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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해외이슈] 장애인과 공유경제, 남의 나라 이야기이기만 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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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Airbnb), 우버(Uber)... 장애인과 공유경제, 남의 나라 이야기이기만 한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정책위원회

 

2017년 11월 22일 뉴욕타임즈에서는 “우버가 나를 에어비앤비에 데려다 줄까? 휠체어 이용자 입장에서는 별로 빠르지 않을 듯... (Uber Me to My Airbnb? For Wheelchair Users, Not So Fast)”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기사는 휠체어 여행가인 실비아 롱마이어(Sylvia Longmire)가 게재한 내용인데, 실비아 롱마이어는 ‘여기 아래에서 보이는 풍경(The View From Down Here)’이라는 휠체어 여행 사진집을 발행한 작가이자 ‘지구를 굴리다(Spin the Globe)’라는 블로그 운영자이다. 기사는 에어비앤비나 우버로 대표되는 공유경제가 최근 몇 년 사이에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고, 또 많은 사람들이 공유경제를 이용해서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여행을 즐길 수 있게 됐는데, 장애인, 대표적으로 본인과 같은 휠체어 장애인들의 경우에는 그 물결에서 제외돼 있다는 문제 인식을 담고 있다.

공유경제는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집이나 차와 같은 것을 자기가 사용하지 않을 때(혹은 사용하지 않는 만큼을) 다른 사람들에게 빌려주는 새로운 시스템이다. 많은 경우에 에어비엔비에 체류하는 비용이 호텔에 묵는 것에 비해 저렴하고, 집주인이나 방문지역에 더욱 깊은 관계를 맺어볼 기회가 생긴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공유경제의 또 다른 유형의 회사인 우버는 운전자가 자기 소유의 자동차를 동네 주변의 사람을 위해 운행한다. 우버의 경우 느슨한 규제나 차별이나 희롱과 같은 사건이 발생한 일도 있지만, 그럼에도 저렴한 가격과 쉬운 차량 호출을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유형의 서비스를 애용한다.

공유경제와 같은 새로운 경제 방식의 회사들이 많이 있지만, 여행의 접근성에 있어서는 에어비앤비와 우버가 가장 관련성이 높다. 그럼에도, 휠체어 사용자의 경우에는 대부분 배제돼 있다. 에어비앤비는 사람들이 개인의 집을 빌려주는 개념이다 보니 정작 회사는 규제의 회색지대에 놓여 있다. 에어비앤비를 활용하는 미국의 주택 소유자들은 장애인에 대한 서비스견과 장애인을 차별할 수 없도록 미국 장애인법에 의해 규제를 받고 있지만, 그렇다고 빌려주는 개인의 주택 시설까지 미국 장애인법을 준수해야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에어비앤비에서는 몇 년 전 주택 소유자로 해금 ‘휠체어 접근성’에 대해 표기할 수 있도록 옵션을 제공했지만, 대부분의 비장애인 주택 소유자들은 그 의미를 휠체어가 현관문을 통과할 수 있는 정도의 의미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결과적으로 휠체어 사용자들은 출입구의 폭과 경사로의 유무, 휠체어 사용자도 접근 가능한 샤워시설이 실제로 구비된 것인지를 알기 위해서 휠체어접근성을 표기한 모든 주인들과 일일이 통화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우버도 일부 영역에서는 접근성 옵션을 개선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우버는 2016년 1월 토론토에서 UberWAV 프로그램(휠체어 접근가능 차량용 WAV)을 시작했다. 제한된 지역에서나마 특별운송수단을 운영하는 대중교통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차량을 제공하고 있는데, 운전자들은 ‘미국지역교통협회의 장애인 보조와 안전운행 인증’까지 받았다. 이러한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휠체어 운전자의 대응에 적절하게 응대하지 못한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또한 샌프란시스코나 로스앤젤레스, 포틀랜드에서는 휠체어 사용자가 이용 가능한 UberWAV 차량이 한 대도 없는 상황이거나, 혹은 1대만 있어서 25분에서 45분을 대기하기도 한다. UberWAV는 동급의 우버에 비해 매우 비싸다. 제공량도 적은데다가 우버의 할인 요금도 적용되지 않아 도시의 표준택시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게다가 예약 수수료까지 2달러가 추가된다. 이러한 상황은 결국 비용 절감과 편의를 누리기 위해 공유경제의 장점을 누리고 싶어 하는 휠체어 이용자들을 따로 떨궈 놓는 셈이다.

