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군가산점 제도 재도입 절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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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군복무가산점제를 4월까지 도입 목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회에는 군복무가산점제 도입을 골자로 한 병역법 일부 개정법률안이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재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군가산점제는 공무원 시험 등 입사 시험에서 군필자 본인 득점의 2.5% 안의 범위에서 가산점을 부여하되 가산점으로 합격한 사람이 전체의 20%를 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한다.
국방부는 군가산점제 도입을 공식화 하면서, 병역으로 인한 학업중단과 사회진출 지연, 경제활동 중지 등 상대적 박탈감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최소한 배려로 군가산점제 재도입이 가장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국방부의 군가산점제 도입 재추진에 대해 여성계도 반발하고 있지만 장애계도 강력 반발하고 있다. 장애계 관계자들은 군가산점제가 재시행 되면 장애인의 평등권 확보에 심각한 위험이 닥치고, 장애인 취업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과거에 군가산점제 시행으로 장애인들이 실질적인 피해를 입은 사례가 여기 있다.
군가산점제가 시행되고 있던 지난 91년 왼팔에 장애를 갖고 있던 정강용 씨는 총무처 주관 7급 행정직 공채 시험에 응시해서 82.22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당시 정강용 씨가 받은 이 점수는 당시 군가산점이 없는 상태에서는 응시자 가운데 차석을 차지한 점수였다.
하지만 결과는 차석의 높은 점수를 받은 그가 탈락하고, 시험 점수 78.33을 받은 한 군필자가 가산점 혜택을 받아 정강용 씨를 밀어내고 가산점 5%를 더해 83.33점으로 시험에 합격했다.
정강용 씨는 이어 다음해인 92년과 93년에 다시 7급 공무원 채용 시험에 응시했지만, 결과는 군가산점으로 인한 불합격의 쓴 잔이었다. 93년의 경우 충청남도 7급 행정직 시험에 응시한 정강용 씨는 점수로는 합격자 45명 중 28등이었지만 군가산점이 적용되자 석차가 무려 133등으로 밀려 공무원 임용에서 탈락하게 되었던 것이다.
또 다른 예로, 여성장애인 김정원 씨도 9급 국가공무원 공개경쟁 채용시험에 응시해 평균 점수보다 높은 93점을 받았으나 합격기준 점수가 군가산점인 5점을 포함하면서 95점까지 올라가 김정원 씨는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도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하는 일이 벌어진 적이 있었다.
또한 군가산점제는 헌법재판소에 의해 위헌 소지가 있다는 판결을 받아 폐지된 제도다.
지난 98년 9월 여성장애인연합과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장애인들을 원고로 해서 헌법재판소에 군가산점 시행 내용을 담고 있는 제대군인지원에관한법률과 동법 시행령에 대한 위헌청구신청을 제기했던 일이 있다. 당시 위헌 청구 이유는 군가산점제가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평등권, 직업선택의 자유, 그리고 공무담임권에 위반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해를 넘긴 1999년 12월 23일의 결정에서 장애인 단체의 입장에 손을 들어주면서 군가산점제가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당시 헌법재판소는 판결문에서, ‘비록 우리 헌법에서 병역의 의무를 이행한 자에 대해 불이익처분을 하지 못하도록 보호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군가산점제와 같은 방식의 조치는 우리 헌법이 요구하고 있는 바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히려 이런 제도는 병역을 필한 자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헌법이 강도 높게 보호하고자 하는 고용상의 남녀평등, 장애인에 대한 차별금지라는 헌법적 가치를 침해하는 결과를 야기한다.’고 판결했다.
헌법재판소는 공무원 채용시험이야말로 여성과 장애인에게 거의 유일하다시피 한 공정한 경쟁시장인데, 군가산점제는 공무원 채용시험의 합격여부에 미치는 효과가 너무나 크기 때문에 이른바 우리 사회의 약자들인 장애인과 여성들을 공무원 사회 혹은 학교 사회로부터 배제하는 결과를 야기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국회로 눈길을 돌려보면, 비록 일부지만 특히 장애를 갖고 있는 국회의원들은 군가산점제 재도입에 대해 크게 반대하고 있다. 예를 들면 여당 의원인 윤석용 의원의 경우 과거에 군가산점 부활을 반대한다는 공식 성명까지 낸 적이 있다.
그는 ‘우리 사회는 장애인 차별을 없애고 장애인들이 모든 삶의 분야에서 평등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그런데 장애인평등권을 침해하는 역행적인 시도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는 것에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한 후 ‘군필자에 대한 경제·사회적 보상지원제도의 도입 필요성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동감하지만 군가산점제의 도입은 장애인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지적했다.
야당의원인 최영희 의원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군가산점제도라는 것은 아주 소수에게 혜택을 줌으로써, 다수가 혜택을 받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제도다. 그래서 역시 위헌소지가 많기 때문에 국회를 통과하기가 쉽지 않을 걸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군가산점제도를 바라보는 장애계 입장은 한 마디로 ‘우려하고 있다’고 요약할 수 있겠다. 그래서 앞으로 이 문제와 관련해서 큰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시 요약하면 군가산점제 재도입과 관련된 장애계 입장은 ‘군가산점제가 다시 시행되면 공무원 시험 등에서 장애인이 설령 만점을 받더라도 가산점 영향으로 탈락하게 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만약 국회 등에서 군가산점제 도입이 공식화 될 경우 장애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국방부는 군가산점제 도입을 추진하면서 여성단체들의 반대 움직임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 장애인들은 안중에도 없는 국방부의 오만불손한 태도가 장애인들을 더 화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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