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불꽃들이 지역사회 큰 변화를 만든다 > 이슈광장

스몰스파크(Small Sparks)는 미국 시애틀에서 시작된 지역사회개발사업이다. 지역사회 사람들이 그들의 공동체에서 새롭고 즐거운 활동을 기획하고 추진할 수 있도록 소액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스몰스파크가 주장하는 원칙은 매우 단순하지만 강력하다. 기본적으로 스몰스파크는 지역사회 사람들이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으며, 그 아이디어를 추진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믿음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들이 새롭고 의미 있는 일을 추진하는 데 생각보다 많은 돈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소규모의 지원금으로도 지역사회 사람들의 모임이 형성되고, 이러한 모임들은 지역사회와 타 지역 또 다른 모임들과 연결되어 많은 사람들이 관계를 형성하고, 모든 사람에게 이익이 되는 다양한 프로젝트로 확대될 수 있다. 즉 정부는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지역사회 사람들의 유익한 활동을 끌어내는 데 소규모의 지원을 제공하더라도 믿음을 가지고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지켜보기만 하면 그들의 활동은 역동적인 활동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03년 영국의 발달장애인 권리 운동가 칼 폴(Carl Poll, 1950-2013)은 인컨트롤(In Control)이라는 단체와 함께 기존 스몰스파크를 지역사회 주민과 발달장애인이 함께 참여하는 모임 및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발전시켰다. 약 30개의 조직에서 스몰스파크 사업이 시작되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지금까지 소액의 지원금으로도 지역사회 많은 유익한 모임과 프로젝트를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영국의 스몰스파크의 참여 방법은 매우 단순하다. 우선,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활동을 계획하거나 참여하는 사람 중 적어도 한 명이 발달장애인(지역과 지원기관에 따라 지체 및 정신장애인, 치매 환자가 포함되기도 함)이어야 하며, 구성원은 최소 4명부터 시작할 수 있다. 활동의 내용은 발달장애인과 함께 할 수 있는 소소한 일상의 모임일 수도 있고,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활동이나 프로젝트일 수 있다.

어떠한 아이디어든지 서로에게 유익하고 의미가 있다면 무관하다. 참여자들은 그들만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으며, 발달장애인을 포함한 지역사회 주민들을 어떻게 참여시킬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추진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활동을 신청할 수 있다. 이러한 조건이 충족되면 약 250파운드의 활동비를 지원받게 되며, 활동 후 생생한 활동 장면과 스토리들을 공유하게 된다.

실제 영국의 스몰스파크 지원으로 추진된 모임과 프로젝트는 아래와 같이 매우 다양하며, 그 내용은 특별함보다는 자연스럽고 평범함 삶의 모습인 것을 알 수 있다. 발달장애인은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자연스레 지역사회 많은 사람들과 의미 있는 관계들을 형성해 나가며, 이들과 함께 소소한 일상들을 누리게 된다.

스몰스파크는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시작되었다. 과천시장애인복지관은 2016년 성공회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용득 교수의 제안으로 스몰스파크 사업을 기획하였고, 2017년부터 현재까지 아산복지재단의 예산지원을 받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과천시장애인복지관의 스몰스파크는 기본적으로 영국의 사업 방식과 내용을 유사하게 적용하고 있다.

그리고 참여를 원하는 지역사회 주민들뿐만 아니라 권익옹호 교육을 받는 시민옹호가들이 참여하여 사업의 안정성을 꾀하고 있으며, 당사자 부모와 시민옹호가 등이 스몰스파크 기금운영위원회를 운용하여 발달장애인과 지역사회 주민들의 의미 있는 만남을 발굴하고, 선정된 모임이 발달장애인을 존중하는 모임인지, 지원금이 적절하게 사용되는지를 평가한다.

무엇보다 향후 시민옹호가들이 자치적으로 발달장애인과 함께 하는 삶을 알리고, 필요한 기금을 마련하며, 발달장애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대할 수 있는 지역사회 터전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스몰스파크 지원을 통해 2017년 2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약 35개의 모임에 발달장애인 66명과 지역주민 146명이 참여하였으며, 바느질 모임, 홈 파티, 글쓰기 모임, 00와 함께(노는 것을 좋아하는 6-9살 아이들의 모임), 베이킹 활동, 소그룹 여행 등 다양한 주제로 진행되었다(https://www.facebook.com/gcsmallsparks).

이러한 성과로 인해 서울시가 2018년부터 서울 스몰스파크(Seoul Small Sparks) 사업을 지원하는 등 다른 지역으로까지 사업이 확대되고 있다.

“스몰스파크는 참 좋은 거예요. 장애유무를 떠나 사람들이 마을에서 만나 서로를 알아가고 함께 좋아하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니까요. 스몰스파크 모임을 망설이고 있다면 일단 먼저 경험해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바느질 모임의 지역주민 참여자

어쩌면 스몰스파크는 우리에게 발달장애인의 지역사회 삶이 그리 거창하지도, 그리 복잡하지도 않은 평범한 작은 시도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져준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작은 시도 앞에서도‘지역사회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까?’,‘과연 그 모임이 지속될 수 있을까?’또는‘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 주민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잘 어울릴 수 있을까?’등 계속되는 의문과 앞선 걱정으로 실천을 멈추거나 이상적이고 어렵다는 이유로 실천을 주저하고 있을지 모른다.

스몰스파크는 기존 서비스 기관에서 진행한 다른 지역사회 기반 서비스에 비해 매우 간소한 방식과 절차에 적은 예산이 소요되는 지원이지만 사회통합(social inclusion) 측면에서 큰 성과를 기대해볼 수 있는 시도라 생각된다.

여기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지역사회 주민들과 발달장애인들이 함께 살아가고 싶은 바람을 가지고 있고 그것이 실현 가능하다는 것을 신뢰해야 하며, 당장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다 하더라도 이러한 작은 불꽃들이 큰 변화가 되는 날까지 묵묵한 기다림으로 이러한 시도들을 멈추지 않고 지속해나가는 것이다.

<참고문헌>
과천시장애인종합복지관. 2018. 별별커뮤니티 사례집.
https://www.facebook.com/gcsmallsparks
http://www.in-control.org.uk/
http://www.learningdisabilityengland.org.uk
https://www.yourewelcome.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