됨.

2018년 기준 등록 신장장애인은 8만8892명이며, 신장장애인의 수는 매년 4천 명씩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신장장애의 발생시기는 50∼59세가 가장 높고, 40∼49세, 60∼69세, 30∼39세 순으로 나타난다. 놀라운 건 0세부터 29세 미만의 시기에 발생한 경우도 7.8%(한국장애인개발원 실태조사 결과)나 된다는 사실이다. 어린 시기와 젊은 시절부터 평생을 투석의 인생으로 살아야 하는 이들이 그만큼이나 많다는 현실이 드러난다.
이영정 “신장장애가 장애로 등록된 건 2000년부터입니다. 그 시기엔 고가의 의료비로 인해 자살하는 사람, 투석을 받지 못하고 사망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였어요. 2003년부터 산정특례 적용 ‘희귀난치성 의료비’ 지원을 받으면서, 의료비의 본인 부담금이 많이 줄어들게 됐죠. 등록장애인은 9만 명 정도로 나타나지만, 실제 만성신부전 환자의 수가 20만명을 넘어서고 있고 계속 증가하고 있어요. 문제는 산정특례 적용기간이 투석 당일로 제한돼 있다는 점입니다. 중증신장장애인들은 투석을 위한 혈관수술 및 시술, 심장혈관, 안과, 피부과, 정형외과 등 합병증으로 빈번하게 병원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혈관이 막히거나 동정맥류 재수술이 필요할 때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투석 당일 이외의 날에 수술을 받으면 산정특례 적용을 받지 못하고 개인 부담금으로 그 모든 비용을 떠안아야 한다는 거예요. 투석 이외의 의료비 발생은 신장장애인들의 가계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고 있는 실정입니다.”
김세룡 “정부에서 발표하는 걸 보면, 고혈압과 당뇨는 언급해도 ‘신장장애’라는 말은 나오지 않습니다. 고혈압과 당뇨의 합병증은 그 도착지가 신장장애예요. 지금 코로나19 사태를 봐도, 사망자들은 폐뿐만 아니라 장기부전에 의한 사망률이 훨씬 높습니다. 기존에 신장이 안 좋았던 환자가 아닌, 코로나19로 인한 합병증이 신장의 장기부전으로 이어진다는 거죠. 제가 가장 심각하게 우려하는 건, 투석실이 오염되는 상황이에요.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제가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두려워했던 게 바로 투석실의 폐쇄입니다. 그건 ‘사망자 속출’이라는 어마어마한 참극으로 결말이 날 수밖에 없거든요. 실제로 인공신장실에 가보면 굉장히 비좁습니다. 투석기 한대와 침대 한 대, 그렇게 다닥다닥 붙어 있는데, 이런 좁은 공간에 40명 정도가 들어가 투석을 받고 있어요. 큰 데는 100명까지 들어가는 곳도 있죠. 여기에 단 한 명이라도 확진자가 들어오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투석이 절실한 신장장애인들한테는 절체절명의 재앙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과 마주친다는 겁니다.”
신장장애는 투석의 삶을 이어가는 걸로 끝나지 않는다. 신장 이외의 신체 부위로 그 영역을 넓혀간다.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게 시각의 장애가 동반되는 건데, 그 중에서도 심각한 합병증 중 하나가 다리까지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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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신장장애당사자가 인공신장실에서 투석을 받는 모습. 강제로 혈액을 순환시켜야 하기 때문에, 왼쪽 팔 표면이 심하게 부어올라 있다. 


김세룡 “‘다리당뇨’, 또는 ‘발당뇨’라는 표현을 들어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모세혈관이 막히는 후유증으로 다리가 썩어가게 됩니다. 피가 안 통하니까 썩어가는 거죠. 그래서 절단해야 합니다. 그게 더 심해지면, 다리뿐 아니라 여러 내장의 혈관까지 막히게 됩니다. 장기까지 썩어서 잘라내야 하는 상황으로 확대되는 거예요. 사망에 이르는 아주 심각한 손상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당뇨로 인한 합병증은 10년에서 20년이 되면 어쩔 수 없이 찾아듭니다. 그게 현실입니다.”
확인 차원에서 다시 한 번 더 물었다. 투석이 일정 기간까지만 진행되는 건지, 아니면 불치와 같은 개념인지를 말이다. 이영정 사무총장은 잠시의 침묵을 지키다가, 아주 낮은 한숨소리와 함께 답을 전했다. “네, 끝까지, 죽을 때까지….”

