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축제, 장애인은 어디까지 즐길 수 있을까
알기쉬운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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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추억의 충장축제 개막식. (출처=광주 추억의 충장축제)
가을은 전국 곳곳에서 축제가 이어지는 계절이다. 지역의 특색을 살린 먹거리와 체험부터 공연, 불꽃놀이, 자연을 즐기는 행사까지 축제의 모습도 다양하다. 선선해진 날씨에 맞춰 나들이 삼아 축제장을 찾는 사람도 많아진다.
축제를 즐기기 위해 미리 살펴보는 정보도 사람마다 다르다. 장애인에게는 행사 일정이나 주차 정보뿐 아니라 휠체어로 이동할 수 있는 동선이 있는지, 관람공간과 장애인화장실은 마련돼 있는지, 수어 통역이나 점자 안내 등 필요한 지원을 이용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방문 정보다. 이런 내용을 미리 알 수 있다면 축제를 선택하고 일정을 준비하기도 한결 수월하다.
이에 <함께걸음>은 10월 이후 열리는 주요 지역축제를 중심으로 장애인이 실제 방문할 때 필요한 이동·관람·편의정보를 살펴봤다. 공연과 관람이 중심인 축제부터 체험과 부스가 많은 축제까지 다양한 행사를 선정했으며, 이미 열린 축제 가운데 앞으로도 참고할 만한 사례도 함께 확인했다.


축제별로 행사장에 도착하는 방법부터 관람 위치, 체험 참여 조건까지 이용방법은 조금씩 달랐다. 표에 모두 담기 어려운 세부 내용을 몇몇 축제를 중심으로 살펴봤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해마다 비슷한 시기에 다시 열리는 축제다. 해마다 프로그램이나 세부 운영방식은 달라질 수 있지만, 행사장이 크게 바뀌지 않는다면 이동 동선과 상시 편의시설 등은 다음 축제를 준비할 때도 살펴볼 수 있는 정보다. 확인한 내용이 올해 축제를 찾는 독자뿐 아니라 내년 이후 같은 축제를 방문하려는 장애인에게도 기본적인 참고자료가 되길 바란다.

