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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불씨이슈] 발달장애인의 자기옹호를 제대로 지원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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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의 자기옹호를 제대로 지원하려면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정책위원회

 

최근 장애인복지서비스가 발달장애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이전에 비해 서비스의 총량도 증가됐으며 새로운 서비스 도입에 대한 시범사업과 검토도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주목받는 쟁점이 바로 발달장애인의 자기옹호라고 할 수 있다.

자기옹호(self advocacy)란 한 개인이 자신의 권리를 위해 투쟁하는 것, 자립하는 것, 자신의 일을 하는 것, 자신이 원하는 것을 사람들에게 요청하는 것, 문제를 공유하는 것, 선택하는 것, 자신의 삶을 책임지는 것 등을 포함하는 의미이다. 한 개인이 스스로 자신을 대변하고 옹호한다는 것은 결코 간단하거나 녹록치 않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발달장애인이 자기옹호자가 되기란 어렵다고 말하거나 판단하기도 한다. 그러나 다음의 인용구는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1. “I won’t think of myself as a learning disability. But I have.”

“나는 나를 발달장애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발달장애가 있는 것이다.”

영국 자기옹호집단의 리더로 활동하는 발달장애인의 자신의 정체성을 설명하고 있다. 자신은 발달장애를 가진 것이지, 발달장애인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님을 주장하고 있다.

 

2. “Nothing is impossible : the word itself says I’M POSSIBLE.”

“불가능은 없다 : 불가능은 나는 가능하다는 뜻이다.”

발달장애인 자기옹호 단체의 멤버들이 강조한다. 그들에게 불가능이란 없다고.

 

3. “You are the one that knows you best”

“당신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당신이다”

발달장애인 자조집단인 Illinois People first의 초기 멤버인 Tia의 주장이다. 그녀는 미국 대학의 장애학 연구센터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4. “Listen first and then supports so we can create our own lives”

“먼저 들어라. 그런 다음 내 삶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지원해라.”

미국의 SABE 컨퍼런스에 참여한 지원자가 발달장애인의 자기옹호자가 한 얘기를 그대로 전달한 것이다.

위의 발달장애인 자기옹호자들의 목소리를 기억해야 할 것이다. 발달장애인 자신에 대한 정체성과 신념은 요청은 발달장애인의 자기옹호나 자조집단을 지원하는 실천현장의 모든 사람들이 곱씹어야 할 내용이다.

발달장애인이 살아가면서 스스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권리를 지킬 수 있도록 잘 지원하는 것에 특별한 기법이 있을까? 만약 “그렇다”라고 대답하면, 딱 들어맞는 방법이 있다면 그것이 더 부적절하지 않을까...

어떤 형태의 지원이든 먼저 살펴야 하는 것은 지원자의 이해와 인식이다. 따라서 발달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 가족이나 주변인들 그리고 복지현장 실무자의 사고를 먼저 점검해야 할 것이다.

자기옹호를 위한 준비단계에서 실무자에게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것은 다음의 요건이다.

첫째, 발달장애인의 삶이 궁극적으로 누구의 삶인가를 항상 기억해야 한다. 둘째, 어떤 상황에서든, 어떤 어려움을 가지고 있든, 자신에 관한 최고의 전문가는 바로 발달장애인에게 인식시켜주어야 한다. 셋째, 이를 위해서는 발달장애인 부모, 현장의 실무자, 전문가 등은 단지 조력자의 역할만 해야 한다. 이를 통해 발달장애인의 목소리를 대신 내는 것이 아닌, 그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발달장애인 스스로 자기옹호를 한다는 것이 가능한가에 대한 의구심을 없어야 한다. 자기옹호가 무엇인지 왜 중요하고 발달장애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제대로 알려주고, 설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는 필요한 지원은 당사자에게 물어보면 된다. 발달장애인은 지역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지역에서 살아가는 데 어떤 점이 자신이 없고 어려운지, 그래서 어떤 지원이 어떻게 제공되면 좋겠는지, 그런 지원을 누가 해주기를 바라는지, 그리고 그 기간이나 강도는 어떻게 하기를 원하는지 등을 일상에서 단계적으로 그러나 지속적으로 찾아가야 한다. 꼭 필요한 지원을 제대로 하려면 의식적으로 당사자의 목소리, 현재 상황, 느낌 등을 충분히 묻고, 또 묻고, 들어야 한다.

발달장애인의 권리옹호를 위한 지원 과정에서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점은 프로그램화 하는 것이다. 프로그램으로 구성하는 순간 권리는 과업으로 다루어지고, 당사자 주도가 아닌 실무자 주도가 되며,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지원이 아닌, 인위적이고 성과를 염두하는 지원이 돼버린다. 이런 지원은 당사자의 자기옹호를 위한 지원이 아닌 옹호지원이라는 사업을 완수해야만 하는 것으로 성격이 전혀 다른 것이 된다. 미국의 자기옹호 지원자들은 공통적으로 끊임없이 그들에게 묻고, 보고, 듣고, 이해하고, 기회를 제공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패러다임은 최근 추세를 좇아가지만 지원방식과 생각이 전근대적이고 기존의 것을 고수한다면 변화는 결코 기대할 수 없다.

또한 자기옹호 지원을 실천하는 과정에서는 다음의 요건도 절대적으로 준수돼야 한다.

우선, 모든 지원과정과 방식에서 people first 관점과 철학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다음으로, 각각의 상황에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발달장애인이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소통이 어려운 사람, 소통을 피하는 사람들과 잘 소통하고 공감하기 위한 방법을 고심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에서 당사자의 속도를 유지하고 따라야 한다. 또 하나 지원과정에서 많은 욕심을 부리기 보다는 지원의 전체 과정에 시간이 걸리고 다소 더디더라도 발달장애인을 참여시키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발달장애인의 자기옹호를 지원한다는 것은 스킬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발달장애인의 권리를 존중하고 그들의 능력을 믿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발달장애인에게 어떤 지원이 필요한가? 그 해답은 우리가 아니라 발달장애인에게 있음을 기억하자.

작성자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정책위원회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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