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과연 장애를 가진 난민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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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에 ‘장애인 이익을 위한 연방정부 대의원(이하 ’장애인 대위원‘)’과 ‘이주⋅난민 그리고 통합을 위한 대의원’회가 공동 주최한 ‘이주와 장애 네트워크컨퍼런스(이하 컨퍼런스)’ 자료가 장애인 대위원 홈페이지에 올 1월에 올라왔다. 그 컨퍼런스에서는 정부 및 장애인 단체 그리고 각 전문가들이 이주 또는 난민 배경을 가진 장애인들을 위한 정책과 지원을 위한 다양한 논의들이 이루어졌다. 그 중 몇가지 중요한 내용들을 소개한다면 다음과 같다.
우선 2013년 자료에 따르면 지금까지 독일에 온 이주민의 총 수는 16.6백만으로 그 중 장애를 가진 이주민들의 수는 1.6백만으로 약 9.5%에 해당하고 있었다. 1.6백만의 장애와 이주 역사를 가진 사람들 중 2/3는 1990년 이전에 독일에 이주한 노동자들로서 위험하고 힘든 노동으로 장애를 가지게 된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독일의 특수학교 현장에서도 지난 몇 년간 외국 국적의 학생들의 비율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주의 역사를 가진 장애 학생들 중 15%가 졸업하지 않고 학교를 떠나고 있다. 이러한 수치는 이주 배경이 없는 학생들이 단지 6%만이 그러한 경우에 해당된다는 결과와 비교한다면 두배 이상에 이르고 있다. 이렇게 장애와 이주 역사를 가진 사람들은 단순히 독일의 자국 장애인들과는 더 많은 통합의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현재 독일에서는 장애를 가진 이주민들의 사회적 통합을 위해서 독일어 교육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예를 들면 독일어 어학코스의 비용지원과 어학원 기숙사 비용 지원, 시각장애인 보조인 및 청각장애인 수어통역사 지원, 그리고 특별한 보조공학 도구 지원 등이 여기에 속한다. 2005년 이후 거의 200여개의 특별한 통합교육 강좌에서 1,600여명의 장애를 가진 이주 참여자들이 참가하였다. 그리고 그 중의 2/3가 청각장애인과 시각장애인을 위한 코스에서 이루어졌다. 장애를 가진 난민을 위한 실천에서도 예를 들면 뮌헨(München)시에서는 장애를 가진 난민을 위하여 컴퓨터 학습, 점자 학습, 휠체어 장애인을 위한 이동 교육, 독일어 학습 등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독일어 교육 이외에도 장애인의 직업 교육과 직업재활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2016년 8월부터 체류가능성이 높은 난민신청자를 대상으로 직업훈련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때 장애를 가진 난민도 포함하고 있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정부기관과 직업재활시설 및 기관들은 장애를 가진 난민의 직업훈련을 위해 그들의 시설을 맞추는 작업을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장애를 가진 이주민들과 난민을 위한 지원이 난민 또는 망명 신청 때부터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예를 들면 청각장애를 가진 난민들은 수어통역을 지원받지 못하며 난민거처소의 직원들은 장애인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특히 임시거처시설에서의 적절한 의료적 치료 및 필요한 사회적 돌봄 및 지원-이동지원 또는 청각보조도구 등-이 현장에서 종종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리고 앞에서 언급했던 독일어 어학강좌 및 직업교육이 지적장애 및 인지적 장애와 청각장애를 가진 장애인에게는 매우 부족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 밖에 장애아동이 있는 이민 가족의 돌봄 지원의 부족, 장애를 가진 이민자 또는 난민들을 위한 정보시스템의 미비 등도 해결해야 할 문제로 바라보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이주 및 난민 신청 및 지원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민자 및 난민 지원기관 및 장애인 단체들간의 광범위한 네트워크 시스템 구축을 통한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장애를 가진 사람이 이민 또는 망명을 신청할 때부터 함께 협력작업을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언어 및 문화를 중재하는 지원 이외에 장애와 관련된 중요한 관점들을 중재하는 지원풀이 갖추어져야 함을 강조한다. 그리고 장애를 가진 난민 또는 이주자들을 지원하는 여러 기관의 협력을 위해 정부의 경제적, 인적 지원이 필수적이고 주장한다.
장애와 난민에 관한 커퍼런스 자료를 보면서 우리나라 모습을 생각해 보았다. 현재 제주도에 입국한 난민에 대한 논쟁에서 부정적 편견과 불안감, 그리고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혐오적인 반응들을 보면서 과연 우리나라가 장애를 가진 난민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인지 의문이 들었다. 또 장애인 단체들은 장애를 가진 난민의 권리와 지원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논의하고 있는지에 대해 궁금해졌다. 물론 독일 사회도 많은 수의 난민 이주에 대한 거부감과 불안감이 있기는 하지만 그들을 지원해야 하는 사회적 합의와 사회통합을 위한 독일 사회의 변화에 대한 논의를 기본적으로 같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논의와는 다른 지점에 서 있다.
한 사회가 얼마나 성숙되었는지를 바라보는 척도는 그 사회의 가장 사회적 약자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알 수 있다고 하였다. 우리는 지금 난민들을 편견과 혐오로 대하고 있는지 아니면 전지구적인 억압과 차별로 인하여 연대가 필요한 사람들로 대하고 있는지 질문하고 이에 답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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