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는 거소투표에 대한 안내를 의무화하여 정신병원 내 정신장애인의 참정권을 보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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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국회의원선거가 한 달 이내로 다가왔다. 모든 시민이 누구를 뽑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지만, 정신병원 폐쇄병동에 있는 정신장애인들은 자신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확신하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2014년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시설 거주 장애인 선거권 실태조사’에 따르면 정신장애인 81.3%가 병원(시설)에서의 투표 경험이 없다고 답하였다. 또한 2023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정신장애인 인권친화적 치료환경 구축을 위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병원 내에서 투표권에 대해 안내받은 경험이 100점 만점에 43.9점으로 절반도 안 되는 수치에 이르렀다. 2022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정신의료기관 입원한 환자라도 선거권이 부당하게 침해돼선 안 된다고 의견을 표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신장애인의 투표권은 제대로 보장되고 있지 않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이번 선거의 접근성을 높이고자 특수형 기표용구, 이해하기 쉬운 선거공보 제작 가이드, 이해하기 쉬운 선거공보 용어집 등을 신규 제작하는 등의 노력을 하였으나 정신의료기관 내 정신장애인의 참정권 보장을 위한 어떠한 대책도 내놓지 않았다. 정신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정신장애인이 투표하기 위해서는 거소투표나 투표일에 외출하는 방법이 있는데, 거소투표는 병원이 아닌 개인이 신청하는 것이고, 병원에서 안내하지 않는 이상 거소투표 신청을 위한 우편물을 보내는 것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폐쇄병동은 치료라는 명목으로 당사자의 핸드폰 수거, 외출 제한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정신장애인의 투표권은 정신병원에서 거의 휴지 조각에 불과하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27조에 따르면 국가와 지자체는 장애인의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참정권 행사에 관한 홍보 및 정보전달을 할 의무가 있으며, 「장애인복지법」 제26조에도 국가와 지자체가 장애인의 선거권 행사를 위한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비준하고 있는 「UN 장애인권리협약」제29조에도 장애인이 투표 절차와 시설 및 용구에 접근가능하고 그 이해와 사용이 용이하도록 보장할 것을 적시하고 있다.
이번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동등하게 누려야 할 참정권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모든 정신장애인이 투표권을 올바로 행사할 수 있도록 정부와 중앙 및 지역선거관리위원회는 각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정신의료기관이 거소투표 안내를 의무화하도록 지침을 개정하라!
하나, 보건복지부는 정신의료기관이 정신장애인의 투표를 위한 외출을 제한하지 못하도록 지침을 안내하라!
하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침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모니터링을 시행하라!
2024년 3월 12일
사단법인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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