 

우리에게 감염은 사망이다. 그게 현실이다
한국신장장애인협회가 이번 코로나19 사태 기간 동안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건, 최소한 ‘각 시도마다 한 군데씩 격리투석병원을 국가에서 지정해 달라’는 절박한 요구였다. ‘코로나19 대응지침’에도, ‘국가에서 지정하는 격리투석병원에서 투석을 할 수 있다’라고 나와 있다. 그런데도 문제는 뭘까? 첫째로 지정된 병원이 없다는 것이고, 두 번째로는 투석실 자체가 없거나 코로나19 사태 지원을 위해 투석실 인원들이 빠져나간 상태라는 것이다. 국가의 대응지침에는 나와 있다지만 그 문장 그대로 ‘(투석을) 할 수 있다’는, ‘할 수는 있는데 할 수 없으면 어쩔 수 없다’는 뻔한 핑계거리가 비상구처럼 그 안에 숨어 있다는 의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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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석 전후로 반드시 체중을 확인해야 한다. 몸 안의 노폐물 제거에 따라, 평균 4kg 내외의 체중이 몇 시간 만에 차이가 난다. 


김세룡 회장도 기회가 닿을 때마다, 복지부와 관련된 간담회나 세미나가 있을 때마다 강조했다고 한다. ‘국가에서 지정하는 격리투석병원’이 반드시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말이다. 담당자들은 노력은 해보겠다고 답변은 하면서도,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이 대목은 <함께걸음>의 의견으로 덧붙이며 설명하는 게 가능할 것 같다. 실제로 현직 의사들한테 반복적으로 들었던 발언이기에, 신장장애인들의 현실을 부연설명하는 데 어긋나진 않을 내용일 것 같다. 대한민국엔 ‘보건복지부’가 있다. 그 부서의 명칭엔 ‘보건’과 ‘복지’가 나란히 붙어 있다. 그런데 이 두 단어의 조합 자체가 모든문제의 시발점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의사와 환자’의 대명사라고 생각하면 된단다.
그 둘 중 누가 ‘갑’인가? 누가 ‘을’의 입장일 수밖에 없는가? ‘보건’의 발언권이 큰가, 아니면 ‘복지’의 목소리가 제대로 들리는가 여부는 처음부터 결론이 결정돼 있다는 것이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고 광장의 촛불 당시부터 외쳐왔지만, 대한민국의 실제 현실은 ‘복지’가 ‘보건’을 이길 방법 자체가 없는 정부의 구조라고 한다. 장애인권단체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이 스스로의 지향점을 향한 ‘전략’과 ‘전술’ 수립에 있어, 이 사실은 반드시 명심해야 할 대목이라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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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종합병원의 인공신장실 내부 모습.


김세룡 “신장장애인들은 ‘감염이 되면 사망’이라고 절박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사망률이 높아서, 이러한 전 세계적인 바이러스 감염 상황에서는 누구하고든 접촉을 극구 꺼리는 현실에 처해 있습니다. 탈출구가 없는 상태에서, ‘투석 아니면 죽음’의 지금 이 시간을 극도의 긴장감 속에 보내고 있다는 거죠. 신장장애인들은 거리에서 외치는 ‘데모’를 할 상황도 안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거리에서 들리는 목소리가 없다고 생존권마저 간과돼야 할까요?”
이영정 “신장장애인들은 투석 전후로 ‘전해질 불균형’으로 인한 고혈압, 저혈압, 빈혈증세 때문에 어지러움, 근육마비 등의 합병증에 항상 노출돼 있어요. 이로 인해 길거리에서 쓰러지는 경우가 너무 빈번해서, 보호자의 동행이 필수적입니다. 그런데도 외견상으로 장애의 유무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활동지원서비스 지원과 일상생활에서의 역차별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요. 이동편의를 제공받는 데도, 신장장애인들은 발언권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신장장애인들은 ‘격일 투석’이라는 하루하루가 생존의 기로에 서 있는 절박감이기 때문에, 이젠 이 모든 문제들을 분명하게 공론화시킬 시점에 와 있다고 판단합니다.”
‘가진 자’들과 ‘사회적 강자’들은 이미 모든 걸 다 갖추고 있을 테니, 굳이 이 절박함에 대한 여론화 자체가 ‘소귀에 경 읽기’일 것이다. 문제는 ‘사회적 약자’들이다. 골방에서 혼자 벽을 향해 소리라도 질러야 울분이 풀리는 이들에게, 이 사회는 무엇을 얼마만큼 ‘경청하는 시늉’이라도 할 것인가.
<함께걸음>은 이번 한국신장장애인협회와의 만남을 코로나19와의 접점 중심으로 정리했지만, ‘신장장애(신부전)’ 자체의 문제와 심각성을 다시 복기하고자 올해 하반기에 또 한 번의 기획취재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문에서도 밝혔듯이, ‘더 심하고 덜 심한’ 장애유형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덜 알려진’ 장애유형에 뒤늦게나마 관점을 돌릴 이유는 분명하게 존재한다. ‘누구나 차별받지 않는 세상’은 구호로만 그쳐선 안 된다. 그 현장성의 실천에 <함께걸음>의 발자국이 깊게 남겨지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이 기사 원고의 마침표로 남긴다. 

작성자박관찬기자  p306k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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