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학생 뺨 때리고 “자해했다” 거짓말한 특수교사, 강력 규탄 나서
한 번의 묵인이 우리 아이들에 대한 수백 번의 학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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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평대영학교 장애학생 학대사건 기자회견 모습. 서울 은평대영학교 앞
전국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등 10개 단체는 12일 오전 서울 은평대영학교 앞에서 장애아동에 대한 특수교사의 폭력 사태를 규탄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5월 9일, 서울 은평구의 장애인 특수학교 은평대영학교에서 특수학교 교사가 초등학교 2학년 장애 학생의 뺨을 세게 때린 학대 사건이 발생했다.
평소와 다른 아이의 불안정한 모습과 벌겋게 부어오른 뺨을 보고 피해 아동의 학부모가 이유를 묻자, 해당 교사는 “아이가 동급생을 때려 제지하는 과정에서 교사를 때려 꽉 안았더니 자기 얼굴을 때리는 자해 행동을 했다”라고 알리며 해당 사건은 아동의 문제로 덮히는 듯했다.
해당 사건은 외부 신고로 인해 경위가 드러났다. 주최 측은 “18일 학교 측에서 요청한 면담 과정에서 교과교사가 아이를 때린 사실과 징계위가 열릴 예정이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라며 “그동안 학교 교직원과 학교 관계자들은 학대 신고조차 하지 않고 가해 교사와 피해 아동을 분리조차 하지 않고 사건을 숨기기에만 급급했던 사실을 알게 됐다”라고 전했다.
한편, 해당 교사는 장애 학생에 대한 폭력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4년 전에도 장애 학생을 때려 1달의 정직 징계를 받았다.
서울 인강학교, 서울 교남학교 등 장애 학생에게 가해지는 교사의 인권유린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학부모 측은 학교에서 장애아동에 대한 학대 사건이 여러 차례 벌어지는 동안 즉각적인 조처를 게을리한 학교의 책임을 강력하게 규탄했다.
김남연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이사는 “특수학교 학부모회 회장 1년 차일 때, 이곳 은평대영학교에서 학생이 수업 시간에 존다는 이유로 선생님이 장애 학생의 귀를 라이터로 지지는 사건이 발생했다”라며 “이 당시에도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지만, 학교에서는 경징계를 내리고 가해 교사는 복귀했다”라며 그 사건에서의 가벼운 처벌이 학교와 학교 관계자들, 학부모에게 무엇을 알려주었겠냐며 반문했다.
이은선 특수학교학무모협의회 회장은 “아이들은 불완전하지만, 자유로운 한 인격체로서 폭력으로 억압해서는 안 된다”며 “피해 학생에 대해 ‘아이가 맞은 이유가 있겠지’라고 이유를 찾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라고 전했다.
이어 “학생을 때리는 교사는 본인의 손버릇도 못 고치면서 어떻게 학생을 가르치려는 것이냐”며 아이를 때린 것을 알고도 은폐한 교사들과 교장은 자격을 박탈하고 처벌해야 한다고 재발 방지 및 폭력 교사에 대한 면책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이날 주최 측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 가해 교사와 피해 아동의 즉각 분리 ▲가해 교사 즉각 해임 ▲학교장을 비롯한 학대 사건에 연관된 학교 관계자와 가해자 징계 ▲학교 이사장에 대한 퇴진을 요구했다.
기자회견은 주최 측과 학부모, 학교장과의 간담회 자리를 끝으로 마무리되었다. 학교 측은 입장문을 통해 ”피의사실공표, 개인정보보호 등으로 인해 절차상의 문제로 징계 과정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여 우왕좌왕한 것 같습니다”라며 ”학교와 법인의 미숙함으로 인한 것이지, 축소나 은폐 의도는 전혀 없었음“을 밝혔다.
이어 ▲ 가해 교사에 대한 엄중 처벌 ▲ 피해 학생과 가족에 대한 보호와 안정 조치 ▲ 정직한 보고를 한 특수교육실무사의 보호조치 ▲ 장애 학생 학대 재발 방지 및 대안 마련을 위한 위원회 구성 ▲ 인권연수, 아동학대 신고의무자 연수 시행 및 장애 학생 학대 예방 ▲ 위기관리 예방프로그램 등의 실시 등의 대책을 약속했다.
해당 교사에 대한 징계위는 다음 주 금요일에 열릴 예정이다.
주최 측은 “한 번의 묵인이 우리 아이들에 대한 수백 번의 학대로 돌아온 사건”이라며 “내 아이가 학대받는 순간 그곳에 있는 아이들은 500여 차례 던져지고 밀쳐진다”라며 해당 사건뿐만 아니라 드러나지 않은 많은 폭력이 교육 현장에서 자행되고 있음을 상기하며 적극적인 현장 증언을 호소했다.
교육 현장 속 학교폭력 문제는 학부모와 학교 내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장애 학생을 대상으로 한 폭력이나 성폭력, 차별행위를 목격하면 누구나 익명으로 제보할 수 있는 온라인 사이트 ‘장애 학생 인권 보호 지원센터(http://www.nise.go.kr/onmap/main/view)’가 운영 중이다.
작성자이은지 기자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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