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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또 다시

[포토 & 포엠 ‘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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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길을 연 것은
봄이 아니라 새파란 발자국
그 길 위에 얼음 끼고
눈 내려도
간다
오늘 아침, 인연을 잡은 것은
봄이 아니라 새파란 손
칼바람에 그 손 떨어지고
온몸에 캄캄함이 팬다 할지라도
간다, 다시는
빠지지 않으며
잠기지 않으며
오늘 아침 길을 만든 것은
오로지, 간다
증오와 비탄과 안식을
지나쳐서, 간다 반복하지
못할 것은 없으므로
누구에게나
저 발자국은 무한한 것
무수한 첫 발걸음으로
간다, 함께 쏟아져,

간다

 

김흥구
2003년 ‘GEO’ 사진상에서 ‘좀녜(해녀)’의 삶을 다룬 사진으로 피쳐스토리 대상을 수상했다. ‘Geo’, ‘Time’, ‘National Geographic’, ‘Image Pressian’, ‘인권’ 등의
매체와 작업을 했으며 ‘틈’이라는 주제로 사회의 다양한 이면을 채집하고 있다.

송기영
제2회 ‘세계의 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가다’에 ‘함께’가 붙었다. 외따로 가는 인생이지만 되돌아보면 거기에서 또 저기에서 당신
함께 있었음을 느낀다. 프로필라레. 당신과의 인연이 나를 자아냈다.

작성자사진/김흥구 사진가, 글/송기영 시인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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