다행히도 일부 스마트한 기업가들이 접근가능한 숙소에 대한 욕구가 전 세계적으로 매우 많다는 점을 인식했다. 2015년 6월, 스린 마디폴리(Srin Madipalli)와 마틴 시블리(Martn Sibley)는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에어비앤비스타일의 국제적 서비스인 어커메이블(Accomable)을 소개했는데, 이 사이트는 접근성이 확보된 주택을 빌려주려는 전 세계의 집주인들이 제출한 자료를 직접 확인한다. 최근 에어비앤비는 어커메이블을 인수함으로 진정한 접근성을 갖추기 위한 개선에 큰 발걸음을 시작했다. 어커메이블이 갖고 있는 1,100여 개의 현재 목록을 4백만 개가 넘는 주택에 추가할 예정이다. 어커메이블의 직원들이 기능을 추가함으로써 주택의 소유자가 자신의 집에 계단이 있는지, 엘리베이터가 있는지, 현관과 접근 가능한 욕실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할 수 있게 된다. 에어비앤비는 캘리포니아 자립생활센터 재단과 함께 주택 소유자들이 자신의 주택에 대한 접근성을 상세하게 설명해 놓을 수 있도록 진정한 의미의 접근 가능하다는 뜻이 무엇인지에 대한 교육을 시도를 하고 있다. 기대되는 시도이다. 하지만, 변화가 일어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교통수단의 측면에서는 우버가 미국 전역의 도시에서 UberWAV 모델을 시작하고, 상업적인 휠체어 접근 가능한 차량 공급자들과 함께 서비스 지역 범위를 확장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 6월 비영리 인권단체인 평등권리센터(Equal Rights Center)는 워싱턴에 있는 장애인 고객에게 접근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은 우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7월에는 브루크린 자립생활센터는 우버가 충분한 휠체어 접근 가능한 차량을 배차하지 않음으로 뉴욕시의 인권법을 위반했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비록 압박을 당한 이후이기는 하지만 일부 회사들이 휠체어 여행자들을 위한 편의를 올바르게 제공하려는 방향으로 행보를 보이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기사를 작성한 실비아 롱마이어는 당분간 당사자들이 공유경제 내에서 스스로의 영역을 만들어 나가지 않는다면, 장애인들은 그 물결에서 배제될 것 같다는 우려로 기사를 마무리하고 있다.

기사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에어비앤비를 통해 여행자에게 집을 빌려주는 집주인이나, 우버를 통해 자신의 차량을 제공하는 차주인은 자기가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을 활용해서 수입을 얻을 수 있고, 이용자들은 기존의 호텔이나 택시와 같은 서비스에 비해 더 저렴한 가격으로 만족스러운 경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에어비앤비나 우버를 둘러싼 적법성의 논란이 일고 있지만, 이미 많은 숙박업소들이 에어비앤비를 활용하고 있기도 하고, 쏘카나 그린카와 같은 차량공유 형태의 카셰어링 서비스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우버의 경우에도 카카오블랙과 같은 형태로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방식의 새로운 서비스가 단순히 숙소를 빌리고, 차량을 빌리는 기존 서비스와 같은 단순한 의미를 지니는데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는데 있다. ‘공유경제’라는 단어 자체가 4차산업혁명의 급격한 흐름 속에서 우리사회의 서비스와 유통영역을 거대하게 변화시키는 새로운 플랫폼의 의미를 지닌다는데 있다. 눈부신 기술 발전과 함께 눈앞에 다가오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는 소유에서 공유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이러한 인식이 자율주행차량 기술과 결합하면 이동과 생활이 보다 효율적으로 바뀌는 새로운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문제는 한국에서도 논의가 시작되고 있는 이러한 변화에 ‘장애인’이 포함되고 있는가?라는 고민이다. 기술이 가져올 장미 빛 미래 뿐만 아니라 그 기술에 참여하고 유익을 평등하게 누릴 수 있는 4차산업혁명에 대한 접근권을 준비하지 않으면 정보화시대에 경험했던 정보격차(digital divide)보다 훨씬 더 심각한 도태와 낙오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뉴욕타임즈가 게재한 에어비앤비와 우버의 대응은 비록 조금 늦은 감이 있고, 아직까지 시행착오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럼에도 4차 산업 혁명시대의 새로운 변화와 미래 속에 장애인이 함께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그림은, 남의 나라 이야기만이 아닌 우리의 현실로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참조 기사 원문>

https://www.nytimes.com/2017/11/22/opinion/uber-airbnb-for-disabled-travelers.html?rref=collection%2Ftimestopic%2FDisabilities&action=click&contentCollection=health&region=
stream&module=stream_unit&version=latest&contentPlacement=1&pgtype=collection

작성자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정책위원회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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