▲유등이 밝힌 남강의 부교, 휠체어 이용도 가능하지만 부교가 흔들릴 수 있어 이동시 주의가 필요하다. (출처=진주남강유등축제)
광주 추억의 충장축제, 도심 여러 무대에 더한 ‘공감매트’
광주 추억의 충장축제는 10월 7일부터 11일까지 금남로와 5·18민주광장 등 도심 여러 장소에서 열린다. 주최 측에 따르면 개막쇼에서는 일반 관람공간 앞쪽에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장애인 공감매트’를 마련한다. 휠체어를 탄 채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별도 위치를 표시한 공간으로, 동행인이나 활동지원사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주최 측은 종합안내소에서 휠체어를 빌릴 수 있고 개막쇼에는 수어통역이 제공된다고 설명했다. 도심 여러 장소에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만큼 장소마다 이용조건은 다를 수 있다. 홈페이지에서는 일자별 프로그램과 장소, 시간을 비롯해 장애인화장실 위치도 확인할 수 있다.
무주반딧불축제, 홈페이지 안내와 달라진 현장 운영
지난 9월 열린 무주반딧불축제는 홈페이지에 별도의 ‘배리어프리’ 메뉴를 두고 장애인화장실과 휠체어 대여 장소 등 편의시설 정보를 안내했다. 축제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대표 체험인 반딧불이 신비탐사와 1박2일 생태탐험은 산길과 고르지 않은 구간을 이동한다. 특히 반딧불이 신비탐사는 야간에 진행된다. 휠체어 이용 참가자의 승·하차와 이동을 직원이 지원한 사례가 있었지만 지형 때문에 일부 일정에는 참여하지 못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패스트트랙도 계획과 실제 운영 사이에 차이가 있었다. 축제 홈페이지의 축제 개요에는 ‘다자녀·장애인·국가유공자’를 패스트트랙 대상에 포함한다고 안내됐지만 실제 운영대상은 외국인으로 변경됐다. 축제위원회 관계자는 당초 장애인과 임산부 등 관광약자를 대상으로 준비했으나 행사 전날 현장 운영상의 문제 등을 고려해 운영방침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혼잡시간에는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이 30~40분가량 대기하면서 관련 민원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평창효석문화제, 평탄한 축제장에 더해진 편의시설
평창효석문화제는 지난 9월 4일부터 13일까지 무료로 운영됐다. 축제 관계자에 따르면 메밀꽃밭으로 가는 길은 포장돼 있고 거의 평지여서 휠체어로 이동하기 어렵지 않다.
별도의 우회 동선이나 이동시설을 마련하지 않더라도 장소 자체가 평탄해 휠체어 이용자가 축제장을 둘러보기 수월한 환경이다. 관계자는 실제로 장애인 방문객도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종합안내소에서는 휠체어를 대여하고 장애인화장실도 이용할 수 있었다.
비슷하게 순천만국가정원은 내부 대부분을 비교적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고 주 출입구까지 턱 없이 휠체어로 접근할 수 있다.
고양국제꽃박람회와 가을꽃축제 등이 열리는 일산호수공원도 주 출입구에 턱이 없고 산책로와 데크로드가 이어진다. 이처럼 장소 자체가 이동하기 쉬운 공간에 휠체어 대여와 장애인화장실 등의 편의시설이 더해진 경우도 있다.
▲평창효석문화제 행사장 내부. (출처=평창효석문화제)
수원화성문화제, 문화유산 공간에서 미리 확인할 동선
10월 4일부터 11일까지 열리는 수원화성문화제는 199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수원화성과 화성행궁 일원에서 진행된다. 화성행궁 일대는 열린관광지 조성 등을 통해 무장애 관광환경을 정비해 왔으며, 올해 축제 홈페이지에도 ‘배리어프리 열린축제운영’ 안내가 별도로 마련됐다.
주최 측에 따르면 행사장에서는 휠체어를 대여하고 장애인화장실과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리플렛을 제공한다. 주요 공연은 화면해설방송이 포함된 영상으로 제작해 축제 이후 공개한다. 문화유산 공간의 특성상 일부 구간에는 경사와 계단, 돌길이 있다. 현재 공개된 배리어프리 안내에서는 주요 공연장의 별도 휠체어 관람공간을 확인할 수 없다.
부산불꽃축제, 광안리 백사장에서 즐기는 불꽃
11월 7일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열리는 부산불꽃축제에는 휠체어 이용객을 위한 별도 관람공간이 마련된다. 부산축제조직위원회와 티켓 판매처에 따르면 휠체어석은 일반 유료 지정석처럼 온라인에서 직접 좌석을 선택하는 방식이 아니라 NOL티켓 고객센터를 통해 전화로 예매해야 한다. (1544-1555)
주최 측에 따르면 휠체어 이용객은 별도의 전용 게이트로 입장하며 휠체어석에는 별도 의자가 제공되지 않는다. 함께 방문하는 동행인은 휠체어석과 함께 예매하는 방식이 아니라 일반 관람객과 같은 방법으로 별도 티켓을 구매해야 한다.
관광정보는 있지만, 축제 접근성 정보는 따로 없다
한국관광공사는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통해 전국 관광지와 지역축제 정보를 제공한다. 이와 별도로 ‘열린관광 모두의 여행’에서는 장애인과 고령자 등 관광취약계층이 이용할 수 있는 열린관광지와 이동·화장실·주차 등 무장애 편의정보를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축제 정보는 조금 다르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담당자에 따르면 축제 정보에는 장애인 이용정보를 적는 별도 항목이 없으며, 지자체가 필요할 경우 추가 내용에 직접 입력한다. ‘열린관광 모두의 여행’에서 관광지 자체의 접근성을 확인할 수는 있지만, 축제 기간에 설치되는 관람공간이나 셔틀버스, 수어통역처럼 행사 운영에 따라 달라지는 정보까지 한곳에서 확인하기는 어렵다.
관광과 문화행사의 접근성은 단순한 편의의 문제만은 아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올해 공연장에서 휠체어석과 이동 동선을 제공하지 않은 사례를 장애인 차별로 판단했고, 최근 국립공원 관광 사례에서도 장애인의 이동을 보장할 시설과 운영체계를 마련하고 관리·감독할 것을 권고했다.
지역축제의 장애인 접근성을 개별 주최 측의 판단이나 노력에만 맡겨서는 한계가 있다. 국가 차원에서 이동 동선, 휠체어 관람공간, 장애인화장실, 수어·자막 등 장애인 이용정보를 지역축제의 기본 운영·안내 항목으로 정하고, 계획한 지원이 실제 현장에서 이행되는지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관리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장애인의 축제 이용을 별도의 배려가 아니라 지역축제를 운영할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할 기본 기준으로 다뤄야 한다.

▲익산 천만송이 국화축제 행사장. (출처=익산시)
작성자글. 박수찬 기